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 인천지역 4개권역에 소각장 확보 ‘사활’....주민 반대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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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기획] 인천지역 4개권역에 소각장 확보 ‘사활’....주민 반대는 여전
  • 남용우 선임기자  nyw18@naver.com
  • 승인 2022.10.1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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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매립 전면금지 시행까지 4년 남아...반대 주민 극복 ‘관건’
박남춘 전 시장 추진, 영흥면 자체매립지 조성 ‘전면 백지화’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9월 2일 인천중구 월미도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초청, 수도권매립지 문제 등 수도권 광역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9월 2일 인천중구 월미도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초청, 수도권매립지 문제 등 수도권 광역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 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 [편집자주] 오는 2026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전면금지 조치를 앞두고 인천 곳곳에서 생활폐기물 소각장 건립 움직임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7월 취임한 민선8기 유정복 인천시장은 전임 박남춘 시장이 추진해온 옹진군 영흥면 자체매립지 조성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다만 권역별 소각장 조성사업의 경우 큰 변화 없이 추진되는 모양새다. 인천의 경우 서부권(중구, 동구), 북부권(서구, 강화군), 동부권(부평구, 계양구), 남부권(미추홀구, 연수구, 남동구) 4개권역에서 광역소각장 조성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주민 반발이다. 올해 초의 경우 서구와 강화군이 사용할 북부권 소각장 입지 공고가 시행됐지만, 주민들의 집단 반발을 의식하면서 단 1곳도 입찰에 응하지 않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근 벌어진 서울 마포구 주민들의 구의회 집단 반발과 같은 지역 내 집단행동도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기획에서는 인천 4개 권역에서 추진 중인 광역소각장 건설사업 추진상황을 살펴보고 권역별로 예상되는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 폐기물 직매립 금지 4년 남아...인천지역 소각장 확보 사활

인천시는 최근 서부권 소각장 부지를 찾기 위한 입지 후보지 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중구와 동구지역 하루 300t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 후보지를 살필 방침이다. 용역을 통해 서부권 소각장 대상지의 위치와 지형·지세, 토지이용 현황 등 입지적인 조건과 함께 사회적 여건, 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내년 2월까지 소각장 후보지를 제시할 방침이다. 후보지가 제시된 이후 서부권 소각장 신설을 위한 입지선정위원회가 꾸려져 최종 후보지를 선정하게 된다.

북부권의 경우 몇 차례 입찰이 무산된 소각장 후보지 선정을 위한 움직임이 재개된다. 서구는 최근 소각장 후보지를 정할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작업에 나섰다. 서구는 10월 안으로 선정위 구성을 마무리한 후 내년 상반기까지 후보지 타당성 조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서구는 그동안 대상지로 검토했던 북항 인근 공원부지,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물류단지 인근 공원부지 등을 포함해 다각적 검토에 나설 방침이다.

동부권의 경우 인접 지자체인 경기 부천시와의 광역소각장 건설 협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부천시 오정구 대장동에서 운영 중인 소각장(부천시자원순환센터)을 광역화하고 계양구와 부평구가 건립비를 나눠 부담하는 형태다. 다만 부천시가 광역화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변수다.

남부권의 경우 현재 운영 중인 송도소각장을 계속 사용하게 된다. 다만 노후화된 시설의 현대화가 시급한 상황이어서, 소각장을 공동으로 사용하게 될 미추홀구, 남동구, 연수구 등 3개 기초지자체가 예산을 분담하게 될 전망이다.

# ‘소각장=기피시설여전...주민 반대 극복할 수 있을까

환경부는 지난해 종량제 폐기물을 직매립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공포했다. 이에 인천시를 비롯해 수도권매립지로 폐기물을 반입하는 경기, 서울 등 수도권 3개 광역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넓은 권역에서 자체 소각장을 운영하는 경기도에 비해 좁은 면적에 몰려있는 인천, 서울 등이 더 큰 문제로 다가온다.

그만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아직도 소각장=기피시설이라는 인식을 벗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달로 세계 최고 수준의 오염방지 설비,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 도입은 물론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법적 기준치의 10배 수준으로 강화해 주변 환경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오랜 주민들의 기피 심리를 극복하는 것은 아직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지역마다 다르지만 연간 수백억 원에 달하는 주민기금을 조성해 주민복리증진과 지역발전에 사용하겠다는 일종의 당근도 제시하고 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서구에 거주하는 유모씨(32·)소각시설이니까 하루 24시간 쓰레기를 태우면서 엄청난 매연과 비산먼지가 발생하는 것이 사실 아니냐집 근처에 소각시설이 들어선다고 찬성하는 주민들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서울시의 경우 지난 831일 신규 쓰레기 소각장 최종 후보지를 공개했는데, 이미 난지도 소각장이 가동 중인 마포구 상암동이 선정됐다. 이에 따라 마포구 주민들이 마포만 또 희생 하냐며 극렬히 반발하고 있다. 이 와중에 마포구의회에서 모 구의원이 방청 중인 마포구 주민에게 고성을 지른 이른바 막말 논란이 나오기도 했다.

인천 역시 비슷한 기피시설인 자체매립지 조성을 두고 특정 지역이 거론될 때마다 극심한 반발을 빚었다. 박남춘 시장 시절 자체매립지 후보지로 옹진군 영흥면이 결정되자 영흥면 주민들이 인천시청까지 상경해 격렬히 반발하기도 했다.

소각장에 대한 인천시민들의 인식은 현재 운영 중인 청라, 송도소각장에 대한 여론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인천의 외곽이었던 송도, 청라지역은 갯벌 매립으로 세계적인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기피시설인 소각장에 대한 갈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송도, 청라 주민들은 수년 전부터 소각장 가동 중단을 주장하며 인천시청에 집단 민원을 제기해왔다. 이 때문에 서구는 기존 청라소각장을 사용하지 않고 새로 소각장 조성에 나선 상태다. 연수구 역시 송도소각장 증설을 두고 송도 주민들의 반대에 맞서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기준으로 서부권과 북부권 소각장 대상지는 비공개 상태다. 관련 용역이 실시되고 입지위원회 운영을 통해 대상지가 공개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소각장 건설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 수도권 3개 광역 지자체장 공동행보 필요해

부평구와 계양구 권역 소각장 대상으로 거론되는 부천소각장 광역화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광역지자체장 간 협력이 중요할 전망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벌써 두 차례에 걸쳐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회동을 가졌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오 시장과 김 지사를 인천 월미도로 초청, 술자리를 겸한 회동을 하는 등 수도권매립지, 쓰레기 정책 등 중요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에 나서고 있다당시 유 시장은 우선 환경부 장관을 포함한 수도권매립지 4자협의체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기로 했다면서 수도권 관련 사항은 중앙정부에 대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부천 광역소각장의 경우 김동연 지사와의 협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유 시장과 김 지사는 여야를 떠나 초당적으로 수도권 발전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아직 광역소각장 조성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부천시의 결정에 김 지사의 중재가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남용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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