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 | 장마가 끝났다고 하나 아직도 폭염과 지역별 소나기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이상기후로 과수 병해충이 많이 발생하여 금사과 · 배 파동이 일어나서 올해도 이런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지난달 20일에 사과. 배 태풍 피해 최소화 방안에 대해서 기한 바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사과, 배 작황이 좋다고 하니 다행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2024년 8월 과수관측조사 중 사과는 장마 피해가 전체 사과재배면적의 0.2% 정도로 미미하고 병해충 방제도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어 병해충 발생도 적어 전반적으로 전년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 예상 전망치도 평년 수준인 47~49만 톤 정도로, 지난해 보다 20~24% 정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하니 다행이다.
이런 전망을 유지하기 위하여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농촌진흥기관에서는 장마 후 사과 탄저병 방제와 복숭아순나방, 노린재류 등 해충 방제에 힘써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사과 탄저병은 환경조건이 맞으면 어린 열매에서도 발생하지만 주로 조·중생종 수확 시기와 성숙기인 7월 중하순부터 발생하고 저장 중에도 많이 발생한다.
피해증상을 보면 열매에는 갈색 둥근 반점이 형성돼 1주일 뒤에는 지름이 20~30㎜로 커진다. 병든 부위를 잘라보면 열매 중앙 쪽을 향해 원뿔(V자) 모양으로 깊숙이 부패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습도가 높으면 갈색 둥근 반점에 엷은 붉은색(담홍색) 병원균 포자(곰팡이) 덩이가 쌓이고, 이것이 날려 2차 탄저병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사과 탄저병 방제를 위해서는 장마기 이후부터 사과 탄저병 발생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병 발생 전 약제를 충분히 뿌려 예방에 힘써야 한다. 그리고 탄저병이 발생한 열매는 발견 즉시 소각처리하여 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한다.
약제는 약 효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른 제제와 함께 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복숭아순나방은 집중호우 이후 무덥고 습한 환경이 지속되면 과수원 내 해충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 상품성과 수확량에 큰 영향을 끼치므로, 예방 관찰과 방제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복숭아순나방은 사과나무 새순뿐 아니라 꽃받침이나 꼭지(과경) 부분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 한 해 4~5회 발생하는데, 3세대는 7월 하순~8월 상순, 4세대는 8월 하순~9월 상순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피해증상을 보면 복숭아순나방이 열매 안으로 뚫고 들어가 과육을 먹고, 일부는 과실 측면을 핥듯이 해를 끼쳐 상품성을 떨어뜨린다. 피해는 배설물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이 해충 역시 등록된 농약으로 주기적 방제를 해야 한다.
노린재류는 갈색날개 노린재와 썩덩나무 노린재가 주로 피해를 준다. 이런 노린재는 한 해 두 번 발생하는데, 2세대 어른벌레(성충)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때는 7~8월이다. 열매 피해가 가장 크므로, 피해가 우려되는 사과 과수원은 이 시기에 중점 방제해야 한다. 피해 증상을 보면 갈색날개노린재와 썩덩나무노린재 피해는 열매 윗부분이나 옆면에 어른벌레가 찌른 침 흔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과 껍질(과피)과 과육이 갈색으로 변하고, 특히 과육이 코르크처럼 푸석푸석하게 변해 상품성이 떨어진다.
노린재류 예방 및 방제로는 성 유인물질 덫(성페로몬 트랩)에 포획된 해충을 5일마다 관찰해 50마리 이상이면 등록 약제로 방제한다. 성 유인물질 덫이란 해충의 성페로몬을 추출해 개체를 유인해 포획하는 장치로, 주로 해충 예찰에 많이 쓰인다. 나방류와 노린재류는 이동 범위가 넓어 주변 과수원이나 해충이 기생할 수 있는 잡초 등도 동시에 방제해야 방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그리고 농약을 사용할 때는 사과 탄저병과 복숭아순나방, 노린재류 방제약으로 등록된 농약을 사용해야 한다. 작물별로 등록된 약제 관련 정보는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psis.rda.g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안전사용기준에 따라 사용한다.
지금까지 잘 키워온 사과를 장마 후 후기 병해충 방제를 잘해서 좋은 사과를 생산하여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