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집에서는 뛰어도 돼요?”
상태바
“할머니 집에서는 뛰어도 돼요?”
  • 오기춘 기자  okcdaum@hanmail.net
  • 승인 2024.06.23 12: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기춘 기자
오기춘 부국장

| 중앙신문=오기춘 기자 | 두 달 전이다. 큰 딸이 전세 아파트에 살다가 분양에 당첨 돼 생에 첫 집인 새 아파트로 이사했다. 새 집이라서 일까? 부푼 마음 가득 안고 이사를 했지만 입주를 한 후 보름정도 지나 아래층에 부부가 이사를 왔다. 그런데 아래층 부부가 스티커 쪽지를 정문 앞에 써 붙이고 갔다고 한다.

내용은 아래층 사는 사람인데요. 위층에서 애들이 너무 뛰어 층간 소음이 많이 나요라는 내용이었다.

딸아이는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먼저 살던 집에서는 층간 소음을 줄이기 위해 쿠션 장판 7를 바닥에 깔고 살았다. 새로 이사 오면서 층간 소음을 잡는다고 전문 업체에 소음을 줄이는 설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래층에서 층간소음 민원이 들어온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애들한테 야단을 치면서 뛰어놀지를 못하게 하고 있다.

26개월 된 꼬맹이 사내 손자와 만 52개월 된 손녀는 엄마나 아빠가 조용히! 하고 야단치면서 말을 하면 뒤꿈치를 들고 까치발로 걸어가는 모습을 연출한다고 말한다.

할아비로서는 그 얘기를 듣고 어이없어 허허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애들이 뭘 안다고 뒤꿈치를 들고 까치발을 하고 걷는 시늉을 하는 것일까? 어이가 없으면서도 이러한 층간 소음의 심각성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음을 몸소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며칠 전에는 아이들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왔다고 신나서 집안에서 뛰노는 것이었다. 그것을 본 엄마는 아랫집의 민원이 두려웠는지 애들부터 야단을 쳤다. 그래도 애들은 못 들은 척 뛰어노는 것을 아빠가 붙잡아 세우고 서야 애들이 울면서 놀이를 멈추었다.

할아비와 할머니는 층간 소음 때문에 손녀, 손자가 마음껏 뛰놀지 못하는 것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래서 할머니는 26개월 된 손자에게 할머니 집에 가면 마음껏 뛰놀자며 아이들을 달랬는데 손자가 할머니 집에서는 뛰어도 돼요?” 하고 묻는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손자는 이해를 했던 것일까? 전원주택에 살고 있는 할머니 집은 자기들이 뛰어놀 수 있는 집이라는 것을?

이제 아파트는 아이를 키우는 젊은 세대 엄마 아빠들이 편히 살 수 있는 집이 아니다. 디벨로퍼(developer)들은 아파트를 지울 때 이익에 치우쳐 집에서 아이들이 까치발로 다녀야 하며,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도 없는 집으로 만들어 놨다. 층간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많은 전문적인 건축 방법이 필요하다. 그러한 층간 소음을 없애기 위한 방법은 많다. 하지만 건축 비용이 더 들어가야 한다.

하청 시공업자들이 이익을 남기기 위해 아파트 주차장 철근을 빼먹는 치열한 건축 현장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층간 소음을 줄이기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소음을 줄이는 작업 꼭 해야 하지 않을까? 소음으로 인하여 싸워야 하는 이웃지간의 삶, 생각하면 작은 일이 아니다. 그러한 집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마음껏 편하게 성장할 수 있을까?

아래층에서 혹여 층간 소음 때문에 올라오지 않을까? 하는 조마조마하면서 마음 졸이며, 어떻게 애들을 키우겠는가? 그러한 것도 마련하지 않은 정부는 왜? 출산을 장려하는 것일까? 젊은 세대들이 사는 아파트가 싸움의 장소인 사각의 링으로 변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아이들을 낳고 키우려 할까?

아파트라는 구조를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기 위한 보금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할머니 집에서는 뛰어도 돼요?”라는 질문이 나오지 않게 우리 집에서는 뛰어도 돼요!”와 같이 층간소음 없는 집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줄 아파트를 건축할 수는 없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김포 걸포4지구 '복합쇼핑시설' 유치 물 건너가나
  • '호우 속 동두천 양키시장' 우산 쓴 시민
  • 김포한강2공공주택 공급사업 속도 ‘기대’
  • [내일 날씨] 경기·인천(21일, 일)...천둥·번개 동반, 곳에 따라 강하고 많은 '비'
  • [오늘 날씨] 경기·인천(10일, 수)...매우 강한 장맛비 ‘최대 150㎜’
  • [내일 날씨] 경기·인천(15일, 월)...낮부터 돌풍 동반 '소나기' 당분간 무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