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장은기 기자 |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원 옛 백현유원지 부지를 초대형 전시 컨벤션·복합 업무시설로 개발하는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정에 심의위원 명단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덕수 성남시의회 의원은 31일 오전 성남시의회 세미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백현마이스 개발과 관련해 성남시에서 매우 우려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신상진 시장에게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 줄 것을 촉구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 5월25일 평가가 이뤄진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의 민간참여자 선정(심사)을 위해 심의위원을 공개모집했고, 그 결과 1210명 전문가가 심의위원으로 지원, 지난 22일 1210명 중 평가분야별 10배수 및 예비위원을 더해 255명의 예비명단을 만들고 이 가운데 자격검증을 거쳐 최종 159명의 심의위원 명단을 만들었다.
이 의원은 “심사를 이틀 앞둔 지난 23일 경쟁 관계에 있는 A컨소시엄이 시의 담당부서를 찾아가 심의위원 명단이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특정 업체로부터 사전 로비를 받았다고 제보받은 6명의 명단을 제시하며 진상조사를 요구했다”며 “예비 후보군 159명으로 압축한 명단에 5명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사업자 공모의 경우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심의위원은 공개 모집하고 사전에 자격 검증을 완료한 뒤 검증된 지원자 전체 명단에서 평가 당일에 무작위로 뽑는 것이 매우 일반적이고 공정성이 검증된 방식임에도 153명으로 예비명단을 만들었다”며 “이는 사전에 로비하기 딱 좋은 숫자로 변경된 것이고, 문제는 이렇게 줄어든 명단이 특정 민간사업자에게 유출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출됐다고 신고를 받은 마당에 이를 중단하고 심의위원을 재모집해 심사를 늦추는 방법도 있었지만 도시개발공사는 중단하지도 않고 특정 분야에는 확정적으로 심의위원으로 선정되는 명단을 포함시켜 심사를 강행한 것”이라며 유출 및 대대적인 로비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사전에 예비 명단을 만든 것, 22일 사업계획서를 제출받고 무리하게 3일 뒤인 25일 평가를 한 것, 신고한 명단이 일치해도 포함시켜서 심사를 강행한 것 등 이 모든 것들이 사전에 공사와 특정 민간사업자 간 짜여 진 각본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구심이 든다”며 “이것은 공정도 정의도 아니다. 조사 및 수사 의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 제보를 받고 분석을 거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고 지금까지의 상황을 종합해 시민들에게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며 “옳고 그름을 따지는 데는 여가가 있을 수 없다. 추가로 제보받은 것들에 대한 검증 작업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원 ‘백현지구’(20만6350㎡)에 전시 컨벤션 센터와 복합업무시설(임대주택 포함), 오피스, 호텔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착공은 2025년, 준공은 2030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민간사업자 공모 심사 결과 우선협상대상자는 메리츠증권·삼성증권·DL이앤씨·태영건설·유니퀘스트·씨에스프라퍼티·JS산업개발 등으로 구성된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이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