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의 사람과 음악] 음악에 이런 효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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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경의 사람과 음악] 음악에 이런 효과가?
  • 권은경 교수  piamokek@gmail.com
  • 승인 2022.09.0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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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경 교수.
권은경 교수.

| 중앙신문=권은경 교수 | 아름다운 선율은 영감을 준다. 그래서인지 음악에 종사하는 작곡가, 연주가들은 아름다운 멜로디가 떠오르면 황급히 자신의 핸드폰 녹음파일이나 종이에 적어보고자 한다. 그렇게 떠오른 멜로디가 자신의 음악적인 뇌를 자극하여 더 풍부한 음악 세계를 여는 시작점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듯 음악의 선율 즉 멜로디는 사람의 뇌를 자극하고 그 속에서 창의력을 일으킨다. 머릿속에서 계속해서 맴도는 그 단순한 선율이 멋진 음악가의 작품으로 나오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음악가에겐 이러한 선율이 귓전에 맴돌며 더 멋진 영감을 낳고자 하는 계기기 된다고 한다면 현대인에겐 어떨까? 늘 소셜 미디어, 온라인 네트워크와 같은 것들에 잠재적으로 빠져있어 음악을 집중하여 감사하거나 흥얼거릴 여유가 없는 듯하다. 그런데도 현대인들이 중독성 있게 듣는 음악들이 있다.

필자는 몇 해 전 이러한 음악의 원리가 무엇일까? 궁금한 적이 있어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에 어린아이들 중심으로 아기 상어라는 노래가 한참 유행이었었는데, 어디 가나 그 노래를 듣곤 했다. 노래 길이는 그다지 길지 않고 가사 내용도 특별하진 않은데, 왜 어린아이들부터 성인들까지 이 노래를 모두 흥얼거리는 것인가?

즉 그 음악의 중독적인 측면이 무엇인지 전문가의 입장으로 분석해보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후크 송에 있었다. 말 그대로 하나의 모티브가 되는 가사가 갈고리처럼 가슴을 콕콕 찌르며 귀에 걸리도록 들리게 하는 노래를 뜻한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이러한 멜로디는 음정 변화 폭이 좁다. 음의 높낮이 변화가 크지 않고 3도에서 최대 6도 정도로 음의 폭이 오가며, 이 멜로디가 반복적이다. 최근에 나오는 노래의 경향을 보면 이러한 반복되는 멜로디가 노래처럼 불리지 않고 음률이 있는 챈트(Chant)처럼 불려서 곡조 있는 말처럼 들린다. 또한 그렇게 중독되는 가사의 빠르기도 첫 시작보다 점점 갈수록 점점 빠르게 진행되어 사람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마치 그 음악을 들으면 자신의 심장보다 빠른 속도로 자신도 모르게 음악 속 리듬을 타면서 흥얼거리며 생각나게 한다.

하지만 이렇게 머릿속을 맴도는 후렴구와 빠른 비트를 가졌다고 해서 흔히 말하는 히트곡이 되어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그것만은 아니다. 바로 그 노래에 대한 개인적 감정 즉 주관적인 자신의 느낌이 결합하여야 한다. 자신의 추억과 이야깃거리가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과거의 누군가가 자신의 마음을 무겁게 했거나, 어떠한 일로 인해 감정이 격해지는 기억 때문에 특정 노래가 자꾸 떠오를 때가 있다. 하지만 지나고 나면 대개 슬며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지금은 오히려 그 추억과 연관을 지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노래가 있을 수 있다.

필자도 잊히지 않는 곡이 있다면, 고등학교 수능 시절, 뉴스에서 수능 금지곡이라고 해서 중독처럼 가사가 반복되며 멜로디가 반복되는 노래는 듣지 말라는 당부가 있었다. 귓가에 계속해서 맴돌며 떠나지 않는 멜로디 때문에 수능 공부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영어로 표현하자면 ‘Ear warm’ 귀 벌레라고 한다. 벌레가 귀 주변에서 윙윙 소리를 내며 맴돈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은 듯하다. 당시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곡이 그중 하나였는데, 지금도 그 노래를 들으면 아무리 애를 써도 특정 반주와 멜로디가 떠올라 다른 인지 활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생각이 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말 그대로 방해 작용만 하는 그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편안한 멜로디로 긍정적인 가사를 반복적으로 듣고 일상에 활력을 부여한다면 중독성 있는 음악 주문이 되지 않을까? 같은 멜로디나 가사가 동기부여의 계기가 되거나 위로가 줄 수 있으니 말이다.

맞다. 우리의 삶 속에서 음악은 다양한 효과를 나타낸다. 위에 언급한 약간의 음악의 원리를 잘 활용한다면, 음악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부디 필자가 생각하는 음악의 다양한 효과가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적용되길 기대하며, 나만의 긍정적 귀 벌레곡 또는 후크 송을 찾아 감상해보면 어떨까? 내친김에 그 노래를 몇 소절 불러보는 것으로 음악으로 인해 긍정적 주문을 외치는 하루를 채워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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