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의 사람과 음악] 걸작을 만든 작곡가 이야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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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경의 사람과 음악] 걸작을 만든 작곡가 이야기 ①
  • 권은경 삼육대 교수  piamokek@gmail.com
  • 승인 2022.10.0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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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경 교수.
권은경 삼육대 교수

| 중앙신문=권은경 삼육대 교수 | 대부분 사람의 인생 중 어려운 시기는 인내를 낳게 하고, 음악가들의 이러한 운명은 그로 인해 아름다운 선율을 빚어낸다. 누구나 다 아는 베토벤은 단지 귀가 잘 안 들린다는 이유만으로 음악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그로 인한 굴욕감을 늘 견디며 살아왔다. 그러나 이러한 베토벤의 장애는 삶을 자살로 이끌어가거나 음악을 포기하게 되는 이유가 되지 않았다. 베토벤은 서른여섯 당시, 청각장애 치료 요양을 위해 독일 하일리겐슈타트6년 정도 머무르며, 스스로 선언했다. 아무리 귀가 들리지 않고, 건강이 악화하더라도 절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겠다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분명 소리를 못 듣는다는 것은 절망적인 일이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음악가로서의 생명을 놓지 않았던 이유는 뭘까? 아마도, 베토벤에게 자신의 내면 가득 음악을 통해 쓰고 싶었던 것에 대한 자신만의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닐까?

글을 쓰며 이러한 사실을 뇌되 이며 생각해 본다. 과연 자신의 인생에서 어려움을 자신이 알고 있다고 할 때, 성숙과 좌절 중 난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한번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분명한 것은 베토벤의 아픔으로 인해 성숙하고 성장한 것은 비단 베토벤 한 사람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토대로 살펴볼 때, 우리에게 다가온 어려움을 이겨낼 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그것도 그 사람만의 기회가 아닌 우리 모두의 기회로.

그 예로 현대 시대에 음악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트로놈이라는 박자기는 바로 베토벤의 들리지 않는 귀를 위해 보청기를 만들어 준 발명가 멘첼이었다. 이로 인해 악보에 곡의 빠르기를 숫자로 표기하기 시작한 사람이 바로 베토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또한 그 당시 베토벤으로 인해 고전과 낭만 시대의 다리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베토벤의 화려하고 남달랐다. 이러한 그의 곡 스타일은 그의 제자 '체르니'가 스승인 베토벤의 곡을 기술적으로 잘 소화하여 연주할 수 있도록 칼 체르니연습곡 시리즈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아직도 피아노를 배우는 연주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정도 되면 이 글을 쓰는 필자를 비롯해 음악에 종사하는 이들은 모두 베토벤의 아픔으로 인해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베토벤은 자신의 아픔을 이겨가며 세기에 남겨진 곡을 썼으나, 정작 본인은 그렇게나 많은 곡을 쓰고도 제대로 된 수입을 받지 못했다. 당시 생활이 너무 어려워서 유치장에 갈 형편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도 많은 후원자가 베토벤을 돕겠다고 했었지만, 당시 귀족사회가 해체되며, 베토벤을 적극적으로 돕던 귀족들도 사라져갔다. 아무 이유 없이 돈을 받지 않겠다고 결심한 베토벤은 생활고를 겪으며, 끝까지 양심과 도덕을 지켰다. “아무런 이유 없이 주는 동정의 후원은 절대 받지 않으리라마치 그가 귓병으로 인해 죽지 않겠다고 결심한 그것처럼 말이다. 그런데도, 베토벤의 인생에서 가장 궁핍의 최악에 시달렸을 때 쓴 그의 작품 중 후기 현악 4중주 작품들은 우리에게 걸작으로 남아있다. 사실 이 곡은 전문 연주자들도 정말이지 너무 연주하기 힘든 곡이었다고 한다. 당시 이 곡을 연주해 주었던 베토벤의 친구 슈판치히는 베토벤에게 이렇게 질문했다고 한다. “정말 이 작품이 음악이라고 생각하나?”라고, 그랬더니 베토벤은 버럭 화를 내며 이렇게 대답했다. “이 작품의 곡은 자네가 아니라, 후세를 위한 것일세라고 말이다.

요즈음 날씨가 쌀쌀해지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여러 모양으로 따뜻한 온기가 있어야 하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 필자는 이 글을 빌어 그렇게 하루하루를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비록 당신이 베토벤처럼 극심한 귓속의 아픔이나 대단한 명작을 쓰기 위해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고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베토벤이 죽음이 아닌,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성숙한 자신만의 음악의 독창성을 더 갈구하며 살아간 것처럼, 당신의 확고한 신념과 의지로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순간이 바로 당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인생의 걸작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그리고 당신의 그러한 삶의 이야기가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베토벤의 음악처럼 울림이 되어 퍼져나가게 될 것을 기억하라고 말이다.

권은경 삼육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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