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부(富)와 빈곤(貧困)
상태바
[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부(富)와 빈곤(貧困)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3.05.05 11:4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넉넉한 생활’, 또는 넉넉한 재산으로 풍요롭고 부유한 것이며, 특정한 경제 주체가 가지고 있는 재산의 전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빈곤(貧困)가난하여 살기 어려움이나, ‘내용 따위가 충실하지 못하거나 모자라서 텅 빔의 의미로도 쓰인다. 부는 풍요로움을 측정하는 측도(測度:측정되는 정도)인데, 부의 크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저축률로 소득이 같아도 저축률이 높을수록 자산(資産)이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한편 개인이나, 가정의 부도 있지만, 나라 전체의 부인 국부(國富:national wealth)도 해당된다. 빈곤(貧困:가난을 공적인 영역에서 다룰 때 한자어로 사용), 가난은 본인 스스로 원인 제공을 하기도 하지만 , 때론 사회의 구조적 결함으로 생기기도 하는 것으로, 기초생활 수급자의 형태인 절대적 빈곤과 상류층과 비교한 상대적 빈곤이 있고, 경제적 빈곤 이외에도 지식, 정서, 정보력 등 특정 분야에 부족한 경우 지적빈곤’, ‘정서적 빈곤등으로 쓰이기도 한다.

세상사 다 그러하듯이 부와 가난도 빛과 그림자가 있다. 부라고 해서 마냥 다 좋은 것만은 아니고, 가난하다고 해서 다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부에 훨씬 더 후(),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준다. 나라마다 속담이나 격언, 그리고 명사(名士)들이나 선인(先人)들의 명언(名言)들을 살펴보자. ‘찰나(刹那:지극히 짧은 순간)에 떠오르는 걱정들 중 제일은 텅 빈 지갑이다.’ 유대격언이고, ‘악마는 부자가 사는 집에도 찾아 가지만, 가난한 사람이 사는 집에는 여러 번 찾아간다.’ 스웨덴 속담이며, ‘쌀독에서 인심(人心) 난다.’ 한국 속담이다. 또한 가난한 자는 언젠가 미래에 보상을 받는다. 하지만 부자는 당장 보상을 받는다.’ 장편 ‘25를 쓴 루마니아 소설가 게오르규의 말이고, ‘가난하게 태어난 것은 당신 잘못이 아니지만, 가난하게 죽는 것은 분명 당신의 잘못이다.’ 미국의 기업가 빌게이츠의 말이며, ‘부자는 행복을 선택할 수 있지만, 가난한 자에게는 불행이 강요된다.’ 미상(未詳:알려지지 않음)이다. 그리고 당신이 아무리 불행한 부자라 할지라도, 가난한자 보다는 행복하다. 가난하다고 행복할 수 있다고 설파(說破)하는 것은 일종의 정신적 허영(虛榮)이다.’이방인을 쓴 프랑스의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말이고, ‘많이 가진 사람은 더 많은 것을 손에 넣는다. 조금밖에 가지지 못한 사람은 그것마저 빼앗긴다.’ 독일의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말이며, ‘부귀를 누리는 자의 주변에는 생면부지(生面不知) 사람들도 모여들고, 빈궁한자의 곁은 친척들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문선[文選:중국 양나라의 대표적인 시문(詩文)을 모은 책]에 나오는 말이다.

세상사 모든 것들에는 음양[陰陽:천지 만물을 만들어 내는 상반(相反)하는 성질 두 가지]이 있다. 악이 있으면 선이 있고, 낮이 있으면 밤이 있으며,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듯, 부자가 있으면 가난한자가 있는 것, 이 모두가 자연의 이치(理致)이자 섭리(攝理)이다. 한마디로 부()와 귀(), 그리고 빈()과 천()이 모두 우리 안에 있는 것이다. 사람을 해()하는 것 세 가지는 근심, 말다툼, 그리고 빈 지갑이다. 그 중 가장 큰 상처를 입히는 것은 빈 지갑이다. 육체의 모든 부분은 마음에 의지하고, 마음은 돈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돈이란 나쁜 것도 저주스러운 것도 아닌, 현실적으로는 사람을 축복해 주는 것이다. 사실 어찌 보면 부와 가난도 유전자와 가정교육의 문제이다. ‘성격과 습관이기 때문이다. 특히 집안 분위기에서 어린 시절부터 보고 배운 것이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어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타고난 부자, 타고난 가난한 자가 있지만, 더러는 돈도 권력도 없는 집안에서 태어나, 무엇보다도 혹독(酷毒)한 가난을 딛고 자수성가(自手成家:혼자 힘으로 집안을 일으키고 재산을 모으거나, 큰 성과를 이루어 놓음)한 경우도 있다. 우리 속담에 개천에서 용 났다.’라는 말이나, 또한 일상에서 쓰이는 입지전(立志傳)적 인물자수성가한 사람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 세상에 자수성가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뿐더러,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다.

