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저출산 대책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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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저출산 대책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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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2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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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중앙신문 | 지금 우리는 청년들이 왜 아이를 낳아야 하는지 국가에 질문을 던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내 몸 하나 추스르기 버거운 현실이 결혼을 포기하게 만들고 혹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일자리, 주거, 교육비, 노후준비 등 어느 것 하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로 아이 낳기 두려움이 가져온 현상이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 인구 감소 속도를 빠르게 진행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하다. 국가로선 비극이요 슬픔이 아닐 수 없다.

오는 2070년 현재 80억 명인 세계인구가 103억 명으로 늘어나는 동안 한국은 오히려 5200만 명에서 3800만 명으로 줄어든다는 충격적 전망도 그래서 나왔다. 현재 전 세계 224개국 중 불가리아·세르비아·일본에 이어 인구 감소세가 4번째로 빠른 우리나라여서 짐작이 간다.

통계청 최근 발표 자료만 보더라도 심각성은 배가 된다. 201278%를 정점으로 하향곡선을 긋고 있는 15세에서 65세까지 생산연령인구는 207046.1%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통계가 그것이다. 그럴 경우 앞으로 50년 뒤 한국의 인구는 절반 넘게 고령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0.81명 수준의 합계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성이 가임 기간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인 합계출산율 전 세계 평균치 2.32명 보다 턱없이 낮다. 인구 학자들은 2.0은 되어야 인구가 유지되는데 그렇지 못하면 자칫 국가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벌써부터 지방은 이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미 229개 기초지자체 중 절반인 113개가 소멸위기로 진입했다는 진단도 있다. 혹자는 이를 두고 미리 보여주는 한국의 미래상이라는 평가도 한다.

그동안 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2006년부터 2020년까지 380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새정부 들어 대통령까지 나서 인구정책 개선의지를 밝히고 있으나 원인 파악과 새로운 해법이 나올지에 대해선 기대반우려반이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아이를 낳기만 하면 국가가 보육을 확실히 책임지는 시스템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 아이를 안 낳는 이유가 돈이 없어서라기보다 키우기 어렵다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거기에 젊은 세대의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도 중요한 정책 대상이 되면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저출생 고령화 해결을 위한 고용· 연금제도·주택 문제 등에 관한 사회·경제 전반의 변화다. 정부는 인구 감소세에 따른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저출생 고령화 대책을 백지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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