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규의 100대 명산을 찾아서] 까칠 포근한 엄마의 산 - 지리산 [智異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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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규의 100대 명산을 찾아서] 까칠 포근한 엄마의 산 - 지리산 [智異山]
  • 박승규 교수  bmikep@naver.com
  • 승인 2023.01.12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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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규 동남보건대 외래교수
박승규 동남보건대 외래교수

| 중앙신문=박승규 교수 |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서 우리는 과연 엄마란 이름은 어떤 느낌일까? 나의 엄마는 나에게는 엄마였고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었다. 엄마란 이름은 사람을 뭉클하게 하고, 마음의 아픔이 오고, 따뜻함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삶에 대해 잘 모르기에 엄마는 나에게 해줄 말이 많으셨을 것이다. 요즘처럼 공부해라’ ‘좋은 대학가라’ ‘좋은 곳에 취직해라’ ‘성공해라이런 말을 하지 않으셨다. 나는 안다. 내가 더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마음에 너의 삶을 살려고 하신 것이다. 스스로 나를 낮추며 바라는 그곳까지 실패와 좌절의 경험으로 올라서라는 것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일도 마찬가지고 목적’, ‘사람’, ‘프로세스라는 세 가지를 바구니에 담아야 한다. ‘목적이 있어야 내가 왜? 존재하는지 알고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상황에 맞는 프로세스로 상호간 어떻게협력을 해야 하는지 인지하고 명확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가 있다. 산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왜? 오르며, 누구와 갈 것이며, 또한 어떻게 어떤코스로 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엄마의 잔소리 같기도 하다. 학원, 대학, 직장까지 엄마가 결정해주니 말이다. 엄마는 걱정이 태산()일 것이다. 하지만 엄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말은 성철스님의 말도 있잖아. 수도자가 작고 대수롭지 않게 득도했을 때는 물이 산으로 산은 물인 듯 혼란스럽지만, 득도하는 규모가 커지면 물은 물로 산은 산으로 보게 된다. 자 그럼 이제 넓고 깊어 흔히 엄마(어머니) 산 하지만 산길은 못된 시누이처럼 까칠한 엄마의 산-지리산(智異山)으로 올라도 되겠지.

1967년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리산은 경남의 하동, 함양, 산청, 전남의 구례, 전북의 남원 등 3개 도, 5개 시·군에 걸쳐 483.022의 가장 넓은 면적을 지닌 산악형 국립공원이다. 둘레가 320km나 되는 지리산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봉우리가 천왕봉(1915m), 반야봉(1732m), 노고단(1507m)을 중심으로 병풍처럼 펼쳐져 있으며, 20여 개의 능선 사이로 계곡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질적인 문화를 가진 동과 서, 영남과 호남이 서로 만나는 지리산은 단순히 크다, 깊다, 넓다는 것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

청학, 화개, 덕산, 악양, 마천, 백무, 칠선동과 피아골, 밤밭골, 들돋골, 뱀사골, 연곡골의 12동천은 수없이 아름답고 검푸른 담과 소, 비폭을 간직한 채 지리산 비경의 극치를 이룬다. 이들은 또한 숱한 정담과 애환까지 안은 채 또 다른 골을 이루고 있는데 73개의 골, 혹은 99개의 골이라 할 정도의 무궁무진한 골을 이루고 있다.

지리산 비경 중 10경은 노고 운해, 피아골 단풍, 반야낙조, 벽소령 명월, 세석철쭉, 불일폭포, 연하선경, 천왕 일출, 칠선계곡, 섬진청류로 비경을 이룬다. 노곤단 바래봉코스는 삼도를 품고 있다 해서 지리산이 엄마의 산()이 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지리산의 삼도봉(三道峯)은 해발 1500.97m의 봉우리로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등 행정 구역을 중심으로 3개의 도를 품고 있어 엄마의산 이라고 한다고 한다.

지리산은 사계졀 산행지로 봄이면 세석 및 바래봉의 철쭉, 화개장에서 쌍계사까지의 터널을 이루는 벚꽃, 여름이면 싱그러운 신록, 폭포, 계곡, 가을이면 피아골 계곡 3km에 이르는 단풍과 만복대 등산길의 억새, 겨울의 설경 등 계절마다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지리산은 다양한 코스가 있다. 지리산 천왕봉(백중종주-백무동~중산리 약30km), 지리산(삼중종주-삼신봉~장터목~천왕봉 약21km), 지리산 천왕봉(중백종주-중산리~백무동 약20km) 등이 있다. 하지만 초보자나 중급자에게는 다소 무리가 있다. 추천코스는 첫 번째-중산리탐방안내소-(3.4km)-로타리대피소-(2km)-천왕봉(인증)-(1.7km)-장터목대피소(1.6km)-유암폭포-(3.7km)-중산리탐방안내소(국립공원 스탬프투어 인증)-거북이산장 주차장(12.4km/6시간30), 두 번째-중산리탐방안내소-(3.4km)-로타리대피소-(2km)-천왕봉왕복원점회귀코스(10.8km/6시간) 로타리대피소 입산 시간 통제(13:00 이전 통과 요함) 또한 상황에 따라 중산리-> 순두류 셔틀버스로 이동-> 로타리대피소로 가능하다. 순두류까지 약 1시간마다 출발하는 마을버스를 타고 올라가면, 2.7km를 평탄하게 로터리대피소까지 체력을 아끼면 올라갈 수 있어 주봉인 천왕봉가지는 보다 쉽게 오를 수 있다. 필자도 지난해 여름 장대비로 인해 이 코스로 안전하게 산행을 한 경험이 있다.

이런 지리산이 왜? 엄마(어머니)의산 이라 칭해졌을까. 첫 번째로 한국의 전통 신()인 산신의 영향으로 지리산도 계룡산과 마찬가지다. 지리산에선 곳곳에서 여 산신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두 번째로 노고단의 지명을 살펴보면 노고(老姑)는 늙은 할머니다. 이 늙은 할미를 모시기 위해 왕시루봉 자락 노고에 단을 세우고 매년 정기적인 제를 올리며 모셨다. 그게 노고단이다. , 한국 모계문화를 지리산에서 찾아볼 수 있겠다. 세 번째로 지리산 실상사 입구에 있는 할머니 장승에서 찾을 수 있다. 할머니 장승의 모습은 우리의 전통적인 할머니 모습 그대로다.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쳤고, 헌신했던 전형적으로 세파에 찌들었지만, 살짝 웃음을 띤 그 모습이라 한다.

어린아이에게 너의 꿈을 물어보면. ‘엄마처럼 좋은 엄마 되는 것이라는 거 말하지 않아도 알고 그 아이가 엄마가 되면 그 누구보다 자식을 사랑하고 따뜻하게 품고 그 가슴을 적시게 될 것이다. 여러분께 엄마는 어떤 의미일까요.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면, 엄마의 산인 지리산(智異山)을 올라보시면 그 뭉클함, 따뜻함, 성취감, 감사 그리고 왠지 모를 긍정의 아픔도 있을 것이다. 엄마가 부른다. 천천히, 조심히 어서 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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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짱 2023-01-12 08:58:11
까칠한 시누이 표현 적절함이 무넌해요!
산학계의 소통대장 빅!대장님(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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