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 ‘당황’·주민들은 ‘분노’ 목소리
국힘 의원 “의회 정치를 하고 있는 것”

인천 남동구의회가 산후조리비 지원사업 비용을 전액삭감하면서 저출산 해소 노력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남동구와 구의회에 따르면 구의회는 지난 19일 열린 제283회 제2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산후조리비 지원예산 3억7500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더불어민주당 유 모 의원의 대표발의에 이어 같은당 소속 10명 전원이 삭감에 동의했다.
국민의힘 의원 8명은 출산장래라는 대의적 차원에서 이를 저지할 방법이 없어 발을 동동구르며 안타까워 했다. 앞서 구는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고 ‘아이 낳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내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산모 1인당 최대 15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사업안을 편성한 바 있다.
구는 이 사업과 관련해 예산안의 무난한 통과를 전망했다가 전액 삭감이 이뤄지자 당황하고 있다. 이미 서울 구로구와 경기도 등 많은 지자체에서 산후조리비를 지원하고 있는데다가 인천도 연수구와 미추홀구가 내년부터 산후조리비를 지원하고 있다. 더구나 남동구는 인천의 타 지역보다 출산율이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 16일 열린 남동구의회 예결산특별위에서도 이 사업 예산은 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바 있다. 그런데 의회 본회의서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
구청 관계자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여야 관계없이 모두 나서고 있는 마당에 산후조리비 지원사업 예산 전액 삭감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의원 내에서도 이번 조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의회 이모(국민의힘) 의원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앞세워 의회에 진출한 의원들이 지역 현안은 둘째치고 당파에 휘둘려 의회 정치를 하고 있다”며 “출산율 세계 최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지금 여·야를 떠나 지방의회가 앞장서 출산 장려사업을 펼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