유대인들은 생활규범인 탈무드를 가족들끼리 둘러 앉아 읽으면서 어린 시절부터 돈에 관해 토론하고 논쟁하며, 돈의 의미와 가치를 키워 나갔다. 그리고 아이에게는 생애 첫 장난감으로 저금통을 선물하여 걸음마를 떼기 전 동전을 쥐어 주고 저금통에 집어넣는 습관을 길러주었다. 그리고 13세 정도부터 이미 재테크를 시작하고 대학 졸업 무렵에는 창업에 필요한 자금을 어느 정도는 확보한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날 세계인구의 0.2%인 유대인들이 노벨상과 더불어 부자라는 키워드(keyword)로 연상(聯想)되고, 전 세계적으로 성공의 아이콘(icon:우상)이자 부자의 ()명사가 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탈무드에서 가르침을 주는 부는 요새(要塞)이며, 빈곤은 폐허(廢墟)이다.’부자는 행동하고 가난한 자는 생각만 한다.”라는 말들이 그들의 정신세계에 뿌리깊이 박혀있음직 한 것이다. 워렌 버핏, 빌 게이츠, 스티븐 잡스, 마크 저커버그, 록펠러, 스티븐 스필버그 등 내로라(어떤 분야를 대표)하는 성공 자()들은 대체로 유대인으로, 부자가 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아이들에게 가난은 죄()라고 가르침을 주었던 것이다.

부자와 가난한자들의 습관에는 대체로 일곱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어떤 일에 책임을 지느냐, 그렇지 않느냐, 둘째는 말만 앞세우느냐, 행동에 옮기느냐, 셋째는 목표가 있느냐, 없느냐, 넷째는 쉬운 길, 편안한 길만 찾느냐, 어렵고 험난한 길도 마다하지 않느냐, 다섯째는 협조자가 있느냐, 없느냐, 여섯째는 작은 돈도 소홀히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 마지막으로 너무 빨리 단념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등이다. 불가(佛家)의 경전(經典)과 선사(禪師)의 말씀에도 재산을 잃는 원인 여섯 가지로 첫째는 술을 좋아하고, 둘째는 놀기를 좋아하며, 셋째는 이성을 밝히고, 넷째는 도박에 빠지고, 다섯 번째는 나쁜 친구를 사귀고, 마지막으로는 방일(放逸:게을러서 멋대로 놂)함에 젖어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참다운 부와 빈곤백년탐물일조진(百年貪物一朝塵:백년을 탐한 재물 아침 마당의 티끌이요)’ ‘삼일수심천재보(三日修心千載寶:삼일 동안 닦은 마음 천년을 두고 보배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스스로 갖고 있음을 충분히 만족하는 의미인 소욕지족(小欲知足)’을 권고(勸告)하기도 한다.

조선 후기 방랑시인 김삿갓(본명 金炳淵:김병연)은 돈이 지닌 마성(魔性:사람을 미혹시키거나 악마와 같은 성질)을 느끼고는 다음과 같은 시를 읊었다. 부인곤부빈곤빈(富人困富貧困貧:부자는 부자대로 걱정 가난한자는 가난한대로 걱정) 기포수수곤칙균(飢飽雖殊困則均:배가 부르거나 고프나 걱정하기는 같도다.) 빈부구비오소원(貧富俱非吾所願:부자도 빈자도 나는 원하지 않고) 원위불부부빈인(願爲不富不貧人:빈부를 떠나서 살고 싶구나.) 그리고 성경구절 잠언에도 비슷한 내용의 기도문이 있다. ‘내가 두 가지 일을 구하였사오니 나의 죽기 전에 주시옵소서. 곧 허탄(虛誕:거짓되고 미덥지 아니함)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게 하시며,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그렇다. 김삿갓의 시()나 성경구절처럼 인간세상에서 다 그러하듯이 양() 극단은 적절치 못한 경우가 생기기도하고 때론,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우리네 인생살이라는 것이, 먼지 하나 없는 곳에서 태어나 금수저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흙먼지 흩날리는 땅바닥에서 태어나 흙수저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이 사치를 위해 산 물건이 포장되어 있는 박스를 버리면, 그 박스를 주워 팔아 근근(僅僅:겨우, 어렵 살이)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이것이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부와 가난의 극명(克明:매우 분명함)한 실례(實例)인 것이다. 큰 부, 극심한 가난도 아닌 부로 인한 부끄러움과 가난의 불편함이 없는 접점(接點)에서 궁핍하지 않을 정도로 살아가는 것, 그저 부족하지 않을 정도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 바로 안분지족(安分知足: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을 앎)한 삶을 살아가는 것, 이것 또한 생활의 지혜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3년차 의정부시청 여성 공무원 숨진 채 발견
  • 박정 후보 유세장에 배우 유동근氏 지원...‘몰빵’으로 꼭 3선에 당선시켜 달라 ‘간청’
  • 감사원 감사 유보, 3년 만에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산단 공급
  • 1호선 의왕~당정역 선로에 80대 남성 무단진입…숨져
  • [오늘 날씨] 경기·인천(20일, 토)...낮부터 밤 사이 ‘비’
  • [오늘의 날씨] 경기·인천(25일, 월)...흐리다가 오후부터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