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더 윤택하게, 취미생활
상태바
삶을 더 윤택하게, 취미생활
  • 김한준 박사(평생교육학, 생애설계전문가)  charlykim@hanmail.net
  • 승인 2023.01.10 00:1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한준 박사(국토교통인재개발원, 생애설계전문가)
김한준 박사(평생교육학, 생애설계전문가)

| 중앙신문=김한준 박사(평생교육학, 생애설계전문가) | 퇴직을 하면 무엇을 하고 지낼거냐는 질문에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왜 그리 많은 걸까.

베이비붐 세대의 주축인 58년 개띠가 정년퇴직한 2018년을 전후로 한 해 약 35만명(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이 정년퇴직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이후 경기침체로 인한 명예퇴직·권고사직, 정리해고, 사업부진·폐업 등 정년을 채우지 못하는 조기퇴직자까지 포함하면 중장년층 퇴직자는 훨씬 늘어난다. 베이비 세대의 퇴직 붐은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유효하던 세대이지만, 퇴직의 결정을 앞두고 팽 당하느냐, 스스로 팽을 선택 하느냐의 차이라고나 할까. 회사라는 울타리가 사라지는 순간 자존감과 경제력의 상실이라는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예방주사를 통해 면역력을 키워야한다.

퇴직하면 무엇을 하면서 지내야 할까. 퇴직을 앞두고는 이 생각 저 생각으로 고민만 하다가 막상 닥친 현실 앞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이 덩달아 많아졌다. 일상생활에서의 활동은 소득을 위한 활동과 먹고 자는 등의 생물학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활동, 가사 및 사회활동 그리고 여가활동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중장년층에게 있어 퇴직과 자녀의 출가 등으로 인해 소득과 사회활동을 위한 시간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반면, 퇴직 후 여가시간은 갑자기 늘어나 하루 생활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그에 대한 준비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부터 보너스처럼 주어진 여가시간을 적절한 취미생활을 통해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을 추구하면 삶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게 될 것이다. 퇴직 전부터 자신이 어떤 여가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생각해보고, 다양한 여가활동에 참여하는 등의 예비시간을 충분히 가지는 것이 좋다.

자산 위험관리의 기본원칙에서 계란도 여러 바구니에 나누어 담아야 한다는 존 템플턴의 명언처럼, 한가지의 일에 집착하는 위험성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취미생활을 경험하고 체득함으로써 나에게 맞는 갑옷을 입고 세상을 즐기고 살아갈 필요가 있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잘 먹듯 평소 놀아 본 사람이 잘 노는 것은 당연하다. 열심히 일한 자여, 일한 만큼 즐겨 보자.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등산을 즐기고 공원을 어슬렁거리거나 노닥거리는 일은 이제 그만 중단하고, 취미에 대한 자기 욕구의 본질을 정확히 알고 살아보자. 어떤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장밋빛 베스트 플랜만을 얘기하는 데, 만약 계획대로 안 됐을 때를 대비하는 워스트 플랜을 세움으로써 그 상황을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취미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가지의 취미에 치우치기보다는 인생 후반부 다양성과 균형감, 공존의 가치를 추구하는 취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취미 활동은 생활의 활력소다. 취미는 내 삶을 윤택하게 할 뿐 아니라 밋밋한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퇴직을 전후로 십여 가지 정도의 취미 활동을 배워보자. 에너지를 너무 방출하는 격한 운동보다는 부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이나 산보, 댄스도 좋고, 그림이나 사진, 캘리그라피, 서예, 판소리 등 예술 방면의 취미 활동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중장년 남성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리교실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사회적 지위가 높았던 사람이거나 나이가 너무 많이 들어 시도한다는 것이 쑥스러워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남의 이목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작 나에게 시선을 주거나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거의 없기에 혼자 쑥스러워할 필요가 없다. 그림 그리기에 관심이 많으면 백화점이나 할인점의 평생교육아카데미는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의 평생학습관이나 주민센터 등을 노크해보자. 단지 시도하지 않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서예를 하는 사람이라면 점차 캘리그라피나 한국화 쪽으로의 취미 확대가 가능하고, 나중에 목각, 목공예로까지 나아갈 수 있다. 국악에 입문하면 판소리, 민요, 사물놀이 등을 접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글쓰기가 취미인 사람은 일기 쓰기, 독서 활동, 책 쓰기, 강연 활동으로까지 그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그러니 고민하지 말고 가장 하고픈 것을 먼저 시작하자.

김한준 박사(평생교육학, 생애설계전문가)
김한준 박사(평생교육학, 생애설계전문가)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3년차 의정부시청 여성 공무원 숨진 채 발견
  • 박정 후보 유세장에 배우 유동근氏 지원...‘몰빵’으로 꼭 3선에 당선시켜 달라 ‘간청’
  • 감사원 감사 유보, 3년 만에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산단 공급
  • [오늘 날씨] 경기·인천(20일, 토)...낮부터 밤 사이 ‘비’
  • [오늘 날씨] 경기·인천(24일, 수)...돌풍·천둥·번개 동반 비, 최대 30㎜
  • 1호선 의왕~당정역 선로에 80대 남성 무단진입…숨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