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원자재와 금리폭등, 전세사기...더 큰 문제는 건설사 줄도산과 영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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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원자재와 금리폭등, 전세사기...더 큰 문제는 건설사 줄도산과 영끌족
  • 김상현 기자  sanghyeon6124@naver.com
  • 승인 2023.04.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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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기자
김상현 기자

| 중앙신문=김상현 기자 | 전국에서 개발수요가 가장 많은 수도권의 건설 경기가 눈에 띄게 꺾였다. 현장 취재를 해보면 원자재값 폭등금리 폭등의 이중고를 호소한다. 대형건설사들도 기존에 추진했던 개발계획을 하나둘씩 보류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도 광역철도계획과 사회기반시설 등 인프라 구축에 한걸음 물러서고 있다.

공공기관과 대형건설사들도 이러한데 하물며 일반 소시민들은 어떠할까. 더 어렵다. 지금 전국을 강타하는 전세사기의 주된 피해자는 우리사회의 약자들이다. 신혼부부, 노인들,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이 빌라오피스텔로 이뤄진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절대 다수다. 이들의 피해액은 적게는 각각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 또는 억대에 이른다. 이들에게는 매우 수백만 원도 큰돈이다.

이들을 울린 전세사기범들은 무자본 갭투자라는 방식을 썼다고 한다. 심지어 공인중개사자격도 없이, 부동산중개인들과 작당하고 범행을 저지른 정황이 파악되고 있다.

그렇다면 아파트는 안전할까? 지금 포털 사이트의 부동산 페이지 등에서 확인해보면 수도권 외곽지역은 신축임에도 매물이 다량으로 쏟아지고 있다. 2기신도시라는 양주옥정의 경우 최근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단지마다 매물이 수백 건씩 쏟아지는 상황이다. 이는 고스란히 네이버 부동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려 마피(마이너스피)’도 다수다.

주민들은 저마다의 지역기반 커뮤니티에서 이제 바닥이다. 곧 오를 거다면서 희망회로를 되뇌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이란 불로소득이다. 불로소득을 기대하는 국민들이 많은 사회는 퇴행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지난 십 수 년 간 우리사회의 집값 왜곡 현상을 빚어낸 근원이다. 자성하고 고쳐나가야 할 때임에도 아직도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 공간에서 무지성의 부동산 투자를 부추기는 세력들이 있다.

지난 연말부터 재계와 정부, 언론에서는 올해 경기 침체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기업들은 올 초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음에도, 아파트 한 채 갖고 있는 서민들은 비슷한 처지의 이웃들에게 이제 오를 거다면서 부동산 투자를 권하는 현상은 가히 웃픈 현실이다.

문제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 완화에 안간힘을 쓰는데도 사태가 이러하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가 서울 이외의 지역은 사실상 규제를 거의 다 완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부동산 거래 시장은 싸늘하다. 세계적으로 물가지수는 여전히 상승하고 있고, 그렇기에 추가적 금리 인상도 예정된 수순이다.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10만호에 이른다. 건설사들의 도산이 우려된다. 대구와 경북은 올 들어 80여개 건설사가 도산했다고 한다. 부실한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로 인한 대출금 연체도 업계의 공포다. 은행권에 직격탄을 주기 때문이다.

법인 파산신청도 급증하는 분위기다. ‘도미노 도산관측은 우려 수준을 넘어섰다. 마치 둑의 한 곳이 무너지면 봇물이 터지듯이 우리사회의 약한 고리부터 침수될 것이다. 그 약한 고리는 누구나 예상하다시피 서민들이다. 부동산 영끌족들에게 무지성의 무한한 긍정적 희망을 품으라고 강조할 때가 아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야 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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