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세상구경] 모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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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세상구경] 모내기
  • 송석원 기자  ssw6936@joongang.net
  • 승인 2024.05.1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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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농촌들녘의 모내기가 그야말로 짧은 시간 안에 일사천리다. 사진은 모내기를 마친 이천시 장호원읍 송산리 일대 전경. (사진=송석원 기자)
요즘 농촌들녘의 모내기가 그야말로 짧은 시간 안에 일사천리다. 사진은 모내기를 마친 이천시 장호원읍 송산리 일대 전경. (사진=송석원 기자)

| 중앙신문=송석원 기자 | 요즘 농촌들녘의 모내기가 그야말로 짧은 시간 안에 일사천리다. 모내기를 시작하면 어느새 모든 논에 모가 심겨 있다. 모를 심는 이앙기란 농기계 덕분인데, 손모내기에서 기계모내기로 바뀐 지는 사실 한참이나 됐다.

60~70년대 모내기철이 되면 동네사람들이 모여 품앗이를 하면서 손놀림이 바빴던 시절이 있었다. 집집마다 날짜를 정해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이른 새벽부터 모를 심었다. 40~50명씩 모여 모내기 줄을 늘어뜨리고 줄에 박힌 빨간색 표시에 따라 모를 꽂았다. 모를 심다 논두렁에 앉아 먹는 새참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논흙이 묻은 손과 팔뚝, 다리는 옆 개울가에 흐르는 물에서 시원하게 씻으면 그만이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지만,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막걸리 한 사발 건네는 인심도 넘쳤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이런 모습대신 논두렁에서 자장면과 피자, 치킨을 배달해 먹는다.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다. 이런 모습들은 지금의 50~70대 나이의 시골에 살던 사람들이라면 머릿속에 다 그러지는 풍경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 모내기가 제때 안 이루어지면, 공무원들이 나서서 모내기를 독려하는 운동도 했다. 고속도로 옆은 더 했다. 당시 기억으론 정부의 높은 사람들이 고속도로로 다시면서 순찰을 하기 때문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이게 다 먹을 게 부족했던 시절, 식량생산을 많이 하기 위한 것인데 농민들의 실질적인 소득이 벼 재배 수확에서 생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발전의 손길이 미친 농촌에도 농기계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경운기가 논을 갈고, 이앙기가 모를 심기 시작했다. 여기서 더 발전해 운동화를 싣고 논 작업을 할 수 있는 트랙터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이앙기도 걸어 다니면서 작업하는 보행이앙기에서 이제는 승용이앙기가 생겨 이앙기에 앉아서 모를 심는다. 그것도 한 번에 6~8줄이 착착 심긴다. 이 때문에 큰 논에 모가 심기는 시간은 잠깐이다.

정부의 새마을 운동이 있었던 70년대 농촌 논에는 수확량이 많았던 통일벼가 주류를 이뤘다. 밥맛이 좋지 않아 농민들은 재배를 기피했지만, 정부의 식량 증산 정책 박차 때문에 거의 모두 통일벼를 심었다.

요즘 농촌은 5월 하순이 되기 전이면 모내기가 거의 끝난다. 이제 모가 다 심긴 논 관리는 농사꾼의 고된 몫이 된다. 비가 오거나 또 가을 수확철 태풍이 오면 농사꾼의 걱정은 더해진다. 이래저래 농사꾼의 일상은 참 고되다. 잠깐이었지만, 이천 장호원읍 송산리를 지나다 문득 모가 다 심긴 논들을 보면서 이런저런 옛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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