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자식(子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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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박사의 '생활속 지혜'] 자식(子息)
  •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moon-jack68@daum.net
  • 승인 2022.10.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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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중앙신문=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 자식, 자녀란 내가 낳은 아들딸의 의미이며 아자(兒子)라고도 하는데, 부모의 반대말로, 부모의 아이를 부모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이다. 때로는 비속어(卑俗語)이 자식’ ‘저 자식으로 쓰인다는 것은 내 자식 급이라는 의미이며 특히 여기에 접두어가 붙으면 부모를 욕보이는 말이 된다.

성경에서 자녀는 하나님의 선물이요, 여호와의 기업이며, 노인의 면류관이라고 했다. 한편, 성경에서 자녀는 비유적으로 겸손, 천국 시민에 합당한 존재, 가르침 받는 제자 등으로 언급된다.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빛의 자녀는 성도를 , ‘마귀의 자녀진노의 자녀는 불()신자를 일컫는다.

이규태가 쓴 한국인의 의식구조한국인은 사내자식 광()’편에서 과거 남존여비시대에 남존(男尊)사상은 아들을 낳아 사회의 유지체제로 종족사회인 종법사회를 계승하는데 가장 강렬하게 표현되어왔다.’고 하는데 오늘날에야 우리 사회는 오히려 딸을 더 선호하는 시대이다. 한마디로 아들 낳으면 좋고, 딸 낳으면 더 좋고라는 사고방식이 팽배해 있는 시대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나름대로의 단상(斷想:생각나는 대로 단편적인 생각)은 이렇다. 대개 아들자식은 성장해서 이성을 알게 되면 부모쪽 보다 이성쪽에, 특히 결혼하면 아내에게 훨씬 더, 아니 거의 다 치우치게 되지만 딸자식은 이성이나 남편에게 치우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마디로 딸자식은 부모는 부모, 이성이나 남편은 단지 이성이나 남편으로 사랑과 책임, 그리고 도리를 다하는 게 일반적이다. 사자성어에 부자자효(父慈子孝)라는 말은 부모는 자애롭고 자식은 효도한다.’는 뜻으로 어버이는 자식에게 자애로운 사랑을 베풀고 자식은 어버이에게 효성스러워야 한다.’는 의미이다. 대체로 요즈음의 세태는 아들자식보다는 딸자식이 더 부모에게 효성(孝誠:마음을 다하여 부모를 섬기는 정성)을 한다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다.

독일의 민족학자이자 언어학자 빌헬름 슈미트는 부모와자식간의 사랑은 행복과 같이 기분에 좌우되는 감정이 아니라 그 사랑은 변함없는 의미로 그 안에 심오한 이유를 담고 있다. 항상 서로의 편을 지켜주는 고마움과 더 이상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자식 편에서 격려해 주는 것이 부모자식간의 사랑이다. 나이가 들면 자식이라는 존재가 마음의 평정을 위한 하나의 이유가 된다. 자식이 있어서 부모의 인생이 계속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고 한다. 인용문 마지막에서 나이가 들면 자식이라는 존재가 마음의 평정을 위한 하나의 이유라는 말은 자신이 세상을 떠나고 나더라도 자신을 이은 또 다른 삶이 계속된다는 생각이 마음의 평안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러나 자식의 삶이 병약하고 험난하거나 곤궁할 때에는 마음의 큰 짐으로 남을 것이며, 만약에 자식이 없다면 구조적인 공허감을 자주 느낄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므로 비()혼자나 독신주의자 그리고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사고방식의 소유자는 심각하게 고민해 재고(再考)할 문제이다.

명심보감에 엄한 아버지는 효자를 길러내고, 엄한 어머니는 효녀를 길러낸다(嚴父出孝子 嚴母出孝女).’는 말이 있다. 또한 엄모자부(嚴母慈父) ‘어머니는 엄하고 아버지는 사랑이 깊을 때 효자효녀가 나온다.’는 말도 이치에 맞는 나름대로의 진리인 것 같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가문의 성공 비결은 엄격한 가정교육에 있었다. 부시대통령의 어머니 바버라 부시 여사는 훈련소 조교로 불릴 만큼 엄격하게 자녀들 교육을 시켰던 것이다.

