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규 교수의 음식 이야기] 지역적인 갈비구이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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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규 교수의 음식 이야기] 지역적인 갈비구이의 특징
  • 이재규 문경대 교수(음식 칼럼니스트)  kyou2001@hanmail.net
  • 승인 2023.05.17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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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규 문경대 교수(음식 칼럼니스트)
이재규 문경대 교수(음식 칼럼니스트)

| 중앙신문=이재규 문경대 교수(음식 칼럼니스트) | 수원갈비를 비롯해 서울의 마포갈비, 부산의 해운대갈비, 경기도 포천의 이동갈비, 그리고 전라도 담양과 해남 일대의 떡갈비가 이름난 갈비 전문점들의 명칭이다. 서울의 마포갈비는 일반적으로 왕대포 갈비라고도 부른다. 원래 소고기보다 돼지고기를 재료로 사용한 갈비가 주 메뉴였다. 지금은 마포대교가 들어선 곳에 마포나루가 인기를 누릴 때 인부들이 구워 먹던 갈비가 상업적으로 집단촌을 형성해 소문이 났었다.

해운대 갈비는 석쇠에 굽지 않고 쇠로 만든 불고기판에 양념한 갈비를 쌓아놓고 구워 먹는 방식이다. 국물이 냄비에 남기 때문에 여기에 밥을 비벼 먹으면 일품이다. 아마도 1960년대 갈빗집의 명성을 처음으로 전국에 알리게 한 것은 이 해운대 갈비 덕택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동 갈빗집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때는 1987년을 전·후해서다. 그 이전부터 이동에 갈빗집이 하나둘씩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1980년대 중반 우리나라 경제가 급속하게 좋아지면서 갈비 수요가 늘어났고, 여기에 편승해서 이동갈비의 맛이 소문을 탔다. 등산하기 좋은 아름다운 산들이 주변에 많기도 하지만, 군부대가 많아서 외지에서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동갈비는 수원갈비에 비해 질보다 양을 우선하였다. 더욱이 전국에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는 평균적인 맛이 가장 안전했다. 이것이 이동갈비를 유명하게 만든 이유가 되었다.

현재 광주광역시에 편입된 송정리에서 맛난 갈비에 대한 추억을 조풍연은 다음과 같이 적었다. “송정리에는 술집이 즐비하게 있었는데 가리 구이를 시키면, 우선 풍로가 들어오고 자배기로 하나 가득 갈비 잰 것이 들어온다. 조그맣지만 한 대에 5전이었으니까 무척 쌌었다. 주객들 옆에서 작부가 가리를 연방 구워서 상에 올려놓는다. 다 먹은 뒤에 셈을 치르자하면 남은 가리의 대수를 세어서 돈을 청구한다그런데 이 갈비는 수원갈비나 이동갈비와 달리 떡갈비였을 것 같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1980년대 중반까지도 송정리 일대에는 떡 갈빗집이 많았다. 지금은 해남과 담양에 있는 식당이 더 소문이 났지만, 당시만 해도 송정리가 으뜸이었다.

서울 올림픽에 참가한 외국 귀빈들이 삼원가든에서 갈비 맛을 보고 감탄을 자아냈다는 소문 때문에 사람들은 강남의 갈빗집에서 위세를 부리고 싶어 했다. 갈비 맛도 갈비 맛이겠지만, 갈빗집을 갔다 와서 풍기는 냄새가 사람들에게 부러움으로 다가왔던 시절이 그때였다.

소갈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위로 갈비뼈 사이의 살코기를 말한다. 육즙과 골 즙이 어우러져 농후한 맛을 내며 마블링이 좋다. 육질이 부드럽고 적당하게 지방이 있어야 맛이 좋은데, , , 구이 요리에 주로 쓰인다. 마구리는 갈빗살을 얻기 위해 제거되는 척추와 가슴 부위의 살로, 살코기가 별로 없고 뼈가 많아 육수나 갈비탕용으로 쓰인다. 단백질의 소화율은 너무 과도하게 가열하면 오히려 저하되므로 구이류를 조리할 때에는 재빨리 슬쩍 굽는 것이 좋다.

양념에 재웠다가 직접 불기를 닿게 해서 굽는 한국의 불고기와 갈비구이는 어느 나라에서도 따라올 수 없는 맛이다. 소갈비구이는 눈 오는 밤 화로에 석쇠를 얹어 소고기를 구운 후 찬물에 담가 지방을 뺀 후 다시 구워 먹는다는 뜻으로 설야멱적, 설야적이라고도 했다. 소갈비구이에는 소의 거의 모든 부위를 사용하는데 특히 소갈빗살 부분은 지방과 살코기가 골고루 분포되어 맛이 일품이다. 다음호에 계속

양념에 재웠다가 직접 불기를 닿게 해서 굽는 한국의 불고기와 갈비구이는 어느 나라에서도 따라올 수 없는 맛이다. (사진제공=이재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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