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선지기(和善之氣) (양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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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선지기(和善之氣) (양병모 기자)
  • 양병모 기자  jasm8@hanmail.net
  • 승인 2017.02.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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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양병모 기자 |   

양병모(국장)

옛말에 화선지기(和善之氣)라는 말이 있다. 가정이 화목하고 선량한 기운이 가득하다는 뜻이다.

여주는 골프장이 들어서기 시작할 무렵부터 크고 작은 일에 주민들과 여주시가 마찰을 빚져오고 있다. 이런 갈등은 수 십 년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서원1리 주민과 여주시가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을 두고 마찰이 생겨 주민설명회가 무산됐다. 주민들 입장에서 그동안 반대한다고 시에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이를 무시했다는 입장이다.

왜? 이런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지난해 8월 흥천이포IC를 두고 주민들의 갈등은 고조기에 달했다. 과격시위까지 벌어지고 두 지역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져 지금은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모습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4대 강 사업, 여주시 승격 추진, 뉴욕페스티벌 in 여주 등 굵직한 사업부터 보호관찰소 이전, 구제역 매몰 보상 문제까지 항상 뒷말이 나오고 있다. 크든 작든 간에 반대의견이 나올 수도 있고 찬성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서로 한 발 양보하는 미덕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주에서는 상대방 이야기보다 내 이야기를 주장하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생각으로 집단행동까지 불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는 상대방을 음해하는 일까지 벌어져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남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 마을 주민들은 원경희 시장을 만나 전후 사정없이 담당 공무원을 비하해 결국 보직 해임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당시 담당 공무원은 주민들이 원활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공무원의 판단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합리화를 주장해 문제 해결이 아니라 엉뚱한 사람이 피해를 보고 말았다.

반대로 생각하면 주민들도 그동안 일부 공무원들의 불통행정으로 불만이 쌓여 애먼 사람만 피해를 보고 있다. 주민들이 왜? 불만을 제기하는지 조금만 귀를 기울인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서원1리 주민들이 주민설명회를 거부한 이유도 분명히 있다. 몇 년 전 의료 폐기시설 문제로 홍역을 앓았던 마을에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이제는 소음으로 시달리고 있어 화가 날 때로 난 상태다. 그리고 수차례 여주시에 일반산업단지 조성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건의했지만, 이날 주민설명회를 연다고 하니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여주시의 말은 믿을 수 없고 무조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일반산업단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가 얽히고설켜 있는 상황에서 곪아 있던 상처가 결국 터지고 말았다. 서원1리 주민이 반대한다고 건의할 때 무엇이 문제인지 함께 고민했다면 이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렀다고 서원1리 주민들이 판단이 옳다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상대방 이야기도 들어보고 반대를 해도 충분했을 것이다.

비단 이뿐만 아니라 항상 잡음이 발생하는 일에는 서로를 이해하기보다 불통이 있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주민들과 대화의 장을 열고 무엇이 문제이고 해결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가정이 화목하기 위해서는 서로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선량한 기운이 깃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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