그러면 불효하는 자식은 차치(且置:내버려 두고 문제 삼지 않음)하고 효도하는 자식의 유형은 어떠한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하나는, 정신적, 물질적 효도이다.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나 곁에서 함께 기뻐해주고, 위로해주고, 그리고 아프면 극진히 곁에서 간호해 주고, 또한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이 채워주고, 심지어는 자매, 그리고 조카까지도 마음써주고, 챙겨주는, 말 그대로 확실하게 노년의 아버지 대신 가장(家長) 노릇하며 효도하는 자식이 있고. 또 하나는 제 노릇 확실하게 하는 자식, 항상 신중하고 사려 깊고 언어가 정제 되어 있으면서, 어려서부터 성년이 되어서 까지도 부모의 말이나 뜻을 거역(拒逆)하거나 속 썩이는 일 없는 자식, 거기다가 결혼해서 알뜰하고, 가정에 충실하고 시댁 부모님께도 친정 부모님한테처럼 도리를 다하는 자식(아들자식은 결혼하면 대체로 처가 쪽으로 기움)이 있는데, 두 유형의 자식들이야 말로 무게로 달아봐도 경중(輕重)을 가릴 수 없는 효도하는 자식일 것이다. 이런 두 유형의 자식을 둔 부모야 말로 성경말씀 대로 노인의 면류관이 아니겠는가?

인생의 노년에 자문(自問)해 본다. 내가 이승에 왔다가는 인생행로에 어떤 흔적을 남기고 갈 것인가? 남은 흔적으로 자식, 금쪽같은 새끼가 있는가? 그래 자식들, 금쪽같은 새끼들, 거기다가 손자 손녀도 있다. 그렇다면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내 생애 최후, 특히 노년의 보루(堡壘)는 자식들이다. 그들의 앞길에 방해가 되거나 저해가 되는 일은 해서는 안 된다. 노년은 절약과 절제 그리고 마음 다스림이 필요한 시기이다. 설령 노년에 부부간 불화가 극심해도 황혼 이혼을 생각하거나 실행해서도 안 된다. 젊은 날에 고생 고생하여 오늘날 여기까지 모든 것을 이룩하기 위해 겪었던 고통에 비하면 참으면 참을 만하다. 노년에 부부사이가 지금이야 그렇다 쳐도 젊은 날의 순수했던 소중한 추억은 남아 있지 않은가? 나만 참으면 우리 가족들, 특히 금쪽같은 새끼들 모두 평안할 수 있는데 이 얼마나 가성비 높은 일인가?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자식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기도라는 것이 꼭 그리스도인들만 하는 것이 아닌 비()그리스도인들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기도는 마음속이 아닌 소리 내어 해야 한다. 우주는 공명(共鳴).울림이기 때문이다. 사자성어에 일념통천(一念通天)한결같은 마음으로 열중하면 하늘도 감동하여 일이 성취 된다.’는 의미이다. 기도 내용으로는 첫 번째, 금쪽같은 새끼들이 내 곁에 있음에, 상황별 잘 된 일이 있을 때 마다 감사를 표하고 두 번째, 건강과 안전을 세 번째, 하고 있는 저마다의 일들이 성공하기를, 마지막으로, 이루고자 하는 일 들이 (소원)성취 되도록 기도한다.

끝으로 기성세대들은 한번 돌이켜 생각해 보아라. 지난날 우리 부모님들이 그리스도인이면 예배당에서, ()자이면 불전에서, 아니면 집안 한쪽에 돌부처를 모셔놓고, 하다못해 어머니는 아침 밥 지으러 나가셔 맨 먼저 정화수 떠놓고 부엌 조항신께 라도 자식들 잘되기를 두 손 모아 빌었던 덕분으로 우리가 지금까지 이렇게 무탈하고 나름대로 성공하여 잘 살고 있지 않은가? 우리들이 자식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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