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불면(不眠)과 숙면(熟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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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불면(不眠)과 숙면(熟眠)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06.0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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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불면은 잠을 자지 못함이나 잠을 자지 아니함이며, 숙면은 잠이 깊이 듦이나 그 잠을 의미한다. 잠은 죽음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의식 활동이 중단된 무의식(無意識)상태를 의미한다. 우리말의 잠들다라는 말은 죽다의 완곡(婉曲:듣는 사람의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모나지 않고 부드러움)한 표현이고, ‘영원히 잠들다의 영면(永眠)죽음을 의미하는 말로, 영어의 경우도 같다. ‘sleep’자다’, ‘숙박하다’ ‘죽어 묻혀있다’ ‘영면하다의 의미로 쓰인다.

잠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우리말에 잠을 나타내는 말이 많이 있다. 잠자는 때, 잠든 정도, 잠자는 모양 등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종류의 표현들이 있다. 먼저 잠자는 때에 따라 아침잠, 늦잠, 낮잠, 초저녁 잠, 밤잠 등의 표현들로 볼 때 우리의 조상님 대대로 시도 때도 없이 잠을 잔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잠든 정도에 따라 겉잠, 선잠, 수잠, 풋잠, 토끼잠은 깊이 들지 않은 잠으로, 선잠은 깊이 들지 못하거나 흡족하게 자지 못한 잠이며, 풋잠은 잠 든 지 얼마 안 되어 깊이 들지 않은 잠’,이고, 토끼잠, 괭이잠, 노루잠은 잠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잠이며 한잠은 잠시 자는 잠’, 헛잠은 자는 둥 마는 둥 하는 잠이나, ‘거짓으로 자는 체하는 잠이고, 그루잠은 잠깐 깼다 다시 드는 잠이다. 귀잠, 속잠은 아주 깊이 드는 잠이고, 단잠, 꿀잠은 아주 달게 곤히 자는 잠이며, 한잠은 한참 늘어지게 잤다라는 의미이다.

마지막으로 잠든 모양에 따른 잠으로 개()(오그리고 옆으로 누워 잠, 설치는 잠), 한자가 다른 개()(아침에 깨었다가 다시 자는 잠), 나비잠(나비처럼 두 팔을 벌리고 자는 어린아이의 모습), 등걸잠(옷을 입은 채 아무것도 덮지 않고 아무데나 쓰러져 자는 잠), 말뚝잠(꼿꼿이 앉은 채 자는 잠), 고추박잠(등을 구부리고 앉아서 자는 잠), 새우잠(등을 구부리고 자는 잠), 시위잠(웅크리고 자는 잠), 쪽잠(틈을 타서 불편하게 자는 잠), 돌꼇잠(이리저리 굴러다니며 자는 잠), 칼잠(불편하게 자는 잠), 발칫잠(남의 발이 닿는 불편한 잠), 발편잠(마음 놓고 편안하게 자는 잠)이 있으며, 그 밖에 첫잠(막 곤하게 든 잠), 사로잠(조바심하며 자는 잠), 토막잠(잠깐 틈을 내서 자는 잠), 멍석잠(피곤해서 아무데서나 쓰러져 자는 잠), 꽃잠(신랑 신부가 처음 함께 자는 잠), 한뎃잠[노숙(露宿)이나 한둔(집 밖에서 자는 잠)], 도둑잠(남의 눈에 띄지 않게 몰래 자는 잠)이 있다. 그런데 한 국가나, 가정, 특히 개인이 근심, 걱정 없이 발 펴고 자는, ‘발편잠을 자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며, 우리 모두의 염원(念願)이다.

잠에 대한 선인(先人)들이나 명사(名士)들의 명언(名言)에는 무엇들이 있는가?

