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철회하라"... 김상호 하남시장 밀가루 세례 봉변

2019-01-29     하남=장은기 기자

김상호 하남시장이 지난 28일 3기 '하남교산신도시'를 반대하는 춘궁동 주민들로부터 밀가루 세례를 받는 봉변을 당했다.

지난 21일부터 진행된 김 시장의 '주민과의 대화'가 이날 오후 3시 신도시 예정지인 춘궁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주민 수백여 명이 행사장 입구를 막고 분노를 표출냈다.시민들은 밀가루와 계란 등을 던지며 김 시장에게 항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김 시장의 수행원들과 몸싸움이 일어날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행사장 일대는 일부 시민들이 던진 밀가루와 계란 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주민들이 이처럼 분노하는 이유는 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해당 지역 거주자들의 주거 이전 등 보상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들은 신도시 개발로 원치 않은 토지매매에 따른 양도세 부담과 이후 다른 곳으로 이사해 토지를 매입할 경우 취득세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불만이 큰 상태다.

특히 주민들은 노무현 정부 시절의 풍산지구 개발 때와 달리 MB 정부 시절 미사지구에서 상대적으로 보상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주민들의 항의에도 김 시장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대화를 시도했으나, 주민들은 완강한 태도를 고수했으며, 김 시장은 밀가루 세례를 받았다. 김 시장은, 하남시장 퇴진을 촉구하는 성난 주민들과 재차 대화를 시도했으나, 더 이상 이야기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해 약 20여 분 만에 자리를 떴다.

김 시장은 "주민들의 분노를 잘 알고 있다"며 "여러분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선 김 시장이 밀가루 세례를 받자, 수행원들은 급작스레 경호에 나서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김 시장이 자리를 뜬 후 시민들은 근처 도로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가두시위를 벌였다. 앞서 이들은 '주민과의 대화'를 거부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행사 전 인근에 모여 시장의 진입을 원천 봉쇄했다.

한편, 3기신도시 하남교산지구는 하남시 천현·교산·춘궁동, 상·하사창동 등 일원 649만㎡ 규모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경기도가 10조 3216억 원을 들여 3만2000가구 인구 8만여 명을 수용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