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언어(말)의 품격(品格)과 위력(偉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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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언어(말)의 품격(品格)과 위력(偉力)
  • 문학박사 문재익(전, 강남대 교수)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2.12.0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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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전, 강남대 교수)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전, 강남대 교수) | 먼저 제목의 사전적 의미를 하나씩 보자. 언어란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나타내거나 음성이나 문자 따위의 수단, 또는 그 음성이나 문자 따위의 사회관습 체계이며, 말은 언어의 한 부분으로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쓰는 음성기호로, 곧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목구멍을 통하여 조직적으로 나타내는 소리를 가리킨다. 그리고 품격이란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性品:사람의 성질과 됨됨이), 품위(品位:사람이 갖추어야 할 기품이나 위엄), 기품(氣品:고상한 성품이나 품격)’이며, 위력이란 위대한 힘이다.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문인 성대중(成大中)이 쓴 청성잡기(靑城雜記)에서 내부족자(內不足者) 기사번(基辭煩)’하고 심무주자(心無主者) 기사황(基辭荒)’이니라 는 내면의 수양이 부족한 자는 말이 번잡하여 마음에 주관이 없어 말이 거칠고, 말과 글에는 사람 됨됨이가 서려있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사람의 품성이 드러난다.’는 의미이다. 언어 중 말은 우리 인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고 육체를 변화시키기도 하며, 또한 행동을 지배하기도하고, 환경과 운명을 결정짓기도 한다. 오늘은 어제 한 말의 결실이고, 내일은 오늘 한 말의 결실이기도 해서, 호수에 돌을 던지면 파문이 이는 것처럼 말의 파장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기도 하는 것이다. 특히 말은 자아상(自我像:자신의 역할이나 존재에 대하여 가지는 생각)을 바꾸기도 한다. ‘생각을 조심해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해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해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해라.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영국의 대처수상의 말이다.

언어()의 품격은 무엇인가? 먼저 품격의 한자(漢字·表意文字) ()의 구조를 보면 입구() 세 개가 모여 이루어 진 것으로 상품의 수준은 품질(品質), 국가의 수준은 국격(國格), 사람의 수준은 인격, 품격으로 그 사람의 말이 쌓이고 쌓여 한 인간의 품성(品性)을 이룬다.’는 것이다. 한 인간의 체취, 향기는 그 사람이 구사하는 말에서 나오는 것이다. 심지어 말에서 그 사람의 도덕성도 가름할 수 있다. ‘인간의 도덕성은 그의 언어에 대한 태도 속에서 드러난다.’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사상가 레프 톨스토이의 말이다. 독일의 실존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이는 인간의 정체성(正體性), 존재의 본질(本質)을 드러내는 또 다른 얼굴로, 정제된 언어의 사용은 인간의 특권이자 의무이기도하다. 생각이 말과 행동으로 나타나고, 말과 행동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운명이 되어, 성공과 실패로 양분(兩分)되어 지는 것이다. 거친 말은 건전하고 건강한 사고와 행동을 배척(排斥:거부하여 물리침)하게 되고, 창의성과 진취성(進就性: 일을 차차 이루어 나갈 만한 성질 )을 해치게 된다. 그러므로 좋은 말, 특히 진심이 담긴 말은 듣는 상대에게도, 말하는 자신에게도 바람직하고 복()이 되는 것이다. ‘진심어린 말을 해야 완벽한 소통을 할 수 있다. 말이 있기에 사람은 짐승보다 낫다. 그러나 바르게 말하지 못한다면 짐승이 그대보다 나을 것이다.’ 페르시아의 시성(詩聖) 사이디의 말이다. 그런데 말의 품격에는 내말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것도 포함된다.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며, 경청은 지혜의 특권이다.’ 프랑스의 작가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의 말이며, ‘경청하고 대답을 잘 해주는 것은 대화술에서 인간이 다룰 수 있는 최고의 경지이다.’미국의 문필가이자 의학자인 올리버 웬댈 홈스의 말이다.

