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주인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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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주인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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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1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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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배(한국유머센터장, 칼럼위원)

| 중앙신문=중앙신문 | 가나안 여인이 악령에 시달리던 딸을 치료해 달라 예수에게 청했지만 예수는 거절했다.
“개에게는 좋은 걸 못 주지.”
그러자 여인이 웃으며 말했다.
“개도 부스러기는 먹을 권리가 있잖아요.”
예수는 여인의 간절한 믿음을 보고 그 순간에 딸의 병을 고쳐주었으며, 이를 계기로 예수의 구원은 이방인들에게까지 미쳤다.
예수는 일부러 이 여인을 찔러본 것이다. 시험하기 위해 자극을 주었고 그 자극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여인은 최고의 믿음으로 칭송된다. 왜 예수는 이 여인을 크게 칭송했을까?
가나안 여인은 예수로부터 나쁜 자극(-)을 받았다.
 ‘우리 이스라엘 사람들은 너희 이방인을 개와 같게 생각하지.’
하지만 그녀는 감정 조절 능력이 있었다. 짜증(-)도 아니고 낙담(-)도 아니고 유머라는 대응(+)을 선택한 것이다. 가나안 여인, 생활을 가난했지만 유머로 인해 마음은 부자였다.
심리학자 스키너의 학설 중에 S-R 이론이 있다. 생물체에 자극(stimulus)을 주면 그에 해당하는 반응(response)이 온다는 이론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좋은 자극을 주면 좋은 반응이 온다. 배가 부르면 행복하고 굶주리면 괴롭다. 사랑받으면 웃음이 나오고 욕먹으면 찡그려진다. 칭찬받으면 엔도르핀이 나오고 누가 시비 걸면 주먹이 나간다.
수십 가지의 즐거움(+)과 짜증(-)이 담긴 복합 자극이 올 때도 있다. 소녀시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데(+) 누가 문을 쾅쾅 두드려 짜증 난 채 나가 보니(-) 김수현 같이 생긴 남자(+)가 아닌가? 시끄럽다고 볼륨을 줄이란다(-). 어디서 본 사람이다 했더니 초등학교 동창이다(+).
잠깐 동안 수십 가지의 감정 변화를 느낀다. 약간의 상황 변화에도 요동치는 게 감정이다. 그러니 감정에 속아 하루를, 인생을 우울하게 보낼 필요가 없다.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여 기쁨과 믿음을 잃어버리고 미움과 불신의 한평생을 산 여인이 있다. 부인은 말끝마다 “당신이 뭘 알아요?”라며 시도 때도 없이 남편을 무시했다. 어느 날 병원에서 부인에게 전화가 왔다.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 중환자실에 있으니 빨리 오라는 연락이었다. 부인은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병원에 도착했을 때 남편은 이미 사망한 뒤였다. 허구한 날 남편을 구박했지만 막상 죽은 남편을 보니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었다. 부인은 죽은 남편을 부여잡고 한없이 울었다. 부인이 그렇게 한참을 울고 있는데 남편이 벌떡 일어나면서 말했다.
“여보, 나 아직 안 죽었어!”
그러자 깜짝 놀란 부인은 울음을 뚝 그치면서 남편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당신이 뭘 알아요? 의사가 죽었다는데!”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한 말이나 행동이 남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 된다. 하지만 인간관계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 재산이 한 5천억 원쯤 있어서 모두 내게 고개를 숙이면 모를까. 그렇다면 방법은 한 가지. 내가 느끼는 반응을 스스로 조절하는 게 훨씬 수월하고 효과적이다. 즉 감정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나를 감정의 주인으로 만들어주는 게 유머다. 나쁜 자극이 기분을 상하게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유머다. 유머는 나쁜 감정이 올라오는 것을 막고, 여유 있는 마음상태를 갖게 한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하도록 도와준다.
강의 나가 만난 성공한 CEO들은 대부분 감정 조절의 대가들이었다. 수많은 도전과 그에 맞선 응전이 그들을 감정 조절의 대가로 만든 것이다. 성공을 꿈꾸는 당신이라면 우선 자신의 감정부터 확실히 장악하라. 감정이 당신의 주인 노릇을 하면 소통도 성공도 불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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