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산서당 야몽야몽] 세상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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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산서당 야몽야몽] 세상 놀이터
  • 강태립 웅산서당 훈장  woongsan88@hanmail.net
  • 승인 2023.04.1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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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립 웅산서당 훈장
강태립 웅산서당 훈장

| 중앙신문=강태립 웅산서당 훈장 | 지천에 이름 모를 꽃들이 많은데, 그 꽃 중에 우리는 얼마나 이름이라도 알고 있을까?

아는 만큼 즐겁고 아는 만큼 행복하다는 말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나 주위의 것들에 대해 알려 고는 하지 않는다. 가장 순진하고 어린 시절 자연의 봄꽃처럼 순수한 때부터 우리는 어른들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몰아간다.

아이들은 놀면서 배운다는 말이 있는데, 하지만 놀아도 어떻게 노느냐에 달려 있다. 봄을 즐기며 화단에 핀 목련꽃을 보면서도 꽃잎이 몇 장인지 아는 사람 드물고 벚꽃과 매화꽃 구별을 어려워하며, 소나무와 잣나무도 구별하지 못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일단 돈이 되지 않으면 자세히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돈이 없으면 불행하고 돈을 벌기 위해 한평생 살다가 결국에는 재물의 노예가 되어 생을 마친다.

코스모스 꽃은 잘 알면서 코스모스 잎을 그려보라 하면 대부분 모른다. 봄에 피어나는 수많은 새싹을 보고 식용이 가능한 것을 아는 지혜도 모두 잊고, 시장이나 마트 매대에 있는 봄나물 정도만 우리는 알면서 산다. 그뿐이 아니라, 집 근처에 보이는 많은 종류의 새 이름도 모르면서, 우리는 우리 땅에서 살지도 않는 동물들을 보기 위해 동물원에 간다. 나무 종류를 많이 아는 사람은 나무를 보면 행복하고, 봄나물을 많이 알면 봄의 새싹들을 보면 기쁘고, 새들을 많이 알면 새의 행동만 보아도 많은 것들을 알게 된다.

내 주변의 사람들을 먼저 이해하고, 주변의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는 지혜를 배운 다음 학문을 한다면 결코 불행한 삶을 살지는 않을 것 같다.

빨리 가면 자세히 보지 못하고, 그렇다고 한곳에 머물면 지혜를 키울 수 없다.

아주 어릴 때는 대형 동·식물원 보다 집 근처 야산이나 공원, 개천 주변에 나가 내가 사는 곳의 자연을 알게 하고, 점점 자녀가 커가면서 조금씩 멀리 있는 것들을 알게 하면 좋다. 자연이 만든 신비한 것들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호기심이 생기면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는 자연의 법칙보다 뛰어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자연을 닮은 어린 시절 자연과 함께하고, 지적 호기심이 생기는 초등학교 때부터 문자로 된 지식을 배운다면 공부는 저절로 즐거워질 수 있다.

책을 읽어도 뜻도 모르고, 왜 배우는지도 모르면서 부모가 시키는 대로 공부하니, 공부가 지겹고 아이들은 점점 지쳐간다. 지적 호기심이 없으면서 공부한다는 것은 농부가 생땅을 일구는 것보다 힘든 일이다. 어릴 때 호기심을 많이 가지게 해야 커가면서 지적 호기심이 생기고, 깊고 어려운 학문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사람은 성공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일이든 쉬운 일이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즐겁게 하는 사람이 성공한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먹고 사는 것도 힘든데 한가한 소리를 한다고 말하겠지만, 사람이 살면서 미칠 정도로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여가 생활이란 남는 시간을 즐기는 것을 말하지만, 취미 활동이란 아무리 삶이 힘들고 바쁜 가운데도 무언가를 한다는 의미가 있다. 할 일을 어느 정도하고 나중에 조금 여유가 생기면 취미를 가지겠다는 사람은 아예 취미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주변을 잘 알게 하는 데는 좋은 취미를 가지는 일이기도 하다. 자신의 역량대로 어릴 때는 느리지만 자세히 보고 느끼게 하고, 점점 걸음이 빨라지면 조금씩 더 넓은 세상을 향해 견문을 넓히는 방법이 좋은 방법이다.

생각이 깊은 사람은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초등학교 때부터 생각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생각의 훈련은 사물을 자세히 보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문제가 생긴 후에 인성교육 한다고 책상에 앉아 교육한다면 이미 교육이 아니다. 인성교육은 책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물이 준동하는 봄! 자연을 보며 생각의 싹을 피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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