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국립영화박물관 건립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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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국립영화박물관 건립에 대한 생각
  • 전상민 칼럼리스트  redline016@daum.net
  • 승인 2022.10.0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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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민 칼럼리스트
전상민 칼럼리스트

부산 국제영화제(BIFF),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서울 드라마 awards, 전주 국제 영화제 등 국내에서 영화 관련 행사로 열리는 행사들은 올해 3분기에만 22건에 이른다. 또한 국내에서 열리는 행사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영화 관련 행사들도 많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 국내 영화 산업 규모 역시 2조3271억원(2017년 기준)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1919년 10월27일 단성사에서 개봉한 ‘의리적 구토(김도산 감독)’에서 출발해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성장을 거듭해온 한국 영화 산업이지만 이러한 시간들을 기록하고 남기는 데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과 투자가 부족했던 것 역시 사실이다.

‘영화의 도시’라고 불렸던 부산조차도 영화 사료 수집가인 故 홍영철 선생이 쓴 ‘부산근대영화사’가 있지만, 해방 전 시기인 1944년까지 부산영화사에 대해서만 간단한 약사와 사료 위주로 정리돼 역사서로 한계가 있었다. 체계적으로 현재까지 영화 산업을 구체적으로 총망라한 책은 2021년 초에야 부산대 연구소 주도로 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또한 한국 영화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정도로 성장해 온 만큼 영화 산업의 역사를 제대로 정리하고 나라를 대표하는 영화 박물관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되어 왔다. 그래서 2018년에 국립영화박물관 건립 추진위원회가 발족이 되었고,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 21대 국회의원 총선 공약에도 반영을 하는 등 국립영화박물관에 대한 의견들이 활발하게 제시돼 왔다.

외국 영화제에서도 한국 영화가 좋은 입상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국내 외국인 관광객들까지도 끌어들일 수 있을 만큼의 경쟁력을 가진 나라를 대표하는 박물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건립 전에 검토해야 할 건 없을까? 무조건 건립이 옳은 걸까?

네이버에서 ‘영화박물관’이라고 검색을 해보면 7개의 영화 박물관이 나온다. 그리고 부산에는 영도 흰여울 문화마을에 영화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모아 놓은 영화 기록관이 있다.

영화계에서 국립영화박물관 건립이 필요하다면서 내세우는 논리는 이거다. ‘이 박물관이 전부 소규모 박물관이기에 우리나라 영화산업 규모에 걸맞은 박물관이 필요하다’ 나 역시 ‘루브르 박물관’, ‘대영 박물관’ 같은 대부분의 세계인들이 아는 박물관이 우리나라에 하나 쯤 필요하다는 생각을 안 해 본 것도 아니다.

하지만 국립해양박물관 역시 부산에 있음에도 인천이 건립을 추진하며 지역 발전 논리에 휘둘려 우후죽순 짓는 만큼, 국립영화박물관 역시 건립 추진 전에 이미 지역에 있는 박물관들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에 대한 검토가 먼저 필요하다.

또한 지역에 이미 구축되어 있는 영화 관련 인프라를 면밀히 검토하여 새로 짓기 보다는 통합을 추진해 국립이라는 명칭을 부여하는 것 역시 활용해 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특히 부산은 이미 국제영화제가 세계적인 위상을 갖고 있고 대학 영화박물관과 영화체험박물관이 있는 곳이자 영화촬영제작소, 영화기록관까지 있는 도시다. 그렇기에 정말 국립영화박물관이 필요한 거라면 이미 있는 박물관과 기록관을 통합하여 경쟁력 있는 규모를 갖춘 후 ‘국립’이라는 명칭을 붙이기에 가장 알맞은 도시이기도 하다.

전국에 이미 900개 가까운 박물관이 있는 한국이기에 더 이상 박물관을 지역 논리, 분야별 산업 규모만 가지고 지을 수는 없다. 최대한 있는 곳을 활용, 통합하여 이미 있는 박물관의 경쟁력, 아키이브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먼저 논의 되어야 한다. 국립영화박물관 역시 영화 산업의 규모에 맞춰서 필요하다는 주장은 아예 틀렸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런 선행 검토 과정이 없이 무조건 짓는 것 역시 합리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정치권과 영화 분야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면밀한 검토, 정책 조정 능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국민들의 문화생활에 도움이 되고 박물관 발전에도 보탬이 되는 방안을 수립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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