유대인의 생활 규범인 탈무드에서는 영혼까지도 휴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잠을 자는 것이다.’라는 말은 휴식이 있어야 노동이 있다라는 것이고, 스페인 문학사에 가장 위대한 인물 세르반데스는 수면은 피로한 마음의 가장 중요한 약이다.’라고 말 했으며, 그리고 미국의 사업가 일라이 조셉 코스만은 절망에서 희망으로 건너가는 가장 좋은 다리는 밤에 단잠을 자는 것이다는 말로 잠을 중요시 여겼으며, 스페인의 작가 그라시안은 수면은 침묵의 동반자이다. 문제가 있으면 내일 생각하라.’는 것은 걱정이나 문제가 있을 때는 자고 나서 다음날 생각하라.’는 말로 고민이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을 때는 푹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맑아지고, 어려움이나 고민거리가 아무것도 아니게 생각이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수상이었던 처칠은 내 활력의 근원은 낮잠이다. 낮잠을 자지 않는 사람은 뭔가 부자연스러운 삶을 사는 것이리라.’는 말로 낮잠의 중요성을 말 했으며, 프랑스의 황제였던 나폴레옹은 남자는 4시간, 여자는 5시간, 그리고 바보는 6시간 잔다.’는 말로 큰일을 하려면 잠을 많이 자서는 안 된다는 말로 잠을 경계하기도 했는데 발명왕 에디슨도 그러했으며, 이탈리아의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단잠과 목욕, 한잔의 와인은 슬픔을 누그러뜨린다.’라는 말은 슬픔에 대한 치료약으로 잠의 의미를 남겼다.

그리고 프랑스 작가 볼테르는 신은 현재 여러 근심의 보상으로 희망과 잠을 주었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성경에도 잠에 대한 영적의미가 시편에 쓰여 있다.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 잠을 주시 도다.’라는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하지 않으면 모든 수고가 헛되고,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잠을 자는 것처럼 평안(平安)함과 형통(亨通:온갖 일이 뜻대로 됨)함을 주신다.’는 말씀 같다. 일본의 화가이자 작가인 부샤노고오지 사네야쓰도 사람들에게 편안한 잠을 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활력(活力:살아 움직이는 힘)을 불어 넣어 주기 때문이다. 활력 있는 인간은 반드시 무엇인가를 이 지상에 남기고 간다. 활력 있는 육체와 정신, 그것은 인류성장의 원동력이고 발전소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런데 염세(厭世)주의자였던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수면은 빌려온 한 조각 죽음이다.’라는 말과, 이탈리아의 화가 레오나드 다빈치는 잘 보낸 하루 끝에 행복한 잠을 청할 수 있듯이, 한 인생을 잘 산 이후에는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라는 말로 잠과 죽음을 연계(連繫) 시키기도 했다.

수면(睡眠)중 숙면은 왜 필요한가?

수면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기본 중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하나이다. 사람은 잘 때 성장호르몬을 비롯해 여러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아이는 잠을 잘 자야 무럭무럭 자라고, 어른은 건강해진다. 또한 수면은 몸의 피로를 회복시켜주고, 생체리듬을 유지해 주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동안 수면을 취하는 것은 우리의 건강에 필수불가결(必須不可缺:꼭 있어야 하며 없어서는 안 됨)하다. 숙면에 대한 방법을 자연스럽게 누구나 다 알 것 같아도 더러는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요즘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인터넷에서 서핑만 해 보면 소상(昭詳:분명하고 자세한)하게 알 수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그런 정보를 참고(參考), 참조(參照)하여 본인에 맞는 방법을 찾아, 실행해야 한다. 숙면이 필요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인데, 첫째 인지(認知)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깨어있는 동안 더 창의적이고 집중력을 증대시켜준다. 둘째 신체적 건강을 돕게 되는 것으로, ‘면역체계가 개선되어 감염과 질병 특히 심장질환이니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서적·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되어 스트레스의 감소와 우울증이나 불안증상을 개선하고 다음 날 일의 능률이 오르게 된다.

그렇다면 불면이란 무엇이고 자가 치료법은?

