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단 전세사기 비극적 죽음 대책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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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잇단 전세사기 비극적 죽음 대책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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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1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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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잇단 전세사기 비극적 죽음 대책 뭔가. (CG=중앙신문)

| 중앙신문=중앙신문 | 전세사기 후유증이 생명까지 앗아가고 있다니 비참하고 안타깝다. 사기범을 엄단하고 피해자를 구제할 대책이 미진한 가운데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 걱정도 크다. 17일 인천에서 전세사기 피해를 호소하던 30대 여성이 또 극단적 선택을 했다. 미추홀구에서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가로챈 건축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20대 남성이 사망한 지 3일만이다. 숨진 30여성 역시 같은 피해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 228일엔 미추홀구의 한 빌라에서 7천만원의 보증금을 받지 못한 30대 남성이 숨졌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오죽 답답하고 억울하면 이 같은 선택을 할까. 생각하기조차 싫다.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낸 주범 건축업자와 공인중개사 등 공범들은 세입자 161명으로부터 전세 보증금 125억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는 사이 세입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평생 모은 재산을 날릴 것이라는 절망감이 원인이다. 보증보험에 가입한 피해자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건물이 경매처분 될 경우 계약서 한 장 들고 거리로 쫓겨날 처지에 놓인 세입자들은 하루하루가 지옥이다.

지금 전국에는 이 같은 사정의 피해자들이 수없이 많다.그리고 법적 절차가 마무리될 때를 기다리며 적잖은 고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 91전세사기 피해 방지 방안을 발표이후 수차례 보완책이 나왔으나 피해자들의 고통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지난 3월 추가 대책을 발표했지만 전세대출 만기 연장과 사기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이번 죽음에서 드러나듯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미추홀구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죽음도 이런 연장선장에서 일어난 비극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고통을 호소하며 더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피해를 구제할 방안도 찾아 실행해야 한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당장 전세사기 주택 경매를 중단해야 한다. 범죄자들을 처벌하고 배상 청구의 길도 열어줘야 한다.

지금처럼 사법당국의 느린 조사와 처벌로는 전세사기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없고 죽음도 막을 수 없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건축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숨진  20대 남성은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해 왔으나 극단 선택을 했다. 법적 제도적으로 의지 할 수 없는 실망감이 컸음을 짐작 할 수 있다. 스스로를 책망하고 국가를 원망하며 삶을 포기하는 일은 더 이상 발생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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