헷갈리는 안성시 브랜드 ‘안성맞춤? 마춤?’…시, 통합계획 없어

2019-03-06     안성=김종대 기자

안성시가 안성브랜드를 홍보하면서 '안성맞춤'이란 홍보문구와 '안성마춤'이란 홍보문구를 사용, 소비자의 혼돈을 야기시키고 있어 시금한 개선이 요구된다. 안성시에 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안성맞춤도시’라는 브랜드 홍보간판이다. 도로변 입간판, 시청 청사 벽면 등 곳곳에 ‘안성맞춤’이란 단어로 쓰인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보면 ‘안성마춤’이라는 이름도 간간이 눈에 들어온다. 안성맞춤과 안성마춤, 왜 혼용되고 있을까. 사연은 이랬다.

과거 안성은 상업의 요충지로 큰 장이 서던 곳이었다. 지역 특산물 중에는 맞춤 유기가 단연 질이 좋아 안성에서 만든 유기는 전국적으로 명성을 크게 얻었다. 그러다 보니 안성맞춤이란 말은 ‘안성’이라는 지명과 ‘맞추다’의 파생어로 ‘맞춤’이 결합해 ‘마음에 맞게 딱 들어맞을 정도로 질이 좋다’ 정도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안성맞춤’이란 단어가 한글 맞춤법상 표준어로 지정되기 전까진 ‘안성마춤’이란 말도 널리 쓰였다. 

그러던 중 1998년 안성시는 당시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을 브랜드화할 계획을 세우고, 브랜드명을 정해 상표권 등록을 하기에 이른다. 이웃 화성시는 ‘햇살드리’, 평택은 ‘슈퍼오닝’ 등 브랜드명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시는 ‘안성마춤’이라는 말이 표준어는 아니지만, 더 오래 쓰였고, 고유명사화한 ‘맞춤’보단 브랜드로서 특색도 있다는 등의 이유로 특산물 브랜드는 ‘안성마춤’으로 정했다. 이후 2005년까지 7년에 걸쳐 축산물, 곡물, 채소, 과실 등에 대한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동시에 타인이 유사 상표인 ‘안성맞춤’도 사용할 수 있다고 보고 2005년 ‘안성맞춤’ 상표권도 등록했다.

시가 농축산물 브랜드 ‘안성마춤’을 널리 홍보하면서 인지도를 올릴 때쯤인 2002년 시는 도시명 앞에 붙일 도시 브랜드를 정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이 과정에서 용역조사와 시민 의견 청취 등을 거쳐 농축산물 브랜드로 ‘안성마춤’이 있긴 하나 표준어법에 맞는 ‘안성맞춤’을 도시 브랜드로 사용하는 게 좋겠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런 사정으로 도시명 브랜드는 ‘안성맞춤 도시 안성’이 됐고, 농축산물 등 특산물은 ‘안성마춤 한우’, ‘안성마춤 포도’ 등으로 정해졌다.

안성시 관계자는 “브랜드를 각기 다르게 쓰고 있어 헷갈린다는 지적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농축산물 브랜드가 먼저 자리를 잡아 인지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도시 브랜드를 정하면서, 표준어법에 맞게 쓰는 게 좋겠다는 논의 결과가 있어 그렇게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안성마춤은 상표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브랜드를 통합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