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참사로 경황은 없지만 경제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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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참사로 경황은 없지만 경제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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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0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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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참사로 경황은 없지만 경제도 중요하다. (CG=중앙신문)

| 중앙신문=중앙신문 | ‘트리플 감소’ 즉 소비와 투자 위축, 무역 적자로 국내 경기가 휘청이고 있다. 게다가 이태원 참사까지 겹쳐 내수 전망도 더 어두워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어제 미국이 금리를 대폭 올렸다. 우리 금융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실물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먼저 수출세를 보면 그동안 연초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 오다 6월부터 한 자릿수로 꺾이더니 지난달에는 5.7% 감소했다. 감소세 전환은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이다. 이로 인해 무역수지도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원인은 주요국 금리 인상과 국제적 경기둔화 등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만의 고충은 아니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우리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7%를 기록했다. 지난 6월 6.0%, 7월 6.3%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은 뒤 8월 5.7%, 9월 5.6%로 낮아지다가 석 달 만에 다시 오른 것이다. 5개월 연속 5%대 후반 이상을 지속한 것은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물론 10월 물가 상승률이 높아진 것은 공공요금 인상으로 전기·가스·수도가 23.1% 오른 것이 주된 원인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9월 5.6%에 이어 3개월 연속 5%대 횡보세라며 불안해할 정도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으나 돌발 요인이 발생할 경우 물가 상승률은 언제든 요동칠 수 있다.

우려를 떨쳐버릴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통계청이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면서 당분간 5%대의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봐서다. 지난 7월의 6.3%까지 가진 않겠지만 5%대는 상당 기간 지속된다는 뜻과 마찬가지다. 당분간 물가 상승 불안은 계속되더라도 더 심한 고통은 오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다.

반면 물가를 반영한 근로자 실질임금은 갈수록 줄어 민간소비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는 것은 해결 과제다. 또한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경제주체들의 가중되는 고통도 살펴봐야 한다.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지 않으면 고물가의 파고는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태원 참사로 온 나라가 경황은 없지만 경제는 챙겨야 한다. 우리 경제가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계속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대책과 방지책 마련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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