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상 최저 출산, 지방소멸과 국가위기 현실화 ‘해결책 마련에 총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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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상 최저 출산, 지방소멸과 국가위기 현실화 ‘해결책 마련에 총력해야’
  • 김성운 기자  sw3663@hanmail.net
  • 승인 2023.03.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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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운 기자
김성운 국장대우

| 중앙신문=김성운 기자 |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 0.7명으로 떨어졌다. 해마다 역대 최저를 경신하는 저출산으로 국가적 위기가 도처에서 목격된다.

지방도시의 경우 청년층이 대부분 수도권으로 이동해 고령화가 급격해졌다. 지방도시에 젊은이들이 없어져가니 학교와 유치원이 줄줄이 폐교 또는 폐원하는 등 사라져가고 있다. 산부인과와 소아과 병원도 없어지고 있다.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PC, 영화관들도 사라져 간다. 점차 호프집을 비롯한 동네 골목상권도 사라져간다.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한층 현실화 되고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오지 산간이 아니라, 지방의 도심에서 버젓이 벌어지는 현상이다. 나라의 인구 절반이 밀집한 수도권도 저출산에 따른 곤란을 겪고 있다.

수도권 곳곳에 조성되는 신도시지구에는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는데 가정어린이집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맞벌이 젊은 신혼부부들은 어린 자녀들을 아파트 단지 내 가정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데 불과 몇 년 새 가정어린이집들이 대폭 줄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다른 동네로 원정 보육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도의 출생아수는 2015113495, 2016105643, 201794088, 201888175, 201983198, 202077737, 202176139, 202275278명으로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원아수 감소는 상대적으로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가정·민간 어린이집의 경영악화와 집단폐업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추세로 불과 몇 년 후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들이 잇따라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닥친다. 임용을 앞둔 교사지망생들이 갈 학교들이 없어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주위를 둘러봐도 40대 미혼이 부지기수다. ‘노총각, 노처녀라는 말은 사라진 지 오래다. 비혼족이 해마다 늘어나고(아마도 매년 사상 최대 경신), 자녀를 낳지 않는 부부도 해마다 늘어나는 것으로 체감된다. 형제나 자매 없이 외동인 세대가 많다. 평생을 살아가면서 부모세대가 아닌 또래세대 피붙이가 없이 험한 세상살이를 헤쳐 나간다는 것은 참으로 고독한 일이다. 지금의 아이들의 미래사회에서 벌어질 삭막함이 걱정스럽다.

근본 원인은 기성세대들이다. 추종세력들을 위한 퍼주기식 포퓰리즘은 남발은 미래세대를 배려하지 않은 처사였다. 그 후유증은 유례없는 부동산 폭등을 불렀고, 글로벌 경기침체에 직면해 거대한 부작용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부익부 빈익빈은 가속화됐다. 우리 사회는 거주지, 배경, 외모 등 보여지는 것에 더 집착하고 있다.

상대적 비교가 극심한 우리 사회에서 청년들은 자녀들에게 힘겨움을 대물림해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어찌 보면 책임의식이 강해서일지도 모르겠다(그렇다고 자녀를 무척 많이 낳는 아프리카 빈민국의 젊은이들이 책임의식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역대 어느 시대보다 풍요로운 세상인데, 역설적으로 일자리나 기회는 바늘구멍이다. 역대 어느 세대보다 총명하고 건강한 우리나라의 청년들인데, 집단에너지가 긍정보다는 비관적인 분위기다. 기성 주류들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이 땅의 미래 주역들을 위해 시스템을 전면 개혁하고, 실질적 혜택 제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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