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인천고법 설치법안 국회 폐기 수순...시민 불편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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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기획] 인천고법 설치법안 국회 폐기 수순...시민 불편 어쩌나
  • 남용우 선임·이복수 기자  nyw18@naver.com
  • 승인 2024.05.21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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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임기 종료 코앞, 관련법안 처리 ‘불투명’
6월 개원 22대 국회서 인천고법 설치 성사에 '지역사회 기대감 높아'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해 8월 29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인천고등법원·해사전문법원 인천유치 100만 서명운동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해 8월 29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인천고등법원·해사전문법원 인천유치 100만 서명운동 돌파를 알리고 있다.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 중앙신문=남용우 선임·이복수 기자 | [편집자주] 인천시민들의 사법 편의 개선을 위한 시급한 현안인 인천고등법원 유치 관련 법안이 이번 21대 국회에서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영남권 국회의원들의 집단 대응에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이 전혀 대응하지 못하면서 정치권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21대 국회가 마지막 본회의를 앞둔 가운데 이번 4·10 총선에서 새롭게 인천시민의 선택을 받은 당선인들이 여의도에 입성하는 622대 국회에서는 인천고법 설치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420만 생활권인데 왕복 3시간 거리 서울로...인천시민 사법권 침해

인천고등법원 설치는 인천 등 수도권 시민들의 사법 접근성 문제와도 직결되는 시급한 현안으로 꼽힌다.

현재 인천지방법원(부천지원 포함)은 인천, 김포, 부천, 강화를 관할하고 있다. 이에 더해 현재 조성 중인 인천지방법원 북부지원까지 설치된다면 인천뿐 아니라 경기도 고양과 파주 등 경기 북부지역까지 관할하게 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관할구역의 항소심은 연간 1800여 건에 이르고 있으며, 이 중 약 47%가 형사사건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인천지방법원에는 고법 형사재판부가 없어 무려 470만명에 달하는 인천지법 관할구역 주민들은 형사사건 항소심을 위해 편도 1시간 30분가량, 왕복 3시간에 달하는 서울로 오가야 하는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조정욱 변호사는 인천지방법원 관할의 항소심 사건 수는 이미 대전고등법원, 대구고등법원 관할의 항소심 사건 수를 초과했다. 우리나라에 6개의 고등법원이 있는데 인천지방법원만 해도 2개의 고등법원의 사건 수를 초과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인천고등법원의 설치는 인천 및 인근 지역 주민들의 사법 서비스 개선뿐만 아니라, 서울 및 수도권의 온갖 사건들이 몰려드는 서울고등법원의 사건 적체와 재판 지연을 해소해 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고등법원 설치를 위한 준비 작업도 한창이다. 인천지방법원은 최근 주차장 부지에 별관을 건설 중인데, 일부 층에 대한 공사를 잠시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고법 설치 법안이 통과되면 현재 공사 중인 별관 일부 층의 설계를 변경해 추가적인 법정과 사무실을 마련할 수 있는 대비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 해사법원 설치와 맞물렸나? 21대 국회서 관련법안 폐기 수순

이처럼 인천은 물론 경기 북부 주민들의 사법권과 직결된 문제로 인천고법 설치가 화두가 됐지만, 이번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7일 전체회의를 열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그러나 같은 날 현재 계류 중인 인천고법 설치를 담은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고 보류하면서 관련법안이 사실상 폐기수순을 밟고 있다. 이에 반해 세종지방법원과 화성시법원 설치 관련 법안은 이날 법사위 소위에서 무난히 통과해 대조를 보였다.

인천고법 설치법안 보류는 법사위 소속 영남권 국회의원들이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해사법원 설치를 두고 인천과 부산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데, 인천고법 설치법안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인천이 해사법원을 부산에 양보해야 한다는 논리다. 여기에 인천 정치권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이번에 인천고법 설치법안이 처리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21대 국회의 임기는 529일까지다. 528일 임기 종료를 하루 앞두고 마지막 본회의가 열릴 예정인데, 본회의에 의결되기 위해서는 해당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해야 하는데 사실상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법안 폐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이렇다 보니 지역사회에서는 인천 정치권이 시민 불편을 해소할 인천고법 유치에 사실상 손을 놓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지방변호사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인천과 같은 대도시에 지역 사법의 중심인 고등법원이 설치되지 않는 것은 인천시민의 헌법상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어 인천지역의 항소심 사건 수는 대구나 대전고등법원 관할 항소심 사건 수보다 훨씬 많다고 지적하며 그럼에도 인천고법이 설치되지 않은 것은 인천지역에 대한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불만도 크다. 항소심 진행을 위해 서울로 오가는 불편함이 상상 이상이기 때문이다.

미추홀구 주안동에 거주하는 안모(41)씨는 최근 개인적인 일로 서울고등법원에 다녀왔는데 거리도 그렇고 대기시간도 그렇고 꽤 많은 시간을 들였다서울과 부산 다음가는 대도시인 인천에 고등법원이 없어 서울에 가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조용주 인천변호사회 인천고법 유치 특별위원장은 고등법원을 새로 지으려면 토지 매입비며 공사비 등 수천억원의 비용과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인천은 이미 모든 것이 준비된 상황이라며 인천시민뿐 아니라 경기 북부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하루빨리 고등법원 조성이 성사될 수 있도록 인천 정치권이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 6월 개원하는 22대 국회에 쏠린 시선, 이번엔 가능할까?

임기 종료가 코 앞인 21대 국회에서 인천고법 설치 법안 폐기가 불가피해지면서 이제 지역사회는 오는 6월 새롭게 시작하는 22대 국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최근 중앙정치권에 인천 출신 정치인들의 무게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어서 이번 기회에 인천고법 설치라는 현안을 해결할 적기라는 여론이 높다.

실제로 4·10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계양을)를 비롯해 22대 국회 더민주 원내대표로 선출된 3선의 박찬대 의원(연수갑) 등 이번 국회 다수당인 더민주 핵심 지도부에 인천 출신 대표가 자리 잡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인천 다선 국회의원 출신의 황우여 전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재선에 성공한 배준영 국회의원(중구강화군옹진군)이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22대 국회 국힘 지도부를 이루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22대 국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말고 힘을 합쳐 지역 현안을 해소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인천 정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 당선인을 대상으로 희망 상임위를 조사한 결과 인천지역 당선인 14명 중 법사위 희망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하는데, 이는 이번 총선 투표에 참여한 인천 유권자들의 염원을 져버리는 행위라며 여야 할 것 없이 지역 현안 해결에 힘을 모으는 영남권 국회의원들처럼, 인천의 14명의 당선인이 전략적으로 접근해 인천고법 유치라는 지역 현안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시 역시 인천고법 유치를 위한 22대 국회 당선인들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유정복 시장은 4·10 총선이 끝난 직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등 14명의 당선인을 차례로 만나 인천고법 유치 등 인천지역 현안 10가지를 전달한 바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전국 광역시 중 인구 2위의 도시임에도 고등법원이 설치되지 않았다고등법원이 없어 인천시민들의 비용 부담이 큰 만큼 국회에서 관련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인천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용우 선임·이복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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