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입만으로 계란가격 잡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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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입만으로 계란가격 잡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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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0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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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수입만으로 계란가격 잡을 수 있나. (CG=중앙신문)

| 중앙신문=중앙신문 | 정부가 이번 달 스페인산 계란을 수입하기로 하면서 경기도내 산란계 농가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도내에선 현재 여주시를 비롯하여 171곳 산란계농가에서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어기서 지난해부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고 산란계 살처분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시중 계란 값이 들먹이자 정부는 부족물량 공급과 소비 가격 안정을 위해 지난해 말 계란 수입을 결정 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 우려와는 달리 아직 계란값이 폭등하지 않은 상황이다. 계란 30개 들이 유통가격은 현재 전년도 1월 대비 3.6% 상승했다. 사룟값이 56% 상승한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가격추이도 가파르지 않다. 지난해 16400원대를 나타낸 계란 가격은 같은 해 67000원대 초반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연중 6000원대 중후반 수준을 유지했다.

더욱이 산란계 숫자도 정부 우려만큼 줄지 않았다. AI 감염 살처분에도 오리려 늘어 2021년 대비 4%가량 증가 했다.(농촌경제연구원 121일 기준) 따라서 연구원은 계란 생산량도 전년 대비 2% 증가했다며 올해 4%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이 또한 정부가 예측한 수치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산란계농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계란을 수입하는 것은 농가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양계산업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수입 시기 조정과 보류를 호소하고 있다. 현재 정부수입 초도 물량은 120만개에 달한다. 비록 시범수입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전국 일일 생산량 4500만개의 2.7%수준이다.

문제는 이번 수입에 그치지 않고 추가 수입을 검토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럴 경우 국내 생산 계란과 가격 경쟁이 불가피하고 산란계농가의 피해는 늘어 날 수밖에 없다. 동반 계란값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정작 더 큰 우려는 수입 계란이 판매되지 않을 경우다. 지난 정부에서도 계란가격을 안정을 위한 수입 계란이 판매 되지 않아 폐기 비용을 포함하여 1500여억 원의 국민 세금을 낭비한 바 있어서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룰 감안해 볼 때 아무리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가격 안정책이라고 하나 고물가 시대에 진입한 우리나라 경제 사정을 감안하면 수긍이 안 간다. 계란 수입만이 유일한 대책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보다는 AI 확산 방지 노력을 펼치는 한편, 국내계란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양계 업계와 다각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또 수급 안정을 위한 농가 지원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근본 문제부터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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