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새벽 방송에 대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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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새벽 방송에 대한 추억?
  • 김완수 교수  wsk5881@naver.com
  • 승인 2022.07.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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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국제사이버대학교 웰빙귀농조경학과 교수, 前 여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김완수(국제사이버대학교 웰빙귀농조경학과 교수, 前 여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 중앙신문=김완수 교수 | 장마가 지속되는 요즈음 고온 다습한 조건으로 농작물 병해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필자가 농촌 지도직 공무원을 시작했던 1980년대 초에는 주된 업무가 식량자급을 위한 벼농사 지도가 최우선이었다. 그중에서도 벼 병해충 발생에 대한 예찰업무가 주된 업무였다. 담당 마을별로 새벽 출장을 나가 이장집에 설치된 마을 앰프방송을 통해 병해충 방제를 촉구하던 기억이 새롭다.

최근 잦은 소나기와 국지적 폭우로 각종 벼 병해 발생이 우려되는 때이므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찰과 방제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여름철 발생 확률이 높은 벼 도열병, 벼 잎집무늬마름병, 벼 흰잎마름병에 대한 예방 및 방제 방법을 알아보자.

벼에 가장 피해를 주는 도열병.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는 이삭 팰 때 잦은 비와 저온 현상으로 벼 이삭도열병이 총 44566에 발생했다고 한다. 이는 2020(38801) 대비 115%, 평년(13523) 대비 330% 수준이다. 벼 도열병은 잦은 비로 낮은 기온이 지속될 때 또는 비료를 많이 준 논에서 쉽게 발생한다. 특히 장마철은 기온이 낮아지고 습도가 높아 도열병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최적 발생 조건은 20~25에서 3일 이상 강우가 지속돼 습도가 90% 이상, 낮은 일조량이다.

질소비료를 기준보다 지나치게 많이 주면 벼가 쓰러지기 쉽고 병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 논두렁의 바랭이와 강아지풀에 발생한 잡초 도열병은 벼로 전염될 수 있으므로, 논 주변 잡초도 철저하게 방제해야 한다. 발생 초기에는 잎에 작은 암갈색 점무늬가 생기며, 후기에는 긴 방추형 무늬로 안쪽은 회백색, 바깥쪽은 짙은 갈색을 띠며 진전된다. 병이 심해지면 병 무늬가 확대되어 불규칙한 형태가 되며 포기 전체가 주저앉은 형태로 말라죽는다.

병 발생 부위에 따라 잎도열병, 이삭도열병, 마디도열병으로 나뉘며, 벼를 수확하기 전까지 지속해서 발생하므로 초기 방제가 매우 중요하다. 발병 초기에 트리사이클라졸, 아족시스트로빈 계열의 약제를 살포를 권장한다.

무더운 더위에 많이 발생하는 벼 잎집무늬마름병. 벼 잎집무늬마름병은 문고병이라고도 하며 벼 작황이 좋은 논에서 많이 발생한다.

여름철 고온 다습한 조건에서 질소비료를 많이 주었거나 벼를 빽빽하게 심은 논에서 주로 발생한다.

벼 잎집무늬마름병은 벼의 줄기를 싸고 있는 잎집에 주로 발생한다. 병원균은 균핵 형태로 토양이나 병든 볏짚, 그루터기에서 겨울을 나고 이후 봄에 물을 대고 써레질을 할 때 건강한 벼의 잎과 잎집 사이에 붙어 병을 일으킨다. 처음에는 뜨거운 물에 덴 것 같은 회녹색의 병 무늬가 생기며, 점차 병 무늬 가장자리가 갈색으로 변하고 중심부는 회백색으로 커진다. 생육 중기인 7월 초·중순 태풍이나 장마에 따른 바람과 침수로 상처가 생긴 잎에 병원균이 유입 및 증식하여 병이 확산한다.

후기에는 증상이 심해지면 하얀 곰팡이 실이 거미줄 형태로 잎집 사이에 퍼지며 표면에 갈색 균핵이 형성된다. 이후 잎이 하얗게 되어 거의 말라 죽고 줄기가 부러져 식물체가 쓰러진다. 벼 잎집무늬마름병 방제는 모내기 후 비료는 표준 시비량에 맞추어 적정한 양을 주고 벼 포기가 벌어지거나 늘어진 잎들이 없도록 관리해 바람을 잘 통하게 해야 한다. 트리사이클라졸, 헥사코나졸, 아족시스트로빈, 발리다마이신에이 계열 등 등록 약제로 방제를 권한다.

벼 흰잎마름병은 세균병이다. 벼 흰잎마름병은 잎을 마르게 해 광합성을 방해하고, 증상이 심해지면 잎이 하얗게 말라죽어 쌀 수량과 품질이 크게 떨어진다. 7월 중순부터 수확 전까지 잎의 상처나 기공으로 병원균이 침입하여 발생한다. 물을 통해 전염돼 물관과 체관을 중심으로 세균이 번식하여 수분과 양분 이동을 방해한다.

초기에는 잎끝이 하얗게 마르고 가장자리가 연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잎 전체가 말라간다.

벼 흰잎마름병이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최초 발생 시기를 잘 확인하여 초기에 전용약제로 방제해야 한다. 병원균이 잡초나 볏짚 등에서 겨울을 난 뒤 농수로에 분포해 감염시키므로, 논둑 잡초를 제거하는 등 포장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병원균은 오염된 물에 의해 전염되므로 재배지가 침수되지 않도록 물길을 정비하고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세균병은 한번 발생하면 치료하기 어려우므로 예방적으로 방제해야 한다. 아족시스트로빈, 페림존, 가스가마이신, 발리다마이신에이 계열 등 등록 약제를 살포하는 것을 권장한다. 우리나라 주식인 벼의 병해가 많이 발생하는 여름 장마철에 관심을 갖고 예찰방제를 잘해서 세계적인 식량부족에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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