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산서당 야몽야몽] 교육에 답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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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산서당 야몽야몽] 교육에 답이 있나?
  • 강태립 웅산서당 훈장  woongsan88@hanmail.net
  • 승인 2022.12.1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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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립 웅산서당 훈장
강태립 웅산서당 훈장

| 중앙신문=강태립 웅산서당 훈장 | 추수동장(秋收冬藏)! 가을에는 한해의 결과물을 거두어들이고, 겨울에는 잘 감추어 두어 춥고 어려운 계절을 지혜롭게 보낸다는 천자문(千字文)’의 한 구절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누구나 지나온 날들을 평가받는 날이 온다. 평가에 따라 좋은 사람 나쁜 사람으로 나뉘기도 하고, 성공과 실패로도 나누어지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세상 변화에 따라 지위나 경제 능력, 학문의 성취 정도나 용모, 건강이나 사회적 성취 정도 등의 기준이 달라지기도 한다. 필자는 평생을 서당을 운영하면서 교육에 관한 소회(素懷)가 현 교육제도와는 상반되어 교육제도에 관한 의문을 많이 가지게 된다.

대학 입시 철이 되면서 먼저 평준화라는 교육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각자 능력이 다르다. 오늘날 교육 목표는 학생의 타고난 능력을 개발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어려워하거나 싫어하면 강제로 시키지 말고 좋아하고 재미있는 수업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업 시간에 화장실 가는 것도 자유고, 아무리 잘못해도 체벌(體罰)은 금지하며 아이가 부족한 부분의 숙제도 금지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해도 잘 살 수 있다는 꿈 같은 망상을 심어준다. 그리고 평가도 하지 말란다. 인생의 결정적 단계에서는 모두 평가 하면서~~~?

좋은 말들은 실행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예수의 서로 사랑하라, 부처님의 ()한 마음의 말에 누가 토를 달까? ‘평준이라는 말과 다른 능력이란 말 사이에 이미 함께 할 수 없는 모순이 있다. 모두의 능력을 개발해 주어야 한다면서 어떻게 평준을 말하는지 모르겠다.

지금의 교육제도에서 말하는 교육 목표를 이루려면, 최소한의 교육에도 교육학자인 하워드 가드너의 이론을 빌려 최소 30명 한 반에 8~9명의 교사가 필요하고, 모든 집 자녀들이 왕자나 공주처럼 자라는 이 시대에는 학생 한 명에 8~9명의 교사가 있어야 지금 교육부에서 지시하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교육은 이념을 펼치는 장소가 아니라 어쩌면 생존에 필요한 가장 치열한 전쟁 준비기관이다.

교육제도는 교육 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시대에 맞게 교육해야 한다. 초등교육 현장과 중고교육 현장도 다르고 대학교육 현장이 다른데, 대학교육 현장에서 교육하시던 분들이 정치인이 되고, 교육 수장이 되면서 꿈같이 달콤한 교육 이론으로 학부모의 표가 모일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여 현장 교육을 망치고 있다.

교육이나 학교를 한자로 보면, ‘敎育(교육)’ ‘學校(학교)’. ‘가르친다()’는 말은 무엇을 하게 한다(;다스릴 )는 뜻이며, ‘()’자신이 살아갈 집을 짓는 모양으로 자신의 집을 이루고 살아갈 능력을 키운다는 뜻이다. ()는 잘못을 바로 잡는다는 뜻으로 죄인을 구속하던 도구 모양인데 그래서 교정(校正)이라고 할 때도 쓰인다.

교육은 크게 두 방향이 있는데. 하나는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공부가 있고, 또 하나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하는 공부가 있다. 교육정책을 따라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했는데 시대와 맞지 않거나, 집권당의 정책 방향과 맞지 않아 생활이 곤란해지면 누가 책임지겠는가? 누구는 험하고 어려운 일을 하기 좋아서 한다는 말인가? 왜 교육은 현장에서는 책임감 있게 교육하려고 하지 않을까? 다 정치 교육자들의 표 때문이다. 또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려고 배우는 것이 공부다. 무엇하나 제대로 하려면 고통이 따른다. 세상은 고통이나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이루어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 평준화를 주장하는 교육자들은 이미 자녀가 어떤 일을 해도 도와줄 경제적인 능력이나 사회적인 위치가 정해진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들 자녀는 언제 어떤 환경이든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어려움에 처한 자녀를 도와줄 수 있지만, 보통 서민들은 꿈도 못 꿀 말이다.

일선 교사들도 다 알지 못하는 입시제도는 그 제도를 아는 정치인들의 자녀를 위한 제도이다. 그래서 가끔 정치인 자녀들 입시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다. 진정으로 아이들의 다양한 능력을 개발해 주려면 먼저 평준화라는 말을 숙고해야 한다. 대신 다양한 형태의 교육이 더 많아져야 하고 능력별 수준별 학교가 더 많아져야 교육의 손실이 적어진다. 평준은 학생을 인격적으로 대하라는 말에 국한해야 한다. 교육의 다양성을 말하면서 교육 부담을 앞세워 과목을 폐지해 버리는 교육도 있는데, 단 한 학생이라도 이 때문에 피해가 간다면 무어라 말할까?

어떻게 공교육에서 다 해주느냐고 말할까? 그럼 학교는 학생들이 학원에 다니도록 조장하는 곳이란 말인가? 그러면서 사교육 탓을 할까? 최고의 인재들을 선생님으로 뽑아놓고 무엇도 하지 말라는 지시가 많은 교육제도가 교육을 망친다.

평준화!! 좋은 말에는 항상 함정이 있다. 쉽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아진 시대에 살면서, 하기 싫고 어려운 공부를 하기에는 더욱 어려운 환경이 됐지만, 교육은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함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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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2022-12-18 07:30:34
공감합니다

전종학 2022-12-18 07:29:40
옳으신 말씀입니다

서명금 2022-12-17 18:48:21
너무나교육과 삶여 씨앗이 됨니다
조아요 ㅡ이억수

서명금 2022-12-16 21:20:46
항상 정성을다해 열강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강 강태형 배.

서명금 2022-12-16 21:18:29
의사선생님같아요.항상감사함.가슴에담고있습니다.힘내세요ㅡ박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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