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삶의 질 OECD 최하위권 한국
상태바
[사설] 삶의 질 OECD 최하위권 한국
  • 중앙신문  webmaster@joongang.tv
  • 승인 2023.02.22 14:4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삶의 질 OECD 최하위권 한국. (CG=중앙신문)

| 중앙신문=중앙신문 | 이제 충격을 받는데도 이골이 난 것인가. 국민 삶의 질이 OECD 38개국 가운데 최 하위권이라는 엊그제 통계청의 보고에도 국민 반응이 무덤덤하다. 아울러 만족도가 10점 만점 중 5.9점이라는 사실조차 수긍하는 분위기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정상치를 벗어난 한국 사정을 감안하면 그럴 만도 하다.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 1조8102억 달러로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반면 이같은 경제적 국가 위상과 달이 국민 개개인을 더욱 가난해진 결과도 나타나 서글픔을 더한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소폭 개선됐지만, 가계부채는 악화됐다. 2021년 1인당 국민총소득은 3949만원으로 1년 전보다 179만원 증가했다. 하지만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총액의 비율인 가계부채비율은 2021년 206.5%로 1년 전보다 8.7%p 늘었다. 한국 가구의 가계부채비율은 2008년 138.5%에서 지난 13년간 꾸준히 높아져 왔다. 일반 국민 상당수가 빚더미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가 하면 여가·주거·가족·공동체 영역에서의 악화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전 연령층에서 일어나 사회 안전망마저 위협받는 현실이 됐다. 특히 감소세에 있던 자살률이 2021년 인구 10만명당 26명으로 전년 25.7명보다 늘었다. 70~80대 노인 빈곤율은 OECD 평균 13.5%보다 3배가량 높은 37.6%를 기록했다. 청년층도 위기다. 2021년 20대 사망원인 중 56.8%, 30대 40.6%가 자살이다. 특히 20대 자살자는 2017년 16.5명에서 급격히 늘기 시작해 2021년 23.5명이 됐다. 4년 새 절반 가까이 급증한 것은 청년들의 삶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걸 의미한다.

돈만 많다고 행복하고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삶의 질 만족도와 행복이 돈과 깊은 상관관계를 지닌다는 건 부인할 수 없지만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가난하다고 더 크게 불행을 느끼고 삶의 만족도가 더 떨어지는 건 아니라고도 이야기한다.

때문에 국가적 부만을 추구해 일반 국민이 약해지고, 가난해지는 것은 불행이다. 이번 보고에서처럼 매년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국민 삶의 질을 생각할 때 국가 특히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을 다시금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사회 구석구석을 다시 돌아보며 진정성 있게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보다 더 깊은 정치인들과 위정자들의 성찰과 고민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국민을 위한 존재의 이유를 다시 깨닫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3년차 의정부시청 여성 공무원 숨진 채 발견
  • 박정 후보 유세장에 배우 유동근氏 지원...‘몰빵’으로 꼭 3선에 당선시켜 달라 ‘간청’
  • 감사원 감사 유보, 3년 만에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산단 공급
  • [오늘 날씨] 경기·인천(20일, 토)...낮부터 밤 사이 ‘비’
  • [오늘 날씨] 경기·인천(24일, 수)...돌풍·천둥·번개 동반 비, 최대 30㎜
  • 1호선 의왕~당정역 선로에 80대 남성 무단진입…숨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