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를 낳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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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를 낳은 어머니
  • 원종태 숲 해설가  mtgreen@hanmail.net
  • 승인 2023.05.1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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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태  숲 해설가
숲 해설가 원종태

| 중앙신문=원종태 숲 해설가 | 장미꽃 향기 그윽한 아름다운 5월은 우리의 사랑을 위한 것이다. 오월은 다정한 이웃을 생각하고 사랑과 감사를 나누기에 더욱 좋은 계절이다. 어린이날이 함께하고 성년의 날이 함께하며 부부의 날이 함께하는 달, 감사와 은혜를 되돌아보게 하는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도 5월의 중심에 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사와 가슴속에 넘쳐 오르는 사랑을 강렬하게 표시할 수 있는 꽃, 장미는 이때 활짝 피어난다.

장미는 오랜 세월 이 땅에 살아오며 깊은 사랑을 받아왔다. 아시아와 유럽 전역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특별히 인간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사랑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문화적 역사적 사건의 배경이 되기도 하며 엄숙한 종교행사는 물론 인류의 대소사에 빠지지 않는 소중한 꽃이 된다. 장미는 서양이 원산인 듯하지만 조선 최고의 원예서인 양화소록에도 실려있으며 사계화, 월계화, 가우(佳友)로도 불린다.

장미는 색깔에 따라 나타내는 상징과 꽃말도 흥미롭다. 빨간 장미는 열렬한 사랑을, 흰색 장미는 순결함과 청순함을, 노랑 장미는 우정과 영원한 사랑을 상징한다. 장미에 대한 사랑과 인간의 호기심은 다양한 품종의 장미를 만들어낸다. 꽃 모양이 아름답고 향기가 뛰어난 품종을 선발하여 새로운 종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장미는 형태나 모양, 색깔, 향기, 또한 다양하다. 꽃이 피는 시기와 기간도 품종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5월부터 9월까지 장미꽃을 볼 수 있지만, 시설재배가 발달하면서 사계절 아름다운 장미를 만날 수 있다.

원예용으로 개발된 다양한 장미가 수만 종류에 이르며 새로운 품종을 만들기에 적극적인 나라에 잉글랜드가 꼽힌다. 유별난 장미 사랑은 장미전쟁이란 이름의 오랜 역사를 지닌 나라답다. 서로의 가문을 대표하는 문장, 우리가 흔히 엠블럼(Emblem)이라고 부르는 이미지처럼 붉은 장미와 흰 장미를 가문의 상징으로 표시하고 왕권을 쟁취하기 위하여 싸웠다. 전쟁은 끝나고 붉은 장미와 흰 장미를 합친 문장으로 통합된 역사를 남긴다. 전쟁은 끝났지만, 장미를 사랑하는 열정은 그칠 줄 모른다. 현재에도 한해에 백여 종이 넘는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내고 있다.

장미는 꽃도 아름답지만, 매혹적인 향기는 뭇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미의 여신으로 유명한 아프로디테가 탄생할 때 여신들이 축하 선물로 준 꽃이 장미라는 신화가 인간의 마음속으로 파고들면서 장미의 의미와 상징성은 절정을 향하여 달려간다. 지혜롭고 영리한 사람들을 이를 놓칠 리 없다. 꽃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수백만 송이 장미에서 몇 그램이 생산된다는 향수를 만들어낸다. 이 귀한 장미의 향수는 품위와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 등장하고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묘약으로 인기를 독차지한다.

그러나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 예리하고 날카로운 가시가 호위무사처럼 꽃을 지킨다. 가시가 없는 장미는 장미가 아니다. 경호원 가시를 대동한 도도한 장미는 무()와 미() ()과 색()을 겸비해 더욱 아름답다. 예리한 가시조차도 부드럽게 다가오는 오월의 벌판에는 장미를 낳은 찔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다. 야생으로 자라는 찔레는 고결하고 아름다운 장미를 낳은 태초의 어머니다. 장미의 어머니에게 시 한 수를 올린다.

장미를 위하여 
시인 홍수희-

가시가 없는
장미는 장미가 아니다

동그라미 탁자 위
유리꽃병 속에서도
모진 바람 불어 지난
담벼락 밑에서도

너의 모습 변함없이
두 눈이 시리도록
매혹적인 것은

언제든
가시를 곧추 세우고
아닌 것에 맞설
용기가 있기 때문

아니라고 말할
의지가 있기 때문

꽃잎은 더없이
부드러워도
그 향기는
봄눈처럼 황홀하여도

가시가 있어서
장미는 장미가 된다.

원종태 숲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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