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둘레길 – 13코스] 아름다운 인천의 풍광...월미도 한 바퀴 걷는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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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둘레길 – 13코스] 아름다운 인천의 풍광...월미도 한 바퀴 걷는 코스
  • 남용우 선임기자  nyw18@naver.com
  • 승인 2022.10.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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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 인천둘레길 13코스는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문화 휴식공간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월미도를 한 바퀴 걷는 길이다. 월미도는 지리적 특성상 예부터 군사 요충지의 역할을 해왔다. 특히 6.25 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무대로 전쟁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풍광을 지녀 유원지로 개발되면서 지금도 많은 사람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잔뜩 흐리지만 선선함을 더해 야외활동에 무리가 없었던 지난 16일 오후, 월미도를 찾아 걷기에 나섰다.

월미도 입구 전경. (사진=남용우 선임기자)

# 아픈 역사를 간직한 월미도

월미도는 행정구역상 인천시 중구 북성동에 있는 작은 섬이다. 섬의 모양이 반달의 꼬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월미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역사 기록을 보면 조선시대에 어을미라고 불리었다고 해서, 어을미-얼미-월미로 발음이 변했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한다.

월미도는 예부터 중요한 교통로이자 군사적 요충지였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는 영종도와 함께 해로의 기착지였으며,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수도 한양을 지키는 군사기지였다. 실제로 월미도에는 월미행궁이 존재하는데, 이는 임금이 임시로 머무르는 거처로, 북벌을 주창했던 효종 때 건립했다고 한다. 효종이 군사훈련을 위해 월미도를 여러 번 방문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건물이다.

근대화 시기, 월미도는 서양 열강 침입의 전초기지였다. 병인양요, 운요호 사건 때 서양배들이 한양으로 진격하기 전 잠시 머물렀던 곳이 월미도였으며, 일본과 러시아 군대가 군수물자를 보관하던 곳도 월미도였다.

의외로 월미도가 관광 휴양지로 변모한 것은 일제강점기 시기였다. 일제는 1915년부터 월미도에 각종 시설을 지어 유원지로 조성했다. 각종 휴양시설과 유흥시설을 차례로 건립하면서 월미도는 한때 조선 제일의 유원지라 불리기도 했다.

월미도가 가장 큰 아픔을 겪은 것은 6.25 전쟁 시기였다. 전쟁의 판도를 뒤바꾼 인천상륙작전의 무대였기 때문이다. 월미도에 들어가기 위해 대한제분 공장을 지나치려다 보면 당시 전쟁을 지휘했던 맥아더길, 그리고 인천상륙작전 상륙지점(적색해안) 기념비, 그리고 상륙작전 전승비가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쟁은 성공했지만, 그 대가로 월미도는 초토화될 수밖에 없었다. 상륙작전(1950915)을 전후해 연합군은 월미도에 무려 65차례에 걸친 공중폭격을 감행한 여파로 주민과 노동자 1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관광지로 개발된 아름다운 풍광은 모두 잿더미로 변했다. 이후 월미도에는 지금의 부두와 공장이 들어서게 됐다.

#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월미공원

월미 바다열차 레일을 따라 월미도 안으로 쭉 걸어가다 보면 월미공원이 나온다. 월미공원은 지난 50여 년간 군부대가 주둔했던 곳으로 2001년에서야 인천시가 부지를 인수해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인천시민들이 찾아볼 수 있는 공원으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공원 내부는 온통 단풍으로 물들어있어 더 추워지기 전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제격인 곳이었다. 흐린 날임에도 많은 방문객이 몰려들어 화사하게 조성한 화단과 공원 내부를 둘러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인천의 상징인 물범을 형상화한 물범카도 수시로 오가며 월미공원을 알리고 있었다.

공원 한쪽에는 그린비치(인천상륙작전 상륙지점) 안내문이 놓여있었다. 안내문에는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서울을 수복하게 됐지만, 월미도에 쏟아진 엄청난 폭격으로 아름다운 풍광이 초토화되었음을 담담히 적고 있다. 이렇듯 수도권 대표 관광지이자 역사문화 유적지인 월미도에는 아름다움 한편에 아픔이 자리 잡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월미테마파크 지나 이민사박물관까지, 다양한 볼거리

월미공원을 나서면 월미테마파크가 보인다. 이곳에는 대관람차, 바이킹, 하이퍼드롭 등 다양한 놀이기구가 운영하고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날 방문했을 때도 테마파크 안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테마파크를 지나 해안길을 한 바퀴 돌아보니 해사고등학교 건너편으로 마지막 목적지인 한국이민사박물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나라의 최초 공식 이민은 19021222일 인천 제물포항에서 121명이 일본 여객선 겐카이마루호를 타고 출발해 신체검사에서 탈락한 19명을 제외한 102명이 1903113일 하와이 호놀룰루에 발을 디딘 것에서 시작됐다.

박물관에서는 마침 이민 120주년을 맞아 세계 각지로 뻗어나간 한인 역사를 조명하는 특별전을 열고 있었다. 시간을 내서 한번쯤 둘러볼 만 했다.

박물관 도착을 끝으로 둘레길 여정을 마무리했다. 다음 방문에는 월미바다열차를 타고 월미도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남용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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