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나양의 죽음, 일가족 극단적 선택이 아니라 ‘자녀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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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나양의 죽음, 일가족 극단적 선택이 아니라 ‘자녀살해’
  • 김종대 기자  kjd3871@hanmail.net
  • 승인 2022.06.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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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남부권 본부장)
김종대 (남부권 본부장)

| 중앙신문=김종대 기자 | 열 살 조유나양이 실종된 지 한 달 만에 30대 부모와 함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조양의 아버지 조씨는 가족들을 이끌고 실종되기 전 가상화폐’, ‘수면제’, ‘방파제 추락 충격등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검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족을 이끌고 사지로 내몰아 죽은 정황이 역력하다.

형법에 살인보다 엄벌을 요하는 존속살인는 있지만 비속살인은 없다. 영문도 모르고 가장 믿고 사랑하는 부모에 의해 죽는 자녀살인이야 말로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한다.

30대 조씨에 대해 성실한 사람이었다는 등의 미화 여론이 나온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목숨 뿐만 아니라 어린 자식을 살해한 자다. 미화하는 행태는 우리사회에 또 다른 부작용과 연쇄적 여파를 낳을 수 있다. 고금리 고물가 시대는 더 극단으로 치닫고 있고 젊은 서민들은 순간적 힘들과 정신적 고통에 못 이겨 극단적 선택이라는 해선 안 될 행위를 찾게 될 우려다.

우리사회에서 어느 사이부터 사용하는 극단적 선택이라는 단어는 어딘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자살이라는 용어가 자살을 조장케 한다면서 한 단체가 주장한 단어가 극단적 선택이다. 말 그대로 죽음을 선택이라는 말로 완화시키고, 삶이 괴로울 때 여차하면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는 여지를 주는 단어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 해당 단체가 다수 언론에 집요하게 극단적 선택을 쓸 것을 요구하기에 언론들도 몇 년 새 죽음을 선택이라는 단어로 바꿔 부르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조씨는 딸을 살해함과 동시에 자살한 것이다. 우리사회가 너무 나쁜 환경이라 못 이긴 선량한 일가족이 동반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이 아니라, 조씨가 해선 안 될 나쁜 짓을 벌인 것이다. 차라리 조씨가 아내와 이혼하고 파산 신청하는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한다. ‘극단 선택이 아니라 파산 신청 선택말이다. 처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선택이 아니라 혼자 개인의 경제적 짐을 짊어지고 이혼파산하고 회생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선택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열 살, 세상이 마냥 신기하고 친구들과의 어울림이 좋은 나이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 의해 죽음에 이르게 된 조양의 영혼이 온국민을 아프게 하고 있다. 바다에 한 달 간 가라앉아 있었던 조양에게 좋은 데 가라는 바람, 명복을 빈다는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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