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규 교수의 음식 이야기] 우리나라 육류문화의 발달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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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규 교수의 음식 이야기] 우리나라 육류문화의 발달사(2)
  • 이재규 문경대 호텔조리과 교수(음식 칼럼니스트)  kyou2001@hanmail.net
  • 승인 2023.03.2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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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규 문경대 교수(음식 칼럼니스트)
이재규 문경대 교수(음식 칼럼니스트)

| 중앙신문=이재규 문경대 호텔조리과 교수(음식 칼럼니스트) | 몽고의 목장개발로 고려에서 소가 많이 증식되었고 소고기의 국내 수요도 크게 늘어나서 고기하면 쇠고기를 가리키는 오늘날의 육식관이 고려 말부터 싹트게 되었다.

이와 같이 소의 수가 늘어나기는 하였으나 소의 도살도 크게 늘어나서 그 수에 따르지 못하여 농경에까지 지장을 가져오게 되었다. 그리하여 충숙왕 12(1325)에는 지금부터 닭·돼지·거위·오리를 길러 손님 대접이나 제기에 쓰라, 소나 말을 도살하는 자에게 벌을 준다.”는 명이 내려졌다. 그리고 공민왕 11(1362)에는 농우보호를 위해 禁殺都監(금살도감)을 두기까지 하였다.

趙浚(조준-?~1405)은 상소문을 올려서 식은 백성에게 하늘이 되고 곡식은 소로 말미암아 나는 것이므로 본국에서 禁殺都監(금살도감)을 둔 것은 농사를 중하게 여기고 민생을 ()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禾尺(화척)은 소를 잡는 것이므로 耕食(경식)을 대신하고 있다. 서북부에서는 특히 심하고, 州郡(주군)과 각 역에서 소를 잡아 객에게 먹이니 이를 금지시키되 소를 잡는 자가 있어, 이를 관에 고한 자에게는 범인의 家産(가산)을 상에 충당하고 범한 자는 살인으로 단죄케 하소서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살생과 도살의 금지는 몽고 침략 전과 후에 따라 그 뜻이 달라졌으며, 몽고 침략 이전은 살생 또는 도살을 전면적으로 금지하였으나 이후에는 농경을 위하여 특히 소의 도살만을 금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농우의 도살 금지령은 쉽게 지켜지지 않은 채 우리 겨레에 격심한 쇠고기 편중현상을 가져오게 하였다.

조선 초기에는 불교에 의한 육식금지가 남아 있어서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태상왕은 왕사의 말에 고기를 먹으면 후세에 반드시 목이 없는 벌레가 된다는 말을 믿고 고기를 아주 먹지 않았으니 몸이 수척해졌다.”고 한다. 태종 2(1420)[조선왕조실록] 에서는 우마를 재살하는 범인을 고발한 자는 범인의 家財(가재)로써 상에 충당한다.”고 하였다. 이는 고려 말기의 농경을 위한 농우 도살 금지가 이어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율곡(1536~1584)국법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소를 부려서 실컷 그 힘을 뽑아 먹고 또 그 고기마저 씹어 먹는 다는 것은 결코 어질다 할 수 없는 일이다.”고 하였으며, 조정에서 쇠고기를 못 먹게 하는 법령이 내려지자 국법에서 마저 이렇게 금하는 일이니 더욱 범해서는 안 된다.”하고 그로부터는 비록 제사 때라 할지라도 쇠고기는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시대의 牛禁(우금)은 매우 형식적인데 지나지 않았다. [芝峯類說(지봉유설)] (1613)에서 말하기를 소를 잡는 것은 나라의 대금이요, 쇠고기를 禁肉(금육)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양이나 돼지는 잘 기르지 않고, 소만 길러 잡아먹으니 여염의 천민들은 이를 생업으로 하여 살았다. 서울안과 지방에 이르기까지 하루에 죽어가는 소가 부지기수이다. 선왕때 엄하게 법으로 다스렸지만 이것이 지켜지지 않고 심지어 글을 배우는 관학에서도 소 잡기를 밥 먹듯 하니 해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송시열(1607~1689)遺稿(유고)인 우암집에 의하면 우리나라 풍속은 우육을 상미로 삼았으며, 이것을 먹지 않으면 죽는 것으로 아니 屠牛禁止令(도우금지령)이 아무리 내려도 돌보지 않는다.”고 하였다.

박제가(1750~1689)北學議(북학의)에서 중국 사람은 돼지고기나 양고기를 먹고 건강하며 소의 도살이 금지되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돼지고기나 양고기는 병이 날까 염려스럽다고 하면서 기피하고 쇠고기만을 먹고 있다. 소는 번식력이 돼지나 양만 못한데 자꾸만 소를 도살해 버리니 농경에 커다란 지장을 준다.”고 하여 우육의 지나친 선호성을 경계하였다. ·현대를 지나 오늘날에도 소고기의 선호도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전통적이 관습이라고 할 수 있다. 갈비구이의 발달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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