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수와 함께 고민해보는 생각 한 꼭지] ‘만주는 우리 땅!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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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수와 함께 고민해보는 생각 한 꼭지] ‘만주는 우리 땅! 아니면 말고…….’
  • 시인 염필택  ypt0406@hanmail.net
  • 승인 2022.12.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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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필택 시인
시인 염필택

| 중앙신문=시인 염필택 | 독도노 우리 땅이무니다!”/ 망언을 던지면 한국은 야단법석/ 아니면 말고.// 언젠가 혼란기에 빠져 정신없을 때/ 뒤통수를 슬쩍 치고 쳐들어와/ 분쟁지역인 일본 땅 독도를 수복했노라// “만주는 우리 땅이다!”/ 돌직구 던지면 중국이 분기탱천 /아니면 말고// 철옹성도 정반합 앞에 무릎 꿇으면/ 자연스레 조선족과 연합하여/ 치우의 후예가 선조의 땅을 수복했노라// “요하 문명은 우리가 세웠다!”/ 거침없는 설파에 화이족 중구난방/ 아니면 말고부엉이 눈 부릅뜨고 동북공정 맞서서/ 북방을 향해 사자후 토해내며/ 푸른 눈빛 휘날릴 조의선인은 없는가? <아니면 말고... /염필택/2020>

가끔 일본의 언론이나 고위 정치인들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 주장했다고 해서 우리는 망언이라고 지칭한다.

망언(妄言)이란 무엇인가?

이치나 사리에 맞지 아니하고 망령되게 말함. 또는 그 말.’이라고 한다. 즉 미친 말이거나 미친 말을 하는 행위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언론이나 정치인들이 한 결같이 망령이 들어서 그런 행태를 보이는 것일까?

차분히 생각해보면 치밀하게 계산된 고도의 전략 전술이 깔려있음에 소름이 끼칠 일이다.

우선 독도의 문제를 고대사인 지증왕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최근에 야기된 문제의 실마리가 무엇인가 알아본다면 샌프란시스코 강화회의에 눈길이 가게 된다. 회의의 주요 내용 중의 하나가 영토반환 문제로써 1910년 이후에 일본이 침략하여 점령한 영토를 원소유국에 돌려준다는 것이 골자인데 문제는 러일 전쟁 후에 독도가 1905년쯤에 일본의 실효적 지배로 넘어갔다는 데 있다. 거기다가 연합국의 이해 부족으로 회의 진행 기간에 독도가 한국과 일본의 영토로 엎치락뒤치락하다가 두루뭉술하게 넘어간 데서 시비가 비롯된 것이다. 오늘날까지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의 핵심은 이해 당사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주축이 되어 일본과 맺은 자기들만의 잔치였던 샌프란시스코 강화협정의 내용 중, 영토반환 시점을 가지고 독도는 반환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저변에 깔고 있다. 그래서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여 정당한 재판을 받자는 것이 일본 측 주장의 요지이다. 우리 측면에서 보면 기가 막힐 노릇이다. 도둑이 훔쳐간 시기를 가지고 소유권을 주장하며 장물을 되돌려 달라는 격이니 기절초풍을 할 지경이고, 적반하장이란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사례이다.

법이라는 것이 감정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잣대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국제사법재판소로 가는 자체가 독도가 분쟁지역임을 인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되어 우리 측에서는 생각해볼 가치도 없다고 밀어붙이고 있지만, 일본은 집요하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해결을 내세우며 국제사회를 설득하려 파고드는 상황이다. 또한, 주목할 일은 국제사법재판소장을 일본인이 역임한 적도 있으며 현재 15명의 재판관 중에 1명이 일본인(동일 국가에서 1인 이상 재판관을 낼 수 없음)이라는 사실과 일본은 패전국으로서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될 수 없는 불리함을 일찍부터 간파하고 유엔사무국과 유엔 산하 각종 기구에 많은 일본 외교관을 키워서 적재적소에 심어 놓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일본이 노리는 것이 아니면 말고식의 대응 방법이다. 앞에서 일본의 언론이나 정치인들이 망언을 거듭하는 것이 우리 측에서 보면 도저히 이해가 안 갈 것이나, 잠시만 생각해보면 고도의 정치적 대응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즉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망언을 하게 되면 즉각적으로 우리 측에서 항의와 시위를 하게 되고 일본은 묵묵부답으로 대응을 해왔다. 그러다가 잊을 만하면 또 똑같은 망언을 툭 던지고 같은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는 것이다. 절대로 일본은 우리의 항의에 대해 자기들의 주장에 대한 정당성도 변명도 안 하고 지켜만 봐왔다. 그러면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인 우리나라는 혼자서 흥분하여 난리 아닌 난리를 연출하였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진 소모적 힘겨루기였다.

