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힘, 그림으로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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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힘, 그림으로 키워보자’
  • 서양화가 공미라  7829995@hanmail.net
  • 승인 2022.12.2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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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미라 화가
서양화가 공미라

| 중앙신문=서양화가 공미라 | 겨울방학 글쓰기는 그림을 통해 가능하다?

요즘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겨울방학만 되면 절호의 기회라 생각해 사고력 확장과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글쓰기 학원을 찾는다. 글쓰기가 왜 이렇게 중요할까? 예부터 인재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身言書判(신언서판)을 중요한 잣대로 삼았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늘 사용하는 것이 말과 글이므로 두 가지를 중요하게 여겼고, 말 잘하는 사람은 사고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문서에서 시작해 문서로 끝난다. 수없이 많은 기획안과 보고서 등을 쓰게 되는데 글 쓰는 능력이 떨어지면 조직에서 인정받기 어렵다. 그만큼 말과 글은 학업을 넘어 사회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한다. 누구나 잘 쓰고 싶은 글쓰기. 십 수 년의 논술 지도를 통해 내린 결론은 글을 잘 쓰려면 평소 사고력을 열심히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고력 강화 훈련은 그림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오늘 그 방법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지만, 논술을 가르치게 된 이유

초등 1학년 때 최초로 받은 상이 미술상이었다. 그때부터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었고 틈만 나면 그림을 그렸다. 그림 그릴 때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다. 3 때 미대 추천을 받았지만, 여러 사정 때문에 포기해야만 했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해 결혼 후 지금까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국어 논술 경력 25. 그동안 많은 학생들에게 수상의 기쁨을 맛보게 했고, 특목고 및 대학에도 입학시켰다. 그러면서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그림을 그렸고 현재 초대작가가 되는 등 좋은 성과를 냈다. 그림을 그리는 논술교사로 활동하면서 그림도 글이 될 수 있고, 글이 다시 그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스토리를 담아 그림을 그려내고 그림을 보며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일은 정말 신나는 경험이었다.

그림을 보며 하브루타 수업

개인전을 여러 번 했어도 사람들은 대부분 그냥 좋다라는 말뿐, 잠시 보고 지나쳐 버린다. 수업 받는 학생들에게도 내 그림을 보여 주었더니 마찬가지로 우와! 예뻐요!’가 끝이다. 순간 발동이 걸렸다. 그림을 통해 소통하고 싶었고, 재미를 주고 싶었고, 마음껏 표현하게 해 주고 싶었다. 지치지 않으면서 창의적인 수업을 유도하는 방법은 아이들의 생각을 확장하기 위해 발문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하브루타 수업을 통해 친구와 짝을 이루어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말을 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법이다. 때론 격렬한 논쟁도 생기지만 학생은 그 안에서 자신만의 세계관을 찾을 수 있고 논리적인 사고를 키울 수 있다. 학생들의 대화를 가만히 귀 기울여 보자. 지도교사도 생각지도 못한 것을 학생들을 통해 배우게 된다.

그림 감상을 통한 글쓰기 전략, 세 가지부터 도전하자

사고력을 확장하는 방법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관찰하는 태도’, ‘다르게 생각하기’, ‘새롭게 탄생시키기이다. 그러나 이 세 가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너도 할 수 있다.’라는 믿음 감을 심어 주는 것이다. ‘넌 꼬마 시인이다!’, ‘넌 훌륭한 작가다!’, ‘넌 훌륭한 화가다!’ 이런 말들은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아 주고, 자존감을 높여 주며,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심어 준다.

첫째, 그림을 보면서 일단 관찰하게 한다. 관찰하기에 앞서 몇 가지 발문지를 만들어야 한다. 첫째, 브레인스토밍, 둘째, 상상해서 마음껏 생각하기, 셋째, 작가의 의도는 뭘까? 등등... 예를 들어, 내 그림 가운데 고샅시리즈를 관찰하게 하고 3분 안에 떠오르는 언어(명시적, 추상적 언어)들을 노트에 많이 적어 보게 한다.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떠올랐던 단어들을 중복되는 것을 빼고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발표하게 한다. 그러고 나서 비슷한 단어를 묶어 주고, 불필요한 단어는 삭제하며, 남아 있는 단어를 가지고 10분 동안 자유롭게 글을 쓰게 하고, 친구들 앞에서 자신감 있게 자기가 쓴 글을 발표하게 한다. 청취하는 친구들은 그 친구의 잘된 부분을 구체적으로 칭찬을 해 주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관찰 능력이 향상되고, 적절한 언어를 찾을 수 있는 훈련이 되며, 사고력 확장에 따른 발표력도 향상될 수 있다.

둘째, ‘다르게 생각하기관찰하기에서 오로지 발표한 친구에 대해 구체적인 칭찬을 했다면 이 단계에서는 만약에~을 한다면?’을 넣어서 상상을 하는 시간을 갖거나, ‘~~이다. 이유는~’ 라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다. 예를 들어 만약에~을 한다면?’ ‘고샅시리즈의 후속 이야기를 만들게 하거나, 고샅시리즈에서 나올법한 다른 놀이로 이야기를 만들거나, 현재와 과거를 비교하며 전혀 다른 상황에 대해 상상해서 만들어도 좋다. 한가지의 놀이를 선택해서 직접 전통놀이를 해 보면서 느낀 것을 이야기하는 방법도 있다. ‘~~이다. 이유는~’는 토론 시간을 갖는 것이다. 논제를 정해 현재와 과거에 대한 놀이를 비교하며 편을 나누어 전혀 다른 상황에 대해 토론해 본다. 이를 통해 남들과는 다른 관점과 시각으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능력을 키울 수 있으며 상대방을 존중하며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셋째, ‘새롭게 탄생시키기는 관찰하기와 다르게 생각하기를 통해 느꼈던 것을 한 편의 글로 완성해도 좋고, 그림을 그려서 표현해도 좋고, 나만의 책 만들기를 해도 좋다. 팀별로 전지에 합동작품으로 포스터나, 신문을 만들어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다. 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도 좋다. 새롭게 팀별로 콩트, 역할극, 로고송 만들기 등 누군가의 도움 없이 참신하게 탄생한 나만의 작품을 통해 학생들은 성취감을 느끼고 예술에 대한 세계관을 갖게 된다.

사고력 확장 연습, 지금 당장 하라!

추사 김정희는 그림을 그리려면 단순한 재주로서 그림을 그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신 만권의 책을 읽고 만 리 길을 여행해서 학문이 깊어져야 하고 직접 경험하는 것을 중요시 여겼다.’라고 한다. 이렇듯 글을 잘 쓰는 것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위에서 설명한 방법대로 이제부터라도 함께 연습해 보자. 바로 펜과 종이를 꺼내라. 촉각적인 경험이 중요하다. 딴생각이 들기 전에 지금 바로 시도하길 바란다. 종이에 생각나는 단어를 쓰고, 기록하기를 반복하라! 그러면 보일 것이다.

서양화가 공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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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철 2022-12-29 10:06:29
공작가님 항상 응원합니다. 홧팅!

윤희숙 2022-12-29 10:05:13
다르게 생각한다는게 참 어렵더라구요...아이들을 키우면서 다르다는것을 참 싫어했던것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정숙 2022-12-29 09:56:00
사고력의 확장 ,틀깨기, 도움되는 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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