언어()의 위력은 무엇인가? 말의 위력은 살상(殺傷:사람을 죽이거나 상처를 입힘)의 무기가 될 수도 있고, 대인관계에서는 적대적인 사람끼리 화해를, 조직 내에서는 단결과 총화(總和:전체의 화합)를 이룰 수도 있다. 한마디의 말이 행복과 불행을 가를 수도, 절망과 희망을 갖게도 할 수 있게 하고, 친구와 적을 만들 수도 있으며, 그리고 단결이나 분열을 초래 할 수 있다. 당나라 말기부터 오대십국시대 다섯 왕조를 거치면서 재상을 지낸 풍도(馮道)는 설시(舌詩)에서 말을 잘못하면 재앙을 피할 길이 없으니 말조심할 것을 다음과 같이 읊었다.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입은 재앙의 문이고)’이고, ‘설시참신도(舌是斬身刀: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이니라. ‘폐구심장설(閉口深藏舌: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간직하면)’하면 안신처처우(安身處處宇:가는 곳 마다 몸이 편안하게 된다.)’하리라. 한마디로 어디에서든지 말은 모든 화근(禍根:재앙의 근원)이니 잘못 말하느니 안하느니 못하다는 말이다.’ 말의 위대한 힘은 바로 진실 된 말, 고운 말, 논리 정연한 말, 칭찬 하는 말, 감사하는 말, 그리고 무엇보다도 상대의 가능성을 독려(督勵:감독하고 격려함)하는 말에서 나오는 것이다.

유대인의 경전이자 잠언 집으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온 탈무드(1)에서 인생을 참되게 사는 비결은 바로 자기의 혀를 조심해서 쓰는 일이다.’ (2)에서는 언제나 부드러운 혀를 간직해야 한다. 딱딱한 혀는 불화(不和)를 몰고 올 수 있다.’ 그리고 혀(3)에서는 혀가 좋으면 그 보다 더 좋은 것이 없고 나쁘면 더 나쁜 것이 없다.’ 여기서 혀는 말(내용), 말씨(말하는 태도나 버릇), 말투[말하는 버릇이나 본새(동작이나 버릇의 됨됨이)]를 말하는 것으로, 혀가 딱딱하고 나쁘다는 것은 요샛말로 언어폭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언어폭력 자() 들의 입술은 예리한 면도날이고 치아는 엇갈린 톱날이며, 혀는 날카로운 송곳이고, 그리고 목구멍은 둔탁하나 날선 도끼이다. 한마디로 상대의 가슴, 마음을 베고, 찌르고, 썰고, 찍어내고 도려내고 후벼 파기 까지 하는 것이다. 페르시아 제국의 시성(詩聖)중 한사람인 사이디는 입과 혀라는 것은 화()와 근심의 문이요, 몸을 죽이는 도끼와 같다.’고 말 했다. 언어폭력 자들의 가장 일반적인 자기 합리화의 말 내가 오죽했으면 그렇게 말 하겠느냐!’ 아니면 뭐 그 정도 말 가지고!’로 빠져 나가려 한다. 그리고 자신의 말이 언어폭력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인정(하다못해 내 말이 너무 지나쳤나!’)도 하지 않으려 한다. 한마디로 언어폭력 자들의 일련의 과정들은 염장 지르고, 재 뿌리고, 어깃장 놓고, 그리고 다음으로 오리발 내밀고, 가증(可憎:괘씸하고 얄미운)스럽게도 상대에게 그 원인을 덮어씌우기로 끝을 낸다.

언어폭력은 상처가 남지 않을 뿐, 신체폭력과 결코 다름이 없다. 언어폭력이 주는 고통은 신체폭력 못지않게 크며,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치유 불가능하기도 하다. 몽골속담에 칼의 상처는 아물어도 말의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고 한다. 대인관계, 조직생활 특히 가정의 가장 근본이 되는 부부사이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 우리에게 주는 경고의 글귀이다. 부부사이의 파탄의 원인이 여러 가지 있지만 상대의 언어폭력에 의한 경우에는 감정의 골이 깊기 때문에 회복 불가능 하여, 결국 대부분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가 수없이 많지만 그중에서 상대에게 말 한마디라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그 어느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음식을 먹기 전 그 음식이 상했는지 확인해야 하는 것처럼, 말을 내 뱉기 전에 그 말이 미칠 파장(波長)을 염두(念頭)에 두어야한다. 성경 시편에도 여호와여 내입 앞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게 하소서!’라고 쓰여 있기도 하다.

