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신문=중앙신문 | 마약사범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0대들 마저 단순 투약을 넘어 마약 판매까지 나서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인천의 고3 학생 3명이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 등을 구한 뒤 중간 판매책을 고용해 유통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학원에서 알게 된 이들은 신분 노출을 피하고자 따로 모집한 성인 중간 판매책을 통해 마약류를 매입·판매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유통 마약도 소규모가 아니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수억 원대 마약을 압수했기 때문이다. 유통 방법도 어지간한 성인 마약상 못지않아 경찰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지난 한 해 동안 이 같은 10대 사범이 경찰에 검거된 수만 294명에 달한다. 4년 전보다 3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그중에는 중2에 해당하는 14세 어린 학생도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일반 마약사범 또한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5개월간 마약류 범죄를 특별 단속을 벌여 유통·투약 사범 5702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791명을 구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마약을 투약하거나 유통하는 곳도 클럽이나 유흥업소로 이곳에서의 범죄도 크게 늘었다. 이번 단속에서 적발된 클럽·유흥업소 일대 마약류 사범은 총 377명으로, 2021년 같은 기간 33명에 비해 11배나 증가했다. 이번 단속 결과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마약 거래도 부쩍 늘어난 것도 우려스럽다. 단속에서 적발된 인터넷 마약류 사범은 총 1495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1072명 대비 39.5% 증가해서다.
연령대별로 들여다봐도 심각함은 마찬가지다. 클럽과 사회관계망서비스 등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20~30대 마약 사범이 급증,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20대 마약류 사범 수는 2018년 1392명에서 2022년 4203명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 더욱 그렇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꽤 오래지만 오히려 이처럼 마약사범은 늘고 있으니 아연실색할 뿐이다.
현재 마약류 범죄의 기소유예율은 2021년 20%에 육박하고, 집행유예 비율도 44%다. 그런 탓에 재범률이 36%나 된다. 마약류 범죄 근절을 위해 관련 법령 제·개정 및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하세월 기다릴 수만은 없다. 상황의 절박한 만큼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더욱 강력한 단속 펴야 그나마 마약 범죄를 줄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수사력 확대와 수사기법 개선도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