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집회 참가자 3·1절 특별사면은 당연한 결과'

2019-02-26     박승욱 기자

정부의 3·1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세월호 관련 집회 참가자가 포함된 데 대해 세월호 참사 유족들은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26일 고 김초원(당시 26) 단원고 기간제교사 아버지 성욱(61)씨는 “당시 집회는 특정 집단의 이권이라는 목적성을 띠지 않았고 오직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이뤄졌음에도 일부 시민과 유족들이 수차례 경찰서에 끌려가다시피 했다”며 “이번 사면은 정부가 바뀌어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된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 단원고 희생 학생의 아버지 A 씨는 “우리를 위해 집회에 참여했다가 처벌받은 시민들을 사면한 정부에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생존자 가족도 정부의 결정을 반겼다. 익명을 요구한 단원고 생존 학생의 아버지는 “세월호 집회에 참여해 가족들을 도와 정부의 잘못에 대해 항의하다 처벌받은 시민들을 사면한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가족들은 사면에 앞서 ‘법대로 처리해달라’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며 “(이번 사면이) 가족들이 요청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유족들은 특별사면과 별개로 세월호 참사의 전면 재조사와 4·16 생명안전공원 건립 추진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는 “이제 곧 참사 5주기인데 우리 입장에서는 밝혀진 게 없다”며 “불법을 저지른 책임자를 규명해서 처벌하고 안전불감증을 뿌리 뽑아 다시는 대형 인명피해를 초래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활동하고 있지만, 전면적인 재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생명안전공원(추모공원) 건립 추진도 조속히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세월호 집회에 참여했다가 처벌받은 11명을 포함해 총 4378명을 상대로 3·1절 특별사면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