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한우, ‘나중 난 뿔이 우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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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한우, ‘나중 난 뿔이 우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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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1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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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복길(이천시청 축산과장)

| 중앙신문=중앙신문 | 며칠 전 ‘이천한우’가 대한민국 명품 브랜드 공모전에서 한우부문 대상을 탔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한우 브랜드는 2000년대 이후 지자체, 축협, 축산단체, 육가공 법인, 작목회들이 우후죽순처럼 개발해 2005년 말에는 232개까지 난립했다가 2013년도 이후 200여 개로 줄어들었다. 그중 휴업상태의 70여개를 빼면 나머지 활동 중인 브랜드는 130여 개로 정비되는 모습이다. 지자체에선 횡성, 홍천, 상주, 함평, 합천, 하동, 창녕, 홍성, 정읍, 경주, 안성, 양평 등이 유명 브랜드로 정착시켰고, 전남, 강원, 충청, 경북, 경기가 광역브랜드로 보완하면서 브랜드 시장은 한층 두터워진 셈이다.

‘임금님표 이천한우’는 1997년 농가들이 자발적으로 생산기반을 확보하고 개량 의지를 높여 농가조직을 신장해 왔고, 일찌감치 사료를 통일하고 이력제, 사양기술을 공유해 납품가 1천만 원의 투플(A++) 거세우를 종종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그런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추고도 그동안 소비자의 인지도에서 저평가를 받아 왔다. 왜 그랬을까. 솔직히 말해 과잉 의지가 빚은 조직 분열, 고루한 마케팅과 유통체계, 단편적 홍보의 세기(細技) 부족을 그 원인으로 꼽고 싶다. 그 결점들은 바로 브랜드 존재감으로 이어져 비슷한 시기 출범한 강원, 전남·북, 충청은 물론, 경기권 내에서도 밀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천시에는 ‘임금님표 이천’이라는 슈퍼브랜드가 있었다. 1995년 이천쌀을 전국 최초로 상표등록을 하면서 국가브랜드 대상, 브랜드 파워 대상, 프리미엄 브랜드 대상 등을 휩쓸며 1000억 원의 가치평가를 받고 있는 농업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다. 이 브랜드가 2011년 통합 공동브랜드로 이천 한우와 자올린 엽채류를 선택했고, 드디어 2014년 이천한우는 프란치스코 교황 한국 방문 시 두 차례나 주교단 식탁에 오르는 명품으로 선정된 이후 언론사와 경제단체, 대학, 산학 연구기관과 콜라보(collaboration)의 손색없는 파트너가 됐다.

이천한우가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쯤 해서 전략 점검이 필요하다. 유전능력, 산육 검정의 개체 기록, 암소 선발의 축군(畜群) 관리와 고유 특산물을 사양기술로 접목하는 생산전략, 그리고 시장정보에 맞는 광고기법과 입소문, 즉 바이럴 마케팅 확장 전략의 촘촘한 확인이 있어야겠다. 한편으로 이미 2016년 시장점유율 62.3%를 차지한 수입 쇠고기에 대한 대응이다. 호텔 주방장들이 스테이크 주재료로 선호하는 채끝등심과 안심을 미국과 호주는 한우맛과 비슷한 그레인 페드와 와규(和牛), 블랙앵거스로 한국을 공략하고 있다. 가격도 반값이다. 지금 한우 시세에서 가격경쟁은 거의 불가하다. 솔루션은 맛이다. 더욱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쇠고기 등급을 투플(A++), 원플(A+)에서 육색, 조직감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다시 말해 마블링에서 맛으로 바꾸겠다는 거다. 어차피 맛의 승부다.

한우농가들에게 최근 무허가 축사의 적법화 시책과 관련한 가축분뇨법의 이행 통보와 분뇨 냄새 민원과 송아지 가격 앙등(仰騰), 이 모든 시름을 극복하고 톱 브랜드의 강자로 우뚝 서는 그날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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