우리는 흔히 그 사람 참 말 싸가지 없게 해!’라는 말들을 하거나 듣게 된다. 그럼 여기서 말하는 싸가지는 무엇인가? 바로 인성이다. 그렇다면 말하는 인성은 어떻게 형성이 되는가? 무엇보다도 집안 내림이다. 생물학적 DNA가 작용하는 것이다. 주변을 잘 지켜보아라. 어떤 한 사람이 말이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채, 흔히 하는 말로 싸가지 없게 행동하고 말하면, 대체로 그의 형제자매들도 거의 비슷비슷하다. 요새 인터넷 신조어(新造語)로 뇌피셜[]() official(공식입장):자기 머리에서 나온 생각이 사실이나 검증된 것 마냥 말하는 행위]이라는 말이 있는데 상대방이나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나 정서에 맞지 않는 말을 지껄여 상대나 주변사람 들을 당황케 하거나 역겹게 하여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사실 대인관계에서 대화를 할 때에는 내 뱉고자 하는 말은 먼저 뇌를 거쳐 가슴에서 적절한 필터링[filtering:여과(濾過)]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 적절한지, 아니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아닌지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판단이 필요한 것이다. ‘말을 시작하기 전 생각할 시간이 있다면 하고자 하는 말이 가치가 있는지, 말할 필요가 있는지,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지 생각해 보라.’ 러시아의 작가이자 사상가 톨스토이의 말이다. 집안 내림 다음으로는 환경적 요인이다. 어떤 부모님을 만나고, 어떤 스승님을 만나느냐에 달려있다. 사람은 6~7세 정도면 어느 정도 인격 형성이 되므로 유치원 교육이 먼저 중요하다. 또한 사춘기시절인 중, 고등학교시절 교우관계는 더더욱 중요하다. 특히 중3~1시기가 가장 위험하고 중요하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 직종별 분위기나 정서에 따라 인격, 인성에 큰 변화를 맞이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집안 내림이나, 환경적 요인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올바른 인격, 인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독서이다. ‘사람의 품격을 그가 읽는 책으로서 판단 할 수 있는 것은, 마치 그가 벗으로 판단되는 것과 같다.’ 영국의 저술가 스마일즈의 말이다.

독서란 자신의 인생의 폭을 넓히고 자신의 체험을 정확하게 만들어 주며,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정확하게 해 표현력을 증대 시킨다. 결국 바람직한 인격 형성을 하는데 독서의 목적이 있다. 인간은 생각하기 위한 지식을 독서에서 구하고, 생각하는 방법을 독서에서 배우며, 독서와 더불어 생각할 때 비로소 사물에 대한 이해와 판단이 빠르고 폭넓은 인간으로 성장하게 되며, 나아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수 있는 창의력을 갖게 된다. 또한 가난과 무지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공부밖에 없듯이 미련과 착각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독서 밖에는 없다. 한 마디로 독서의 양과 인격, 인성은 비례한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은 아니다. 왜냐하면 독서는 내 삶과 인격의 도정(搗精:곡식을 찧거나 쓿음), 정백미(精白米:더 이상 손댈 것 없는 깨끗한 쌀)’이기 때문이다.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 지혜, 그리고 인격수양은 어느 누구도 가져 갈 수 없는 것으로, 가장 확실하고 효율적인 인생의 투자, ‘독서인 것이다.

끝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하게 쓰고 있는 속담중 하나가 말 한마디에 천 냥 빚 갚는다.’일 것이다. 이는 대인관계에서 의사소통 시() 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말이란 우리가 사회생활하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통로로 단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고, 설득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상대와 나, 서로의 입장과 처지를 고려해 조리(條理:말의 앞뒤가 맞고 체계가 섬) 있는 말, 설득력 있는 말, 분별력 있는 말, 친절한 말(’친절한 말은 짧고 하기 쉽지만, 그 울림은 무궁무진하다.’-테레사 수녀님 말씀 ), 특히 상대의 감정을 자극하거나 사기(士氣)를 꺾지 않는 말, 그리고 상대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말은 원만한 대인관계와 조직 내()의 인간관계에서 필수요건(要件)’이자 우리 모두의 생활의 지혜인 것이다.

문학박사 문재익(전, 강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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