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투신사고 급증 ‘인천대교’ 오명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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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기획] 투신사고 급증 ‘인천대교’ 오명 벗을까?
  • 남용우 선임기자  nyw18@naver.com
  • 승인 2023.05.2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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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풍동실험 돌입, 추락사고 예방 실효성 주목
난간 높이 상향 등 필요한 안전시설 설치 움직임
매년 투신사고가 늘어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투신사고 사망자가 더 많은 오명을 쓴 인천대교 안전이 개선될 수 있을까. 사진은 인천대교. (사진=중앙신문DB)
매년 투신사고가 늘어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투신사고 사망자가 더 많은 오명을 쓴 인천대교 안전이 개선될 수 있을까. 사진은 인천대교. (사진=중앙신문DB)

|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 [편집자주] 매년 투신사고가 늘어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투신사고 사망자가 더 많다는 오명을 쓴 인천대교 안전이 개선될 수 있을까. 최근 대교 운영사인 인천대교() 측이 투신사고 예방을 위한 풍동실험(투신방지 시설을 설치했을 때 바람에 의한 진동 정도를 확인하는 실험)에 돌입하기로 하면서 투신방지 시설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실효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인천대교 풍동실험 착수 투신방지시설설치 움직임

국내 최장 교량인 인천대교는 투신사고 예방이 쉽지 않아 매년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522일 인천대교에서 해상으로 추락해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투신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인천대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올해 5월까지 모두 61건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13명이 구조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매년 5건 가량의 투신사고 비율을 보이던 것이 20218, 202217, 올해 5월까지 6건이 발생하는 등 최근에 와서 투신사고 비율이 급증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사고 예방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사고 예방 방지책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논란이다. 인천대교 운영사인 인천대교() 측은 지난해 11월 인천대교 사장교, 접속교, 고가교 구간 갓길에 드럼통 1500개를 설치하고, 순찰차량 순찰 횟수를 기존 124회에서 26회로 늘리는 등 안전관리를 강화한 바 있다. 특히 자체적으로 투신사고 특별관리 기간까지 설정해 사고 예방에 집중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22일 또다시 투신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올해에만 6건의 사고가 발생하면서 기존 안전관리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드럼통이 없는 갓길 쪽으로는 여전히 차량을 세울 수 있는데다, 드럼통 사이로 대교 난간 쪽에 접근할 수 있어 드럼통 설치만으로 투신사고를 예방하기 어렵다는 실효성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인천대교() 측은 다음 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예산 1억 원을 들여 풍동(風洞)실험에 돌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운영사는 이 실험을 통해 인천대교에 안전난간 등 투신방지시설을 설치했을 때 바람에 의한 진동 정도를 확인하는 등 교량 안전성을 기술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이러한 실험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실험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허종식 의원은 어명소 국토교통부 제2차관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인천대교() 측이 풍동실험에 나서기로 한 만큼 인천대교 소유주인 정부도 투신방지시설 설치를 위한 예산 반영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관련 예산을 얼마나 신속히 확보할 수 있는지가 향후 인천대교 안전시설 설치시기를 가늠할 전망이다.

# 국내·외 대교 안전관리 참고 필요...인천시민 더 이상 안타까운 사고 없길

해상이나 강가를 잇는 대교는 필연적으로 투신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추락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인천대교의 경우 추락할 경우 아래 서해바다의 조류가 워낙 강해 구조하기가 매우 어렵다. 인천대교 추락사고 발생 시 출동하는 인천해양경찰서 관계자는 “CCTV 등을 통해 추락 징후가 보이면 즉시 구조대가 출동하지만, 추락 후에는 조류가 강하고 물이 탁해 시야 확보가 어려워 구조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차량을 세우지 못하도록 하는 추락 방지책 보다, 아예 투신을 하지 못하도록 난간을 높이거나 접근을 차단하는 방지 시설을 설치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인천지역에서 인천대교만큼이나 추락사고가 잦은 서구 경인아라뱃길 시천교의 경우 인천시가 최근 기존 높이 1.4m던 것을 2.8m로 높이고 상부에 회전 롤러를 설치하는 등 방지 대책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단 1건의 추락사고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또 한 달에 1번꼴로 추락사고가 발생해 역시 자살대교로 불리던 경남 창원 마창대교의 경우 교량 양방향으로 기존에 설치된 1m 높이의 난간에 추가로 1m의 알루미늄 재질로 된 회전이 되는 원통형 난간을 4단으로 나눠 설치하는 롤린더(원통형 회전난간) 시스템을 도입, 추락 사고를 크게 줄인 바 있다인천시민들은 시대가 고도화된 만큼 최신의 설비를 통해 안전사고 예방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구 영종동에 거주하는 임모씨(43·)인천대교 자살사고 기사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무인화 자동화가 발달한 현대사회인 만큼 첨단 안전기술을 적용해 안타까운 일을 막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허종식 의원은 이어 대한민국의 관문에 해당하는 인천대교에서 더 이상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해서는 안된다인천대교 투신방지 시설 설치 등 인천시민 안전을 위한 정책 발굴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남용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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