불면은 수면 시간과 질()의 이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주관적 불면과 객관적 불면이 있는데 양자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원인으로는 기계적 불면, 신체질환에 의한 불면, 뇌 기질 질환에 의한 불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리는 일생의 1/3내지 1/4을 잠을 자며 보낸다고 한다. 그런데 일일 평균 수면 시간은 보통 개인의 건강 상태, 직업 형태나 일의 열성(熱誠)이나 열정(熱情)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기 위하여 최저4시간~ 최고8시간으로 전문가들은 평균 6~7시간을 권장하는데, 이 보다 수면이 부족하게 된다면 피로가 쏟아지게 되어 집중력이 떨어지고 운동능력도 저하되며, 무엇보다 직업적 일, 학습능률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불면증으로 그 형태가 다양한데, 먼저 잠들기 어려운 경우, 다음으로 중간에 깨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 마지막으로 너무 일찍 일어나는 경우이다. 불면에는 일시적·일과성 불면증과 만성 불면증으로 나뉘는데, 위험한 것은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는 만성 불면증이다. 시험, 가족의 사망이나 질병, 경제적 어려움, 자괴감, 수치심과 같은 일시적·일과성 불면증은 수면습관을 개선한다든지 마음을 굳건히 하면 치유되기도 하지만, 만성 불면증은 당연히 전문 의사와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 수면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를 전문용어로 일차적 불면증이라 하고, 특히 신체적·정신질환으로 말미암은 경우를 이차적 불면증이라 하는데, 이 경우는 불면 자체 보다는 원인에 대한 선행치료가 필요하다. 그런데 불면증으로 말미암은 치료법으로 수면유도제를 복용하는 것은 습관성이 되어, 약물에 의존적이 될 뿐만 아니라 복용량이 점차 늘어가게 되며,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마음 조리지도, 억지로 잠들려고 안간힘을 쓰지도 말아라. 그 때는 책을 보든지, 집안일을 하든지, 집 밖으로 나와 걷는 것도 좋고, 아니면 무엇인가 해보아라. 날을 꼬박 새도 좋다. 그것이 며칠 계속 지속되어도 노심초사(勞心焦思:몹시 마음을 쓰며 애를 태움)해서는 안 된다. 때가 될 때까지 기다려 보아라. 한주()가 지나갈 수 있다. 그러나 결코 두주()가 가지는 않을 것이다. 10~12일 정도 지나면 서서히 잠이 오고 깊은 잠이 들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때 혹여 불면에 관한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모두 끊고(버리고), 충분한 영양섭취, 섭생(攝生)에는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 모든 것들은 실제 경험담()이니, 믿고 따라 보기를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우울증으로 가는 길목인 불면을 벗어날 수도 있고, 습관성인 수면약도 끊을 수 있는 한 방편(方便)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끝으로 세계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사람이며 스페인 문학사에 가장 위대한 인물인 돈키호테를 쓴 세르반데스의 명언을 인용한다. ‘잠을 발명한자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있을 지어라. 그것은 모든 사람의 생각을 뒤덮는 외투요, 모든 굶주림을 치료해주는 음식이요. 목동과 양 그리고 무학(無學)자와 현자(賢者)를 평등하게 해 주는 저울추()이다.’ 신이 우리 인간에게 준 선물은 잠과 죽음이다. 우리에게 잠과 죽음이 없다면 과연 어떨까? 한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세 가지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그리고 배설(排泄) 잘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추가해야 할 것은 무엇보다도 마음을 잘 먹는 생활의 지혜가 더더욱 필요하다. 왜냐하면 현대인의 가장 큰 병()중 하나인 우울증의 주된 원인은 대체로 마음의 병이다. 우울증의 첫 단계는 잠을 못자는 불면에서 시작되며, 중간 단계에 이르면 거식증(拒食症:먹는 것을 거부하거나 두려워함)이 오고, 때론 그 종착역은 극단적 선택이 되기도 한다. ‘극단적 선택은 본인의 불행이기도 하지만, 남은 가족들에게 배신이자 배반의 행위로, 본인보다도 더 큰 불행과 상처를 남기는 행위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내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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