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이송 9.5% 증가 반면 비응급신고 폭증
신고만으로 판단 어려워 출동할 수밖에 없어
경기도민 성숙한 시민 의식 어느때보다 절실
구급 출동건수 2020년 63만6133건→ 2021년 74만2871건으로 16.8%↑
이송 불필요, 신고 취소, 환자없음 등 미이송건수 역시 1년새 24.7% 껑충
| 중앙신문=김유정 기자 | 응급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119에 전화해서 ‘춥고 배고프다’, ‘보일러가 고장 나 추우니 집 주인에게 연락해달라’ 등 어처구니없는 비응급신고가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구급 출동건수는 2020년 63만6133건에서 2021년 74만2871건으로 1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송 건수는 2020년 36만5919건에서 2021년 40만5839건으로 10.9%(3만9920건) 늘었다. 이 가운데 응급이송은 36만2671건에서 39만7115건으로 9.5% 증가한 반면 외래방문, 단순주취자 등 비응급이송은 3248건에서 8724건으로 무려 168.5%나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이송 불필요, 신고 취소, 환자없음 등이 주된 요인인 미이송건수(사망추정 포함) 역시 2020년 27만214건에서 2021년 33만7032건으로 24.7%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월1일 새벽 4시58분께 경기도 A의 한 도로에서 119구급 신고가 접수됐다. 택시가 한 시간째 잡히지 않는다는 신고 내용이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은 아무런 부상을 입지 않은 신고자의 상태를 확인하고서 택시를 잡아준 뒤 귀소했다.
또 이보다 앞선 1월13일 새벽 5시13분께 경기도 B시에서는 '무좀이 있는데 양말 실밥이 발에 막힌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출동한 구급대원이 살펴봤더니 별다른 외상없이 발에 검정 실밥이 묻은 모습이 발견됐다. 하지만 구급대원들은 술에 취해있던 신고자의 요구대로 병원으로 그를 이송했다.
이 밖에도 “보일러가 안 돌아가 추우니 집 주인에게 연락해달라” “춥고 배고프다” 등 어처구니없는 비응급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소방이 이 같은 비응급신고로 자칫 응급환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비응급신고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0조는 단순 치통환자, 지속적인 출혈이 없는 외상환자, 검진 또는 입원 목적의 만성질환자의 이송 요청 등 비응급신고에 대해 ‘구조‧구급 요청의 거절’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신고만으로는 상황을 판단할 수 없어 구급대가 출동할 수밖에 없는 만큼 도민들의 성숙한 시민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안기승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구조구급과장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비응급 신고까지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구급대 출동건수도 늘고 있다”면서 “비응급 신고로 인해 긴급상황인데도 신속대처를 못해 자칫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응급환자가 아니라면 119 신고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