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쪽 둘레길에 예산만 낭비한 꼴”

포천시가 약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우금저수지 둘레길’이 개인 사유지에 가로막히면서 당초 사업 검토가 충분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포천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약 3년 전인 지난 2019년 6월부터 가산면에 위치한 18만㎡ 규모의 우금저수지를 이용, 약 10억원(시비 5억원, 특별조정교부금 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년 후인 2020년 6월 길이 2.2㎞의 둘레길을 준공했다.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만든 우금저수지는 인근에 있는 지붕산과 수원산 가운데 협곡에서 흐르는 우금천을 막아 조성된 저수지로 포천에서 손꼽히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2020년 6월 준공된 둘레길에는 각종 편의시설과 쉼터 4곳, 조망데크, 체육시설 등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우금저수지 둘레길’이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개인 사유지에 막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등 이용객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사업 당시 현황도로로 이용되던 약 60여 m의 구간이 개인 사유지인 것으로 밝혀졌다. 토지주는 현재 자신의 사유지를 가로막은 상태로, 이용 자체가 불가한 실정이다. 둘레길의 기능이 상실된 셈이다.
이곳을 찾은 주민들도 짜증 난다는 반응이다.
지난 27일 둘레길에서 만난 K모(50대)부부는 “저수지(둘레길)를 한 바퀴 돌아보고 싶어 방문했는데, 길이 막혀 다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방치된 쓰레기와 길게 자란 잡초 등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우금저수지 둘레길은 인근 주민들까지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주민 김모(60대)씨는 “10억여 원의 혈세를 들인 사업이 이렇게 허술해서야 되겠냐”며 “앞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둘레길에 애꿎은 예산만 쏟아부은 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업 당시 일부 구간이 개인 사유지였지만, 지역 주민들이 이용했던 현황도로로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돼, 매입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은 담당자가 바뀌어 자세히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유지 매입을 추진하는 등 향후 둘레길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