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장용영 표석’ 문화재로 지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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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장용영 표석’ 문화재로 지정해야
  • 한정규 서예가  comneti@naver.com
  • 승인 2023.01.1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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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규 서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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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한정규 서예가 | 지난해 1124일 오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수원 능행길의 역사성과 보존 관리 방안이란 주제로 ‘2022 수원지역 역사문화 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수원박물관이 주관한 심포지엄에서 수원 능행길의 역사성이란 주제로 정해득 한신대 교수가 기조 강연을 했다. 1 주제는 정조 능행길의 현 상황과 과제를 이야기가 있는 역사문화연구소 김희태씨가, 2 주제는 수원비행장 이전과 능행길 활용 방안을 경기문화재단 박현욱씨가 각각 발표했다.

필자는 당시 학술대회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며칠 후에 수원박물관에서 학술대회 자료집을 보게 되었다. 놀랍게도 정조 능행길의 현 상황과 과제라는 제1 주제 내용에 지지현 표석사진이 실렸다. 그동안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던 표석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지지현 표석은 정조대왕 능행길에 있었던 표석으로 지지대고개에 지지대 장승과 함께 있었다.

필자는 오랜 기간 정조대왕 능행차와 능행길에 있었던 표석과 장승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표석의 발견이 또 다른 표석의 발견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능행길의 표석은 정조대왕 당시에 세워진 것인데 당시에 세워진 표석의 수가 정확하지 않다. 화성성역의궤(1801년 간행)와 화성지(1831년 편찬)의 기록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화성성역의궤 179622일 기록에는 지지대고개(遲遲峴), 지지대(遲遲臺), 괴목정(槐木亭), 여의교(如意橋), 만석거(萬石渠), 영화정(迎華亭), 대유평(大有坪), 관길야(觀吉野), 매교(梅橋), 상유천(上柳川), 하유천(下柳川), 황교(皇橋), 옹봉(甕峯), 대황교(大皇橋), 유첨고개(逌瞻峴), 안녕리(安寧里), 유근다리(逌覲橋), 만년제(萬年堤) 18곳이 기록되어 있는데 같은 책 재용 편에는 지지대’, ‘영화정이 빠져 16곳만 기록되어 있다. 화성지에는 영화정, 영화역, 능원소화소 등 3곳이 추가되어 19곳이 기록되어 있다.

정조대왕이 원행길에 지지대고개 바로 밑에 머물던 곳에 지지대라는 대를 쌓고 대면에 지지대라는 글자를 새겼는데, 표석도 세운 것인지 축대 대면의 글자와 표석을 혼동한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영화정 표석은 세워진 것이 맞다. 한글 정리의궤 1796124일 기록에 상께서 환궁하실 때 장안문 밖에 연을 머무시어 새로 개간한 들과 새로 쌓은 방죽에 다 이름을 붙이오시니 성 밑 동쪽에 뽕 심은 들은 관길야라 하고, 길가 서쪽에 물 담은 밭은 대유평이라 하고, 방축 안의 못은 만석거라 하고, 수문 위의 다리는 여의교라 하고, 못가의 정자는 영화정이라 하니 각각 이름을 돌에 새겨 세우라 하셨다

능원소화소 표석은 화소(火巢)’ 표석인데 능행길의 표석인지 화소 경계에 있던 표석인지는 불확실하지만 필로편에 있는 것으로 봤을 때 능행길의 표석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세워진 표석의 수에 대한 기록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기록의 오류일 가능성이 있거나, 3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없어졌거나 새로 세운 것일 수도 있다. 수학적으로 본다면 교집합을 택할 것인지 합집합을 택할 것인지의 선택이 필요할 수도 있다현재 남아있는 표석은 능행길 순서대로 이번에 발견된 지지현 표석, 괴목정교, 상유천, 하유천, 안녕리, 만년제 등 6개이다. 이중 안녕리, 만년제 표석은 화성시에 있다. 수원시에 있는 괴목정교, 상유천, 하유천 표석과 남창교, 축만제 표석은 2006화성 관련 표석 일괄로 수원시 향토유적 제16호로 지정되었다.

그런데 화성 관련 표석이 더 있다. 수원화성 성곽을 돌다가 만날 수 있는 장용영 경계 표석이다. 수원화성은 팔달위, 창룡위, 장안위, 화서위 등 4개의 부대가 성곽 수비를 맡았다. 봉돈 북쪽 5첩과 6첩 사이가 기준점으로 팔달위와 창룡위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팔달위 뒤에는 화서위가, 창룡위 뒤에는 장안위가 있다. 화서위와 장안위는 북포루 동쪽 3첩에서 서로 꼬리를 맞대고 있다. 각각의 부대는 전부(前部), 좌부(左部), 중부(中部), 우후(右部), 후부(後部) 순으로 경계를 서는데 팔달위 전부와 창룡위 전부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이다. 팔달위 후부에 화서위 전부가 이어지고, 창룡위 후부에 장안위 전부가 이어지고, 화서위 후부와 장안위 후부는 꼬리가 맞닿은 것이다. 각각의 위가 만나는 지점에는 경계 표석이 있고 위 안에는 3개의 표석이 있는 것이다. 전체 경계 표석 4, 위 내부 표석 12개 등 총 16개가 있었다. 현재 봉돈 옆에 1, 창룡문 주변에 2, 북암문과 동북포루 사이에 1, 서남암문 옆에 1, 팔달문에 2개 등이 남아있다. 표석의 서체나 비석의 상태로 봤을 때 1800년 전후의 표석이 분명하다.

장용영 표석. (사진제공=한정규 서예가)
장용영 표석. (사진제공=한정규 서예가)

이번에 발견한 지지현 표석과 수원화성에 있는 장용영 표석도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 또한, 지지대 고개에 있는 지지대글자가 새겨진 지지대 축대도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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