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의 사람과 음악] 말과 글보다 더 큰 음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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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경의 사람과 음악] 말과 글보다 더 큰 음악의 힘
  • 권은경 교수  piamokek@gmail.com
  • 승인 2022.09.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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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경 교수.
권은경 교수

| 중앙신문=권은경 교수 | 가을의 시작 9월이다. 이제 달력 뒷장의 3장만 남기고 있다 보니, 벌써 2023년의 계획을 세우는 이들도 있는가 하면, 남은 3달과 함께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즐기고 잘 살아가기 위해 무언가를 시작하고 계획하는 이들도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전자와 후자 다 같은 마음일 것이리라, 두 경우 모두 목표를 이뤄가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처럼 사람의 모든 생각을 굳히게 하는 결심에는 감정이 담겨 있다. 각자가 담고 있는 메시지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필자가 알고 있는 음악, 특히 클래식은 각각의 곡마다 메시지를 잘 담고 있어서 제목과 노래의 가사, 멜로디, 곡의 분위기를 통하여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래서 사람이 글과 목소리로 다 전하지 못하는 내용을 음악을 통해서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기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어쩌면 음악의 기원은 이러한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을 담아 기억하는 데서 출발 되었다. 1600년 전부터 전해지는 오래된 노래 아베마리아는 종교 곡으로 신을 높이기 위한 종교음악으로서 가사에 오직 신에 대한 경배의 마음이 담겨 있다.

시간이 흘러 1700년대 바로크 시대에서는 농부들이 불렀다는 바흐의 세속적 칸타타 농부 칸타타를 보면 인간 중심의 농경 사회를 반영하는 곡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현재 20대들이 듣는 음악에도 그 바로크 시대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는데, 지금 20대들의 k-pop 노래를 들어보면 그들의 사회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삶의 방식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음악이라는 것은 사람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곡조 있는 편지가 되어 왔다. 그 예시로 음악을 통해 열렬히 사랑을 나눈 엘가와 브람스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지금도 여러 편곡을 통해 우리 귓가에 익숙하게 들리는 에드워드 엘가의 곡 중 우리가 잘 아는 사랑의 인사는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며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해 자신이 힘들었던 시기에 남편을 믿고 따라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던 부인 엘리스에게 헌정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 곡을 들으면 음악을 듣는 이는 마음에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게 한다. 또한 요하네스 브람스가 자신이 지휘하던 합창단의 단원의 둘째 아이의 이름이 자신과 같은 요하네스라고 지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한 곡을 작곡하였으니, 그 곡의 제목은 자장가이다. 합창단 단원의 아이가 그 곡을 듣고 잘 잤는지 아닌지는 알아볼 수 없었지만, 자장가는 다음과 같은 가사를 가지고 있다. ‘잘 자라, 잘 자라, 장미와 패랭이꽃으로 꾸민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내일 아침 일찍, 신이 원하시면 너는 다시 깨어나리가사가 얼마나 달콤하고 온화한지, 지금 시대에 살아가는 엄마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장가임을 알 수 있고, 기능적으로도 아이들이 잠을 끌어낼 최고의 비책이 되었으리라 짐작된다. 아직도 엄마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장가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만, 이 곡을 지은 브람스는 독신으로 살았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음악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점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는 듯하다.

이처럼 음악을 통해 우리는 불행을 노래하기보다는 음악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왔다. 앞서 필자가 말한 전자와 후자 이야기 중 시간이 흐름에 아쉬움을 느끼는 후자가 되기보다는, 지금의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음악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며 음악을 통해 자신의 목표와 희망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럴 수 있다면, 아마도 음악이 주는 영감을 통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이 더 순조롭게 펼쳐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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