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교육 굴레서 벗어나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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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교육 굴레서 벗어나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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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0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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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사교육 굴레서 벗어나게 하려면. (CG=중앙신문)

| 중앙신문=중앙신문 | 지난해 초··고 사교육비가 26조원을 기록했다.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것이 일반 여론이다. 2007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였던 전년도 기록을 일 년 만에 갈아 치운 것에 대해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학생 수가 전년도에 대비 0.9%4만명 가량 줄어든 반면 사교육비는 전년도보다 10.8%25000억원이 늘어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 증가가 어느 정도인가도 짐작하게 했다.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실제 비용 평균액도 2021485000원에서 지난해 524000원으로 7.9% 올라 사상 처음 50만원을 넘었다. 고교 1학년의 경우 참여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 금액이 706000원에 달했다. 지난해 월평균 가구소득이 48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자녀 2명인 가구의 경우 소득 20~30%가 사교육비로 지출되는 셈이다. 계층 간 사교육비 격차도 더 벌어졌다. 월 소득 800만원 이상인 가구는 1인당 사교육비가 648000원인 반면 300만원 미만인 가구는 178000원으로 3.7배 차이가 났다. 사교육 참여율도 800만원 이상 가구는 88.1%, 300만원 미만 가구는 57.2%로 차이가 컸다. 사교육비마저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이처럼 사교육비 폐해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공교육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전문가 지적이다. 거기에 코로나19 장기화로 학교 대면 교육이 축소되면서 학습 결손을 우려한 탓도 있다. 2014년 방과 후 학교에서 선행 학습을 금지한 것도 사교육 의존도를 높였다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사교육비 총액이 2017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매년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

전년 대비 증가율이 202121%에 이어 지난해에도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증가 속도도 빠르다. 정부와 교육당국이 기회 있을 때마다 사교육비 경감을 외친 결과 치고는 너무 초라하다. 그동안 교육정책을 안일하게 추진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2014년 이후 사교육비 종합대책을 마련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이번 통계를 보면서 학부모의 허리가 휘는 사교육비 문제를 너무 가볍게 다룬 것 아닌지 정부는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자성해야 한다. 아울러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부가 뒤늦게 상반기 중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번엔 실효성 있는 대책을 포함 시켜 학부모들이 사교육 굴레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도록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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