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함께] 지방소멸, 인구감소로 연쇄붕괴하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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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지방소멸, 인구감소로 연쇄붕괴하는 도시
  • 김상현 기자  sanghyeon6124@naver.com
  • 승인 2023.03.3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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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현지사 출신 저자가 10년 전 출간한 인구 보고서
현재의 대한민국 상황과 판박이
지방소멸 표지. (사진=김상현 기자)
지방소멸 표지. (사진=김상현 기자)

역대 최저 출산율 경신으로 나라의 미래가 비상에 걸렸다. 그럼에도 결혼 연령대는 계속 늦어져 20대 여성보다 40대 여성의 결혼율이 더 높아지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일반적인 가임 가능성 등을 가늠해볼 때 이 같은 결혼율은 저출산과 비례할 것으로 관측된다.

근본적인 저출산 해결책은 우리나라 사회의 성숙한 문화, 경제 중산층의 증가, 안정적인 일자리의 다양성, 가격변동폭이 가파르지 않은 부동산 가격 등인데 나열한 이 같은 문제들은 나아지기는커녕 앞으로 더 격차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세대 간 갈등, 남녀 간 갈등, 정치적 갈등, 노사 간의 갈등, 지역 간의 갈등, 외국인 혐오, AI 등 신기술에 대한 견제 등 앞으로 갈등 요소만 더 다양해질 것 같은 암울한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은 그대로 저출산 현상으로 이어진다.

일본 이와테 현지사, 총무장관 등을 역임한 마스다 히로야가 쓴 ‘지방소멸’은 우리에게도 시사점이 많다. 그는 장차 일본열도의 절반, 896개 지자체가 소멸한다고 진단한다. 지금 당장 출산율이 2.1로 회복된다 해도 수십 년간 인구는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도시만 생존하는 극점 사회가 온다는 것이다. 인구 문제의 열쇠는 20~39세 여성 인구다. 이들의 숫자가 줄어들면 인구도 줄어든다. 젊은 여성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 저출산으로 이어져 지방소멸의 직격탄이 된다. 일자리와 육아여건이 없어져가는 지방에서 젊은이들은 계속해서 도쿄권으로 이주할 것이고, 인구밀집과 경쟁심화로 도쿄권의 생활환경도 열악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에서 도교권으로 이동한 젊은이들은 육아에서 부모나 가족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집, 일자리, 경제적 여건도 가족의 지원을 원활히 받기 난해하다.

대도시는 경쟁력이 약한 지방의 젊은이들을 빨아들여 저임금으로 쓰고 버리는 블랙홀 같은 현상을 반복할 것이다. 이후 대도시의 밀집 인구가 한꺼번에 고령화되면서 실버타운으로 둔갑해버려 생기를 잃게 될 것이다. 이미 도쿄 도심으로부터 1시간 거리의 신도시들은 몰락해가는 양상이다.

저자는 일본의 이 같은 인구절벽 위기는 대도시권에 집중된 개발과 지원이 근본 원인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분권 체제를 뛰어넘는 거시적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효성 있는 공공기관, 기업의 지방 이전 촉진 정책으로 ‘인구의 재배치’, ‘지방 인재의 육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시한다.

각 지방의 중추 거점 도시를 육성하고 강화해 인구 유출을 막아야 하며, 젊은이들이 살고 싶은 지방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고 대안을 냈다. 특히 중노년 인구의 지방 이주를 지원하는 정책도 펼쳐야 한다고 권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육아휴직 활성화’, ‘경력 단절 여성에 대한 지원’ 정책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여성 지도자 육성’에 정부 차원의 든든한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마스다 히로야의 ‘지방소멸’은 2013년 발표됐다.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을 진단하는 책으로 읽힌다. 우리나라에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이른바 ‘3포 세대’라는 자조적 용어도 있다. 기회의 불균등, 양극화의 심화로 점점 더 3포 세대가 많아지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위기, 환경위기, 국내외 정세의 불안정까지 겹쳐 현재의 젊은 세대들은 역대급 최저 출산율을 해마다 기록하는 중이다.

다수 젊은이들은 비트코인이나 주식, 부동산 등으로 소위 ‘한탕주의’를 꿈꾸기도 한다. 이 사회가 요구하는 절대 가치가 ‘물질’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젊은이들은 3포 세대가 되어 간다.

대한민국의 지방은 이미 소멸되고 있다.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몰렸다. 몇 십 년 후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절반 이상의 국민들이 ‘서울’이나 ‘경기도’라고 답할 것이다. 명절 귀성 풍경도 사라질 것이다. 이렇게 작은 나라인데 젊은이들이 살고 싶은 지역은 수도권이라고 한다. 이들은 험난한 경쟁을 거치고, 수도권에서 나이가 들어갈 것이며 나라 전체 인구가 늙어갈 것이다. 그때쯤 지방도시는 상당수 폐허가 됐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총력을 기울여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는 획기적 정책을 개발하고, 지방에 대한 지원책을 과도하다시피 늘려야 한다. 이미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기형적 인구의 재배치를 위해 온나라가 힘을 모아야 한다. <지방소멸. 마스다 히로야, 미래엔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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