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의 맛 ‘태백산[太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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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의 맛 ‘태백산[太白山]’
  • 박승규 교수  bmikep@naver.com
  • 승인 2022.11.3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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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규 동남보건대 외래교수
박승규 동남보건대 외래교수

| 중앙신문=박승규 교수 | 사람들은 가끔 이런 말들은 한다. 산은 눈이 부시게 연노랑빛 광채를 내는 신록의 5월에 가야 좋다. 한여름 더위에 산을 오르며 숨이 탁탁 막힐 정도로 힘들지만, 계곡은 그 과정을 한 방에 날려주는 여름이 좋다. 울긋불긋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들어 버리는 가을이 좋다. 그리고 온 세상이 흰빛으로 덥힌 겨울 산의 풍경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는 겨울이 좋다 한다.

이렇듯 산은 4계절 맛이 다르다. 하지만 겨울 산의 매서운 추위의 맛을 느껴본 사람들은 겨울 산의 마력에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겨울 산은 자연의 원시적인 아름다움과 극도의 고요함을 보여주고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눈꽃의 절경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어느새 세찬 바람이 얼굴을 때린다는 "눈싸대기"를 경험하고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하얀 눈꽃과 상고대는 그 어떠한 여인은 속살보다 더 부드럽고 한밤 고귀한 여인의 자태보다 더 아름답고 눈이 부시다. 동시에 등 뒤에는 태양을 느끼고 내 몸속 목덜미를 타고 땀에 옷이 금세 축축해지기도 한다. 자 그럼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까. 바로 대한민국 100대명산 눈꽃산행의 최고봉, 태백산[太白山]이다.

눈과 설화의 명소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명산이 있다. 무주의 덕유산(1614m), 제주의 한라산(1950m), 단양의 소백산(1440m) 그리고 태백의 태백산(1567m)이 대표적이다. 태백산은 해발 1500m이 넘는 고산임에도 크게 가파르지 않고 험하지 않아 초보자나,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2시간이면 천제단에 이르고 하산까지 4-5시간이면 족하다. 따라서 가족 산행으로도 적합하다. 태백의 주목과 어우러진 설화는 동화 속의 설경이다. 적설량이 많고 바람이 세차기로 유명하여 눈이 잘 녹지 않고 계속 쌓여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에 눈이 날려 환상적인 설화를 만든다고 한다.

태백산의 등산로 중 유일사, 당골, 백단사 코스를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다. 겨울 설화산행은 대부분 유일사매표소-유일사-장군봉-망경사-당골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주목과 어우러진 환상적 설화가 유일사에서 장군봉 이르는 능선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화방재 아래 유일사매표소에서 장군봉까지는 시간이면 족히 오를 수 있다. 이후 천제단에 오르면 사방으로 펼쳐진 눈꽃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마치 겨울왕국 속에서 온유한 사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뜨거운 사랑으로 눈을 녹여 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허무한 고집일 것이다. , 예술적인 풍경을 벗 삼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부릴 수는 있다.

1994년 제1회 대회를 개최한 이후 매년 1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 눈축제가 열리고 눈축제가 태백산도립공원과 시내 일원에서 개최된다. 화려한 눈축제에 앞서 눈조각 경연대회가 태백산 당골에서 개최된다. 또한, 태백산은 일출 산행으로 인기 있다. 새해를 맞이하는 첫 일출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산은 우리에게 건강상의 이점과 맑은 공기, 도전과 모험, 고요함과 평화 그리고 마음을 사로잡는 아름다움을 준다. 그러나 늘 위험하다. 특히, 겨울 산행은 위험하다. 그래서 더워지기 전에 옷을 벗어야 하고, 추워지기 전에 옷을 입어야 하고, 허기지기 전에 에너지를 보충하고, 갈증이 나기 전에 수분 섭취를 해야 한다. 2016년 국립공원으로 승격이된 태백산이다. 태백산에는 꽃이 겨울에도 핀다. 여성의 속살보다 부드럽고, 크리스탈보다 투명한 눈꽃이 마른가지와 주목이 있는 잿빛 산이 겨울왕국의 은빛으로 물들 것이다.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에 눈이 날려 환상적인 설화를 쫓아 희망을 찾아 걷듯이 한발 한발 태백산을 오르다 보면 2023년 우리의 소원도 이루어지지 않을까 한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태백산은 미스코리아보다 예쁘다. 확인하러 가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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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꾼 2022-11-30 12:45:38
태백산 눈꽃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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