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서 배우는 소소한 이야기] “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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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서 배우는 소소한 이야기] “야?”, “왜?”
  • 장수연 와석초 교사  rabbitkom2@naver.com
  • 승인 2022.11.0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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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연 와석초 교사
장수연 와석초 교사

| 중앙신문=장수연 와석초 교사 | 얼마 전 누워서 핸드폰만 보는 아이가 보기 싫어 ?”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러자 아이가 ?”라고 답하는 것이다. 중학생이 되어 한창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고, 친구와 함께 어울려 노는 맛에 취해 부모의 말이 전과 같지 않게 힘을 잃어버릴 때였다. ‘공부하라는 말’, ‘핸드폰 사용을 자제하라는 말’, ‘방 치우라는 말’, ‘물건 정리하라는 말’, ‘자세를 바르게 하라는 말등 부모라면 누구나가 할 수 있는 말들은 이제 중학생이 된 아이에게는 세상 듣기 싫은 소리가 되었다. “알아서 하겠다.”는 아이의 말에서는 강한 독립심이, “할 거야.”라고 말하는 아이에게서는 귀찮다는 마음이, “알았다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아이의 말에서 상관하지 말라는 강한 거부감이 느껴진다.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항상 이거 해라’, ‘저거 해라하니 듣기 싫을 것이다. 자신이 못하는 모습만 지적만 하는 부모가 야속할 것이다. 자신 또한 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실행하지 못하니 죄책감이 들고, 본인도 공부가 안되니 걱정이 되는데 부모가 콕콕 집어 지적하니 짜증날 것이다. 외우려고 해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 각종 개념과 법칙들이 야속하고, 외워지지 않는 어휘와 단어들에 좌절할 것이다. 본인은 한다고 하지만 부모는 항상 더 해라’, ‘아직 그것 밖에 못하냐하니 속상할 것이다. 부모와 아이는 서로가 서운하다.

뉴턴은 물리학에서 운동의 세 가지 법칙을 발견한 위대한 과학자이다. 그 중 세 번째 법칙이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다. 가물체가 나물체에 힘을 가하면 나물체 역시 가물체에게 똑같은 크기의 힘을 가한다는 것이다. 버스나 자동차를 타고 갈 때 자동차가 서면 타고 있던 나는 주행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몸이 기울게 된다. 이런 현상을 작용과 반작용이라고 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라고 한다면 상대방은 같은 힘의 크기로 ?”라고 답하는 것이 보통이다. 내가 화가 나서 상대에게 하는 말이나 행동은 힘의 작용과 반작용처럼 나에게 되돌아오는 것이다. 또한, 에너지보존법칙이 있다. 에너지가 다른 에너지로 바뀔 때 에너지가 바뀌기 전과 후의 에너지양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결국 내가 소리 지른 만큼 함부로 행동한 만큼 그 모습은 달라도 같은 힘의 양으로 나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감정은 어떠할까? 눈에 보이는 물질의 세계에서 에너지는 오히려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은 서로 말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고, 마음속에 꾹꾹 눌러 쌓아놓을 수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게 잘 감출 수도 있고, 쌓인 에너지가 점점 부풀어 올라 터지기 직전의 화산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감정의 에너지는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서로 예의라는 것을 지키고 서로 조심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전달해야 한다. 다행히도 활활 타오르는 감정의 화산은 따뜻한 말 한마디나,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 하나에도 바로 꺼질 수 있다. 작용과 반작용을 생각해 보아라. 내가 밀면 나도 밀리는 것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부드럽게 말하면 상대방도 부드럽게 나를 대할 것이다.

쌓인 감정을 청산하는 일은 나부터 상대를 존중하고, 예의를 지켜 극진히 대우하는 것이다. 결국 내가 아이에게 좋은 말을 듣고 싶으면 내가 먼저 아이에게 좋은 말을 해주고, 내가 아이에게 대우받고 싶다면, 내가 먼저 아이를 대우해주면 될 것이다. 문뜩 질풍노도와 같은 사춘기를 보내는 아이에게 힘을 주는 말을 해주고, 격려 해주고, 자신감을 잃지 않게 해준 것 밖에는 없다는 선배 부모의 말이 생각난다. 그 아이는 자라서 삶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면서 자신감 넘치는 성인의 모습으로 부모에게 보답했다고 한다.

오늘은 아이를 보면 꼭 안아줘야겠다. 사랑스러운 아이를 안고 사랑해.’라고 속삭여 줘야겠다. 그럼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엄마 등을 꼭 안아줄 것이다. 감사하게도 나의 아이도 나를 사랑한다고 아주 작은 소리로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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