즉 이 과정을 통해 독도가 두 나라 간에 분쟁지역으로 국제사회에서 주목받게 함으로써 언제인가 한국에 혼란이 일어나서 독도에 미처 신경을 못 쓰게 될 때 자연스럽게 독도를 점령하고는 원래 자기들 영토를 수복한 것이라고 주장을 하려는 속셈이 깔린 것인데도 불구하고 어떤 전직 대통령은 한 나라의 대표자임을 망각하고 독도를 직접 방문하여 한국령이라는 비석 앞에 서서 나라 사랑을 혼자 다 하는 양 촌극을 연출하며 알아서 일본의 분쟁 지역화 속셈에 휘말려 들어가 준 웃지 못 할 일마저 있었지 않았는가?

이쯤에서 우리는 강역(疆域)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잠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한국사에서 고구려가 통일을 못 하고 신라가 삼국통일을 한 것이 최고로 잘못되었다는 단순 비교 논리에 빠진 것은 아닌가 돌아보아야 할 일이다. 고대국가는 단순히 국토의 넓이만으로 국력을 비교할 수는 없다. 당시의 삼국을 비교해보면 국토의 넓이는 고구려가 월등히 넓었지만, 인구수와 토양의 비옥도 등을 종합해보면 국력이 거의 엇비슷하였음을 알 수 있다. 역사에서는 만약에라는 상상을 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주지의 사실이다.

오늘날에 와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역사를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고 고구려와 발해가 장구한 세월을 실효적으로 지배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주 문제를 남의 나라 이야기 정도로 바라보고만 있는 우리에게 더 큰 문제가 있음을 발견할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황하 문명보다 앞서서 세계 최고(最古) 문명인 요하 문명을 이루었고 하주의 중국 고대국가가 성립하는데 이바지했던 주인공이 우리인데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나서서 만주는 우리의 땅이었노라고 당당히 망언(?)을 말하는 언론이나 정치인이 없다는데 그 안타까움이 있는 것이다. 만주에 대한 대응 방안을 독도를 대하는 일본의 태도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가 나아 갈 바를 찾아야 할 것이다.

세상 만물이 영원한 것은 없다. 새삼스럽게 정반합(正反合)의 논리를 내세우지 않더라도 굴기(倔起)를 거듭하는 중국이라고 영원히 지금처럼 초강대국일 수는 없는 것이다. 언제인가는 중국도 쇠락의 길을 걸을 날이 반드시 온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약해지면 총칼을 들고 중국을 침략하자고 무모하게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에 와서는 경제 및 문화적 점령이 군사적 점령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우리 민족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을 말할 때 냄비근성’, ‘빨리빨리 문화를 든다. 하지만 이런 민족성이 생긴 것을 돌이켜보면 우리는 단군왕검의 개국 이래로 여러 국가를 거쳐 오면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다른 민족의 침략을 받았다. 약소민족으로서 이리 쫓기고 저리 도망을 다니다 보니 살아남기 위해 조급증의 민족성이 생긴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또한, 아픈 기억이 많으니 쉽게 흥분하고 쉽게 잊으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도 같은 이치에서 비롯되었을 것으로 유추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중국이 현재 자국 영토 내에서 일어난 모든 국가와 문화는 중국의 지방 정권에 의한 문화라는 잣대로 모든 문명 및 문화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것이 서남공정, 동북공정 등의 핵심 논리이다. 이에 반발하여 갑자기 공중파 방송사 3사가 일제히 잊고 살았던 북방영토에 관해 관심을 쏟아가면서 연개소문’, ‘주몽’, ‘대조영등의 드라마를 동시에 송출하고 중국을 비난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까마득한 옛일로 치부하고 있는 것도 지금의 현실이다. 가장 본보기가 되는 빨리빨리 문화와 냄비근성의 일례일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이 동북공정을 시작하게 된 동기부터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남북한 통일이 되고 만주에 있는 조선족과 통일 한국이 연계되어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되는 것이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치밀한 음모가 동북공정의 시작점이다.

앞에서 우리 민족의 단점을 말했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 민족이 대단하다는 것을 자타가 인정하고 있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영국 기자가 인정해서 보도했던 사실 중에 두세 가지만 들어보면, 세계에서 국민 평균 IQ105가 넘는 유일한 나라, 문맹률 1% 미만인 유일한 나라, 미국과 전면전을 벌여서 3일 이상 버틸 수 있는 8개국 중 한 나라. 등 많은 장점과 강점을 지닌 민족이다.

온갖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고유한 역사를 면면히 유지해 오며 오늘날에는 G20 국가의 반열에 당당히 올라 선진국을 넘보는 우리인데 중국도 우리를 잠재적 경쟁상대로 어찌 여기지 않겠는가?

우리도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상대에 따라 현명하게 대응하고 장기적으로는 치밀한 계획수립을 통해 일관되게 대처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소아적인 반일 감정에만 얽매이지 말고 대국적인 견지에서 일본이 잘하는 것은 과감히 받아들이는 극일(克日)의 자세로 임할 때 만주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답이 보일 것이다즉 우리도 일본처럼 아니면 말고 식의 대응이 필요하고 우리의 실리 앞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중대한 갈림길에 처해 있음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끝으로 소신과 혜안을 가진 지도층이 많이 나와 앞장서서 할 소리는 할 줄 아는 나라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만주는 우리 땅! 아니면 말고…….’ 최소한 간도는 우리 땅! 이라고 외칠 언론과 지도자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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