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news/photo/202212/59162_65263_3924.png)
카드·캐피털사 이용 중·저신용자의 이자 부담이 천정부지다. 제2금융권이라 불리는 카드·캐피털사들의 신용대출 금리가 10월과 11월에 잇따라 크게 올라 평균 15%를 넘었기 때문이다. 이들 금융기관의 10~11월에만 평균 금리 상승 폭이 1.26%p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급전이 필요해 대출받은 서민들의 부담도 크게 늘어나 살림을 옥죄고 있다.
카드사 대출 금리뿐만이 아니라 은행금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말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보다 2.5%p 올랐으나, 신규취급액 기준 전체 가계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2.36%p 올랐다. 이에 비해 2005년 9월부터 2008년 8월까지 기준금리는 3.25%에서 5.25%로 2%p 올랐으나, 가계대출 금리는 5.5%에서 7.35%로 1.85%p 오르는 데 그쳤다. 단순 비교해도 최근 대출금리 인상폭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자 금융당국이 잇단 조치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대출금리 실질 상승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특히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평균 금리는 6.49%이지만 실제 그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고객은 극소수 신용 1등급 고객뿐이다. 반면 그 아래 등급부턴 곧바로 6.77%에서 11.49%의 고금리가 적용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계와 기업 부채는 명목 국내총생산의 223.7%에 달해 소득 대비 빚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으로 신규 가계대출이 다소 줄었음에도 빚이 더 늘어나는 것은 이자 부담이 늘면서 전체 부채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자영업자 및 취약 기업의 비중이 35.7%나 되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물론 기준금리 인상으로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이를 빌미로 은행들이 이자 폭리를 취해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면 크게 잘못된 일이다. 은행들은 올해 3분기까지 총이익 42조2000억원 가운데 96%인 40조6000억원을 이자이익으로 벌어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조9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온 국민이 고금리로 고통을 받는 동안 은행들은 이자 이익만을 노린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고금리에 대한 많은 대책을 내놨다. 그럼에도 서민 등 저소득층의 이자 경감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만큼 다시 한번 서민금융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치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고금리가 지속되면 대출을 받은 영세 중소상공인과 서민들이 한계 상황에 봉착